Review2017.01.20 07:00
누구든 하나님에 대해 알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는 하나님에 대해 모른다. 아니, 하나님에 대한 개념을 소유하는 순간, 그것은 하나님의 실체가 아니라 그의 내면에 형성된 우상이다. 하나님은 인간의 경험이나 인식을 언제나 넘어서기 때문이다. 그러니 하나님의 모습을 한 조각이라도 목격한 사람은 야곱과 같이 고백하게 된다. “여호와께서 과연 여기 계시거늘 내가 알지 못하였도다” (창 28:16) 

장기영 교수는 그의 논문에서 마틴 루터가 주장하는 하나님의 숨어계심을 세가지 측면에서 서술한다. 첫째는 불신자로부터 숨어계신 하나님이다. 루터는 일반적 지식과 특별 지식(일반 계시와 특별 계시) 를 구분한다. 하나님이 창조주이시며 역사의 주관자라는 지식은 일반적 지식이다. 그러나 그리스도 안에 계시 된 하나님에 대한 지식은 특별 지식에 해당한다.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사람들은 하나님에 대한 일반적 지식은 가지고 있지만 특별 지식은 소유하지 못했다. 그러므로  그들은 나름대로의 신관이 있지만 참된 하나님을 알 수 없다.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이 아닌 일반적 지식으로서의 하나님에 대한 사상은 결국 우상숭배로 빠지게 되는데, 그 대표적인 경우가 '율법주의의 망령'이다. 

둘째는 영광의 신학자로부터 숨어계신 하나님이다. 루터가 언급하는 영광의 신학자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주시는 하나님만을 바라보며 하나님의 능력과 영광과 거룩함과 지혜 등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다. 하나님은 그리스도의 십자가 아래에 이와 같은 것을 두셨지만, 영광의 신학자들은 십자가의 신학은 거부하면서 십자가와 상충하는 것들, 지혜와 영광과 능력 등과 같은 것들만을 추구한다. (장기영, 82 재인용) 루터는 영광의 신학자들이 섬기는 하나님 역시 우상이라고 정죄한다. 그들은 인간의 죄성을 철저하게 인식하지 않은 채, "죄인들의 야망과 교만을 투영하여 숭배의 대상”으로 삼기 때문이다. (장기영, 83) 그 대표적인 예가 중세 가톨리교회다. 

셋째는 참된 신자들에게 숨어계시는 하나님이다. 참된 신자들은 그리스도를 믿으며, 그리스도의 십자가 안에서 부활을 바라보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자신의 죄성을 깊이 인식하며 십자가의 의미를 깨달았고 그리스도만을 신뢰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참된 신자들이라고 하나님의 모든 성품과 속성을 다 깨달은 것은 아니다. 하나님은 어떠한 인간의 지식이나 깨달음보더 더욱 크신 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참된 신자들은 언제나 하나님에 대한 열린 자세를 견지해야 하며, 자신이 미쳐 알지 못했던 하나님의 모습을 수용할 수 있는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 

장기영 교수는 루터가 제시한 “하나님의 숨어계심”이 16세기 로마가톨릭교회를 개혁하는 원동력이었듯, 루터의 동일한 가르침은 21세기 한국 교회의 갱신을 위해서도 유익하다고 주장한다. 특별히 영광의 신학자들에게 숨어계시는 하나님에 대한 루터의 가르침은 번영 신학(prosperity gospel)의 세례를 받은 한국 개신교에게 큰 울림을 준다. 십자가의 길을 통과하지 않고는 부활에 이를 수 없는 것처럼, 그리스도와 함께 죽은 사람만이 또한 그와 함께 살아날 수 있다.(롬 6:8) 이는 희생이나 헌신 없이 하나님께서 주시는 영광만을 바라보는 기복신앙적 형태에 대한 명백한 저항이다. 아울러, 하나님은 참된 신자들에게도 숨어계신다. 그러므로 그 누구도 자신이 경험한 하나님을 절대화할 수 없으며 자신의 신앙생활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할 수도 없다. 내가 하나님을 알았다고 하는 그 순간에도 하나님은 나에게 숨어계신 분이기 때문이다. 



Posted by Rev. Dr. Hanjin Lee 이한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