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그룹 목회의 성경적 근거에 대한 주장은 20세기 중반부터다시 말해 세계적으로 소그룹 목회가 활기를 띄기 시작한 때로부터집중적으로 제기되었다. 그러던 1994, 아이스너글는 당시 파편적으로 주장되던 소그룹 목회의 성경적인 근거를 집대성하여 『소그룹 사역을 위한 성경적 기초』(Biblical Foundations for Small Group Ministry) 를 저술하였다. 이 책이 출판된 지 약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소그룹 목회를 주장하는 목회자나 신학자들은 이 책의 주장을 인용하며 되풀이하고 있다. 지금까지도 아이스너글의 책이 인용되는 이유에 대해 그 책의 탁월성을 지적할 수도 있겠으나, 보다 중요한 요인은 아마도 소그룹 목회의 성경적 근거가 모든 소그룹 프로그램에 해당하는 소그룹 목회의 보편성에 해당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강의에서는 아이스너글의 책을 중심으로 소그룹 목회의 지도자들이 보편적으로 주장하는 소그룹의 성경적 근거를 개괄적으로 소개하고, 이에 대한 나름의 평가를 내려본다.

 

첫째, 삼위일체 하나님의 창조이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시는 장면을 묘사하는 창세기 1 26절부터 28절에서 하나님은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라고 말씀하신다. 여기서 먼저 주목할 점은우리라는 복수 대명사이다. 소그룹 목회의 주창자들은 하나님께서 세 위격으로 존재하신다는 이 구절에 대한 삼위일체적 해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하나님께서 하나의 공동체곧 소그룹로 존재하신다고 선언한다. 더불어 주목해야 할 구절은하나님의 형상과 모양이다. 소그룹으로 존재하시는 하나님께서 자신의 형상과 모양을 따라 사람들(복수)을 만드셨으니, 사람들 역시 공동체적 존재라는 주장이다. 한마디로, 소그룹으로 존재하시는 하나님께서 인간들 역시 소그룹으로 존재하도록 창조하셨다는 것이다.

 

둘째, 모세가 이드로의 조언을 따라 천부장, 백부장, 오십부장, 그리고 십부장을 세운 장면이다 ( 18). 소그룹 목회의 지지자들에 따르면, 출애굽기 18장의 이 사건은 모세를 중심으로 모든 이스라엘 회중이 한 자리에 모였던 대그룹과 분명하게 대비되는 10명을 기본 단위로 한 소그룹 형태를 보여준다. 특별히 메타모델을 주창하는 칼 조지(Carl George) 는 출애굽기 18장의 사건이리더십의 변화를 보여준다는 점에 주목한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출애굽기 18장 이전에는 모세라는 한 사람의 탁월한 리더십 아래에 민족의 모든 사안들이 처리되었는데, 이제부터는 새롭게 새워진 소그룹 지도자들(복수) 중심의 수평적 리더십이 정착되었다. 그런 점에서 출애굽기 18장의 사건은 구조적인 면에서 이스라엘 민족 안에 소그룹 체제가 확립되었음은 물론이요, 소그룹을 통한 다원적 리더십으로의 변화도 보여준다는 주장이다.

 

셋째, 예수님께서 열두명의 제자를 부르신 장면이다(ex. 3:13-15). 소그룹 목회를 지지하는 목회자나 신학자들은 예수님께서 자신을 따르는 무리들 중에서 열두명을 제자로 부르신 사실에 집중하면서, 예수님께서 친히 행하셨던 열두 제자의 소그룹 목회야말로 역사상 가장 뛰어난 소그룹의 모범을 보여준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아이스너글은 예수님의 열두 제자 소그룹에 대해하나님께서 태초부터 갈망하셨던 소그룹 원형의 반영이자 완성이라고 평가한다.  특별히 제자도를 강조하는 소그룹의 유형 - 예를 들어 가정교회 운동 - 에서는 예수님께서 열두명의 소그룹 활동을 사용하여 제자도를 전수하셨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주장들은 한결같이 현대 교회의 소그룹 목회가 예수님이 가르치신 내용, 리더십, 그리고 교육 방법 등을 연구하여 소그룹 운영의 기본 원리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넷째, 초대교회가 소그룹(가정교회)의 형태로 모였다는 점이다. 조용기 목사는 1981년에 출판한『성공적인 구역』(Successful Home Cell Group)이라는 책에서 사도행전 2장을 근거로 초대교회에는 두 가지의 모임이 존재했다고 지적하였다. 곧 성전에서의 모임과 떡을 떼며 교제하는 가정모임이 그것이다. 그는 같은 책에서 교회가 시작된 오순절날에만 3,000명이 세례를 받아 신자가 되었는데 이렇게 급성장하는 초대교회에서 12명의 사도들만으로 충분한 목회적 돌봄을 제공한다는 것은 불가능했으며, 가정 모임의 리더들이 그 공백을 메웠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조용기 목사의 주장은 지금까지도 다양한 소그룹 목회 프로그램의 성경적 근거로 반복적으로 지적되고 있는데, 무엇보다 전체 회중의 모임과 소그룹 모임이 목회의 두 바퀴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의 역사적 뿌리가 되고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과 같이, 소그룹 목회를 지지하는 목회자나 신학자들은 소그룹 목회의 성경적인 근거를 주장한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성경은 유형론적으로는 물론이요, 신학적으로도 소그룹 목회를 지지한다. 여기서 유형론적이라는 의미는 현대적 의미의 소그룹과 유사한(혹은 동일한) 형태가 성경에 빈번하게 등장한다는 것이요, 신학적이라는 의미는 오늘날의 소그룹 목회가 최고의 장점으로 내세우는 공동체성이 성경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가치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소그룹 목회에 대한 이러한 성경적/신학적 근거는 얼마나 타당한 것인가? 소그룹에 대한 성경적/신학적 근거에 대한 비판은 없는가?

 

위에서 지적한 소그룹 목회의 성경적/신학적 근거에 대한 타당성 있는 비판 가운데 하나는 초대교회의 가정 모임과 현대적 의미의 소그룹 목회 사이에 존재하는 역사적/문화적 차이에 대한 지적이다. 탐린은소그룹 교회: 신학적으로 건전한가?”라는 글에서 소그룹의 성경적 근거가 단순한 본문 제시(proof-text)의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된다고 지적한다. 신약의 교회가 가정 단위의 작은 모임으로 구성되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신약 성경의 교회와 오늘날의 교회 사이에는 역사적/ 문화적 차이가 존재하기에 이를 현대 교회가 따라야 할 모범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성경에서 소그룹 형태의 작은 단위 모임을 찾아낼 수도 있고, 소그룹의 강점인 공동체성을 강조하는 본문을 제시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다양한 소그룹 목회 유형들은 소그룹으로 모인다는 공통점을 제외하고는 너무나도 다른 신학적/영성적 차이점을 드러내고 있다. 제다가 성경이 어느 특정한 유형의 소그룹 목회를 지지하는지도 분명하지 않다. 그러므로 성경이 작은 단위의 모임인 소그룹을 지지한다는 주장을 받아들일 지라도, 그것이 오늘날의 모든 소그룹 목회에 성경적/신학적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 소그룹 목회의 신학적 건전성을 논의하기 위해서는 그 소그룹 프로그램의 배경이 되는 신학 및 영성을 탐구해야 하며, 이러한 연구는 역사적이고 문화적인 접근도 포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Posted by Rev. Dr. Hanjin Lee 이한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