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강해2018. 2. 2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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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78편은 시편 전체에서 두번째로 긴 시편입니다. 시편 78편이 이렇게 길게 노래하고 있는 내용은 이스라엘의 역사입니다. 모든 역사가 그러하듯이 단순히 과거에 있었던 사건을 나열하고 서술하는 것 자체에 그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시편 78편은 과거의 기억을 길게 서술하면서 하나님의 백성들로 하여금 역사를 통한 교훈을 얻으라고 권면합니다. 시편 78편의 표제어가 아삽의 마스길인데, 마스길이라는 단어의 뜻은 교훈이지요. 그런 점에서 시편 78편은 역사를 통한 교훈을 담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바쁜 일상을 살다 보면 과거를 돌아보거나 미래를 내다보지 못한 채 그저 하루하루 주어진 삶을 살아갈 때가 많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살고 최선을 다하다가 어느 순간 자신이 서 있는 자리를 돌아보았을 때 허송 세월하였음에 한탄하는 경우도 있지요. 지금도 나에게 주어진 현실에 매몰되어 살아가는 우리에게 시편 78편은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과거를 돌아보라고, 과거를 통해 미래를 내다보라고 권면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말씀을 묵상할 때 성령께서 우리의 마음을 열어 과거의 사건들로 말미암아 교훈을 얻게 하시기를 바랍니다. 하나님께 우리의 마음을 토로하며 기도할 때 성령께서 우리의 심령에 역사를 통한 교훈으로 말미암은 미래의 소망을 부어주시기를 바랍니다.

 

시편 78편이 역사를 통해 던져주는 교훈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 경고와 소망입니다.[1] 먼저 경고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스라엘의 역사를 돌아보면 그들은 언제나 하나님께 반역하였습니다. 하나님을 향한 온전한 신뢰가 부족하였고 그 결과 하나님이 아닌 우상을 숭배하였지요. 인간의 본성이 얼마나 악한 지 하나님께서 그들을 은혜와 사랑으로 감싸 안으셨지만 그들은 언제나 하나님의 품을 벗어나고 말았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그 종 되었던 애굽으로부터 벗어나게 해 주셨습니다. 인류 역사를 통해 바라보건데 이스라엘만큼 하나님의 구원을 이처럼 누렸던 민족은 없습니다. 그런데 출애굽이라는 그 위대한 구원의 사건을 경험했던 그들은 약속의 땅 가나안에 들어가기도 전에 목이 마르다고 먹을 양식이 없다고 하나님을 향해 원망하였고 불평을 쏟아놓았지요. 시편 78편은 그 장면을 회상하며 이스라엘 백성이 지존자를 배반하였도다라고 서술합니다(17).

그 뿐만이 아닙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을 배신하였지만 하나님은 그들을 긍휼히 여기시고 그들을 용서하여 주십니다. 그 결과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약속의 땅으로 들어갈 수 있었지요. 하나님은 그들에게 가나안 땅을 기업을 주셨고 그들은 그곳에서 번성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주신 약속의 땅 가나안에서 이스라엘은 하나님만을 섬기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야 마땅하지요. 그러나 그들은 계속해서 하나님을 배반하고 우상을 섬겼습니다. 바로 이 장면을 시편 78편은 이렇게 묘사합니다. “그들의 조상들 같이 배반하고 거짓을 행하여 속이는 활 같이 빗나갔도다”(57) 화살이 과녁을 빗나가듯 그들의 행동은 바른 길에서 벗어났습니다.

 

여러분, 우리의 삶을 정직하게 돌아보십시오. 우리의 지나온 삶을 정직하게 바라볼 수 있다면, 하나님의 백성으로 부르심을 받았음에도 여전히 하나님을 거역하고 배반했던 이스라엘의 모습이 곧 우리의 모습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역사를 통해 얻는 첫번째 교훈, 그것은 경고입니다. 날마다 우리의 마음을 쳐 복종시키지 않는다면 우리는 오늘도 넘어질 수 밖에 없는 연약한 인생이라는 깨달음이지요.

 

역사를 통한 교훈, 그 첫번째는 경고입니다. 그러나 두번째 교훈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미래에 대한 소망이지요. 시편 78편 전체는 인간의 불순종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을 긍휼히 여기시는 하나님의 사랑, 이 두 가지의 팽팽한 긴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시편 78편 전체를 읽어보면 마치 시소를 타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하나님의 긍휼, 그러나 인간의 불순종. 또 다시 하나님의 구원, 그러나 인간의 배신. 다시 한번 하나님의 긍휼, 그러나 인간의 불신앙. 이 두 가지가 반복해서 등장합니다. 그 사건들의 부분만 바라보면 우리 인생의 결론이 인간의 불순종으로 끝나는 것인지, 아니면 하나님의 긍휼로 끝나는 것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시편 78편을 전체적으로 그려본다면, 아니 신구약 성경 전체를 하나의 그림으로 그려본다면 하나님의 은혜와 긍휼하심이 인간의 불순종과 불신앙을 넉넉히 감싸안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됩니다.

 

마치, 모자이크를 수놓는 과정과 같습니다. 나의 인생에 하나님을 향한 불순종이라는 조각을 놓았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받아주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그 옆에 덧붙여져요. 이제는 바른 신앙의 모습만 붙여넣고 싶지만 그렇게 안되요. 그래서 또 다시 탐욕, 죄악, 미움, 시기, 교만 등 돌이켜 보면 너무도 부끄러운 조각을 나의 인생 여정에 계속해서 붙여넣고 있어요. 그때마다 하나님께서 용서, 관용, 사랑, 은혜의 조각을 더하여 주시지요. 그 부분 부분만 바라본다면 과연 나의 죄악된 모습이 더 많은 지 아니면 하나님의 은혜와 긍휼이 더 많은 지 알 수 없어요. 이 두 가지가 끊임 없이 싸우는 것처럼 보여요. 그러나 어느 순간 우리의 인생 전체를 되돌아보게 된다면 수많은 모자이크 조각은 우리의 인생을 변함없는 사랑으로 붙잡고 계시는 하나님의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이지요.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 8:28)

 

여러분, 바쁜 일상의 삶을 잠시 내려놓고 우리의 지나온 과거를 돌이켜보십시오. 그리하여 역사의 교훈을 얻으십시오. 나의 죄악된 본성을 깨달아 주님 앞에 거룩하게 서기 위해 더욱 노력하십시오. 아울러, 우리의 인생을 최고의 선으로 이끌어 가시는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새로운 희망을 품고 내일을 향해 나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1] Walter Brueggemann, William H. Bellinger, Jr., Psalms (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14), 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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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v. Hanjin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