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강해2018. 3. 2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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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124편은 과거에 있었던 사건에 대해 기억하고 그 안에 하나님께서 베풀어 주셨던 은혜를 진술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교회에서 이와 같은 형태의 이야기를 하나의 단어로 표현하고 있지요. 바로 간증입니다. 간증에서는 물론 미래의 소망을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그 내용의 대부분이 과거의 이야기입니다. 과거에 당한 환난과 위기를 이야기하고 하나님께서 그곳에서 어떻게 우리를 구원하여 주셨는 지를 서술하지요. 그런 점에서 시편 124편의 내용은 우리 시대의 간증을 떠올리게 합니다.

 

간증에는 또 하나의 중요한 특징이 있습니다. 간증은 한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이야기는 듣는 사람들의 공감을 일으킨다는 사실입니다. 믿음의 공동체, 신앙의 공동체 안에서 이루어지는 간증은 간증을 하는 사람이나 간증을 듣는 사람에게 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됩니다.

우리가 믿음의 공동체요 신앙의 공동체로서 함께 부를 노래가 있다면 그 가운데 하나는 간증일 것입니다. 내가 직면한 삶의 위기와 위협을 고백하고 그 안에서 하나님께서 우리를 어떻게 구원하여 주셨는 지 서로 간증하며 하나님께 찬양과 영광을 돌리는 공동체. 그것이 시편 124편을 함께 노래하는 공동체의 모습입니다.

 

시편 124편은 하나의 질문으로부터 자신이 처한 상황을 묘사합니다.

 

이스라엘은 이제 말하기를

여호와께서 우리 편에 계시지 아니하셨더라면

우리가 어떻게 하였으랴 (1)

 

여호와께서 우리 편에 계시지 아니하신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하나님께서 우리를 도와주시지 않는다면 우리가 처한 위기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2절부터 그 대답이 등장하는데, 시편 124편은 네 가지의 그림으로 자신의 위기를 묘사합니다. 여호와께서 우리와 함께 하지 않으셨다면, 첫째로 우리는 산채로 삼겨졌을 것입니다(3). 둘째로 거대한 물결에 휩쓸려갔을 것입니다(4-5). 셋째로 대적의 이에 씹히게 되었을 것입니다(6). 마지막으로 사냥꾼의 올무에 걸리게 되었을 것입니다(7).[1]

 

신약성경으로 넘어가면 사도 바울은 시편 124편의 질문을 이어받습니다. 시편 124편의 그 중요한 질문, 여호와께서 우리 편에 계시지 아니하셨더라면 어떻게 하였으랴?”를 정 반대로 바꾸어 다시 질문합니다. “만일 하나님이 우리를 위하시면 누가 우리를 대적하리요?”( 8:31) 바울의 질문은 계속됩니다. “자기 아들을 아끼지 아니하시고 우리 모든 사람을 위하여 내주신 이가 어찌 그 아들과 함께 모든 것을 우리에게 주시지 아니하겠느냐?”( 8:32) 그리고 바울은 스스로의 질문에 답합니다. “이 모든 일에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로 말미암아 우리가 넉넉히 이기느니라”( 8:37)

 

그러고 보니 간증의 내용은 크게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대답입니다. 첫번째 질문은 이것입니다. 여호와께서 우리 편에 계시지 않았다면 우리가 어떻게 되었을까? 이것은 하나의 가정이지만 결코 생각하고 싶지 않은 가정입니다. 만일 여호와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지 않았다면 우리는 결코 사냥꾼의 올무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여호와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지 않았다면 우리는 결코 위기의 순간을 이겨내지 못했을 것하고 절망의 심연에 빠져들고 말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간증에는 두번째 질문에 대한 대답이 반드시 포함됩니다. 만일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하시면, 만일 하나님께서 우리의 편이 되어 주신다면 과연 누가 우리를 대적할 수 있겠습니까? 자기 아들을 아끼지 아니하시고 우리 모든 사람을 위하여 내주신 하나님께서 그 아들과 함께 모든 것을 우리에게 내어주시지 않겠습니까?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로 말미암아 이 모든 일에서 넉넉히 이기게 하신 하나님의 역사를 노래하는 것, 그것이 바로 간증의 내용입니다.

 

그리고 간증은 단지 한 사람의 이야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말하고 듣는 모든 사람들이 공감하는 우리의 이야기가 되어 우리 모두가 함께 노래하는 하나님을 향한 찬양이 되지요. 2남선교회가 간증을 이야기하고 간증을 듣는 믿음의 공동체가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만남이 세상사는 이야기들만 가득한 모임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2남선교회 안에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셨던 이야기에 대한 간증의 소리가 끊임 없이 지속될 때 우리는 보다 아름다운 노래를 함께 부르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믿음의 공동체가 되기 때문입니다.

 

 



[1] 네 가지 이미지에 대한 보다 자세한 설명은 Michael Wilcock, The Massage of Psalms 73-150 (England: Inter-Varsity Press, 2001), 229를 참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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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v. Hanjin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