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립보서 강해2018. 11. 1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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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주제는 예수님의 십자가입니다. 오늘 본문은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을 이렇게 묘사합니다.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

 

선교는 예수님께서 가셨던 십자가의 길을 뒤따라 가는 것입니다.

 

하루는 예수님께서 천국에서의 잔치에 대해 말씀을 전하고 계셨습니다. 그러자 그 자리에 있던 한 사람이 벌떡 일어나서 이렇게 말하는 겁니다. “하나님의 나라에서 음식을 먹는 사람은 복이 있습니다.”(14:b) 그 사람의 발언은 모든 인간들의 마음을 표현해주었습니다.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서 하나님께서 베풀어 주시는 하늘의 식탁에 참여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모든 사람들이 이와 같은 소원을 가지고 있지요. 그러나 예수님은 사람들의 마음 깊은 곳을 꿰뚫어 보셨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하나의 비유를 말씀하시죠.

 

어떤 사람이 큰 잔치를 베풀고 많은 사람을 초대하였습니다. 그런데 정작 잔치 시간이 되어 종들이 사람들을 찾아가 시간이 되었다고 이제 잔치에 참여하자고 이야기하자, 사람들이 하나같이 거절하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밭을 샀기에 그곳을 보러 가야한다고 말하고, 어떤 사람은 소를 샀기에 소를 시험해보러 가야 한다고 말하고, 또 어떤 사람은 장가들었기 때문에 집에 들어가보아야 한다고 말하고. 모든 사람들이 그 잔치 자리에 참여하지 않더라는 이야기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이 비유의 의미는 단순합니다. 인간들은 말로는 하나님 나라의 식탁에 참여하는 것이 얼마나 좋겠냐고, 하늘의 식탁을 사모한다고 이야기하지만 정작 하나님 나라의 식탁과 이 땅의 일들 밭을 사고 소를 사고 장가가는 일 등 사이에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이 오면 하늘의 식탁이 아니라 이 땅의 것들 것 선택한다는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 이 비유를 말씀하신 뒤, 자신을 따른 이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무릇 내게 오는 자가 자기 부모와 처자와 형제와 자매와

더욱이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아니하면

능히 내 제자가 되지 못하고

누구든지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지 않는 자도

능히 내 제자가 되지 못하리라 (14:26-27)

 

사람들은 하나님의 나라와 하늘의 식탁을 사모합니다. 하늘의 식탁에 참여하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천국의 영광으로 나아가는 길은 십자가의 길이기에 사람들은 그것을 포기해버리고 맙니다.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지만, 십자가의 길을 통과한 뒤에 펼쳐지는 부활의 영광으로 인도하는 하나님이 아니라 그저 이 자리에서 조그마한 축복을 주시는 하나님만을 믿는 것이지요. 그래서 <그리스도를 본받아>라는 기독교고전의 저자 토마스 아 켐피스는 성도들이 십자가의 길로 나오라고 이렇게 권면합니다.

 

어찌하여 하늘 나라로 들어가는 첩경이 될 수 있는 십자가의 길을 택하기를 두려워하고 있습니까?

십자가 안에 구원이 있으며, 십자가 안에 생명이 있고, 십자가 안에 하늘 나라의 축복과 기쁨이 숨겨져 있습니다. 또한 십자가 안에서 우리 마음의 힘을 얻을 수 있고, 영혼의 환희를 찾을 수 있으며, 십자가 안에서 높고 훌륭한 미덕과 거룩함의 완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십자가 이외에는 그 어느 곳에도 영혼의 구원과 영생의 소망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당신의 십자가를 지고 주 예수를 따르십시오.”[1]

 

십자가는 고난과 다릅니다. 인생을 살아가며 겪는 역경과 아픔을 우리는 고난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세상의 모든 사람은 나름대로의 고난이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고난이 십자가는 아닙니다. 아니, 고난 가운데 극히 작은 경우만 십자가에 해당한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십자가는 우리가 겪는 수많은 고난 가운데 주님을 위한 고난, 하나님의 나라를 위한 고난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신 것은 아버지 하나님의 뜻에 온전히 순종하기 위하여 스스로 고난은 당하신 것이요, 인류에게 구원의 길을 여시기 위한 고난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가셨던 길은 십자가의 길입니다. 우리가 함께 기도하는 선교사님들의 고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을 위하여 선교지에서 고난을 받는 것이요, 현지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하여 고난을 받는 것이 선교입니다. 그러니 선교사님들이 당하는 고난은 곧 그분들이 지고가는 십자가입니다.

 

선교사님들을 위하여, 그리고 선교지를 위하여 기도하는 우리에게는 십자가가 있습니까? 나 자신을 위한 고난이나 나 자신의 잘못으로 인한 고난이 아니라, 하나님께 순종하기 위한 고난이요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기 위한 고난이 있습니까? 우리 모두에게 긴급하고 간절한 기도의 제목이 있지만 이 시간만큼이라도 십자가를 지는 심정으로 나 자신의 기도제목을 잠시 뒤로하고 선교지와 선교사님들을 위해 뜨겁게 기도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바랍니다.

 

선교는 예수님께서 가셨던 십자가의 길을 뒤따라 가는 것입니다.

 

 



[1] <그리스도를 본받아>, 2, 12,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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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v. Hanjin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