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학2020. 4. 24.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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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스토트의 설교학은 그의 저서 Between Two Worlds: the Challenge of Preaching Today(London: Eerdmans Publishing, 1982)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존 스토트의 설교학 강의"는 이 책의 내용을 소개하고, 오늘을 살아가는 설교자들이 얻을 수 있는 교훈을 공유하기 위해 작성하였습니다. 

 


존 스토트는 현대 사회에서 설교가 처한 위기를 설명한다. 그는 현대 설교의 위기를 묘사하기 위해 교회에서 '술집 순례'(pub-crawling)의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묘사하는데, 우리에게 친숙한 용어로 바꾼다면 '설교 쇼핑' 정도가 되겠다. 약 30년 전에 출판된 존 스토트의 책에서 이와 같은 표현이 등장하는 것이 흥미롭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와 같은 설교의 위기를 초래하였는가? 스토트는 세 가지 원인을 지적한다. 곧, 탈권위주의(the anti-authority mood), 정보통신 혁명(the cybernetics revolution), 복음에 대한 확신 부족(the loss of confidence in the gospel)이다. 


탈권위주의 

탈권위주의는 현대 사회의 중요한 특징이다. 사람들은 더 이상 절대적인 진리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다. 사상이나 믿음은 개인의 것이기에 다른 사람에게 강요할 수 없다고 여긴다. 그런데 현대인들에게 설교단은 설교자의 생각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장소로, 설교는 기독교 교리를 강요하는 현장으로 보인다. 한 마디로, 설교가 '권위주의의 상징'이 되었다.(Stott 1982, 31) 

탈권위주의의 공격에 교회와 설교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스토트의 제안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이 '권위의 위치'(the locus of authority)라는 개념이다. 설교자의 권위는 어디에 있는가? 설교자의 권위는 누구에게서 나오는가? 설교의 권위는 설교자의 권위가 아니라, 설교자를 통해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권위다. 만일 설교가 권위주의적 특성을 가진다면 그것은 설교자가 자신의 권위를 내세우기 때문이다. 설교자 역시 하나님의 말씀 앞에 겸손해야 한다. 오직 하나님께서 위탁하신 말씀에만 설교의 권위가 부여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설교의 권위는 "겸손한 인성 안에 놓인 복음의 권위"다.(Stott 1982, 36) 

존 스토트는 탈권위주의 시대에 효과적인 설교 방법론으로 '대화체 설교'를 제안한다. 보다 정확히 표현한다면, '설교의 대화적 특징'을 살리라는 조언이다. 그가 제안하는 대화체 설교란 설교자가 청중의 마음에 일어날만한 질문과 의구심을 미리 예상하고 그 대답을 설교 안에서 제시하는 설교다. 그러면 설교를 듣는 동안, 청중은 설교자의 논리와 자신의 생각이 서로 교차하며 대화하는 경험을 한다. 설교의 형식은 설교자가 말하고 청중이 듣는 일방적 소통이지만, 실제로는 설교자와 청중이 '조용히' 대화하는 쌍방식 소통이 된다. 여기에 기억할 사항이 있다. 스토트가 제안하는 '대화체 설교'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설교 주제나 내용에 대한 청중의 마음을 읽어내는 설교자의 역량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정보통신혁명

존 스토트가 이 책을 출판한 지 벌써 약 30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러므로 당시의 정보통신 기술은 오늘날의 기술혁신과는 큰 차이점이 존재한다. 존 스토트의 시대 가장 대표적인 미디어는 텔레비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던진 질문은 우리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휴게실의 TV 박스가 교회의 설교단을 대체할 것인가?"(Stott 1982, 43) 텔레비전의 등장 이후,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이 큰 혁신을 거둘 때마다 교회는 지금도 존 스토트와 동일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온라인 예배는 오프라인 예배를 대체할 수 있는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존 스토트의 대답은 분명하다. 기술의 발달이 정보를 풍성하게 제공하지만, 성도들 상호간의 친밀한 교제와 사랑은 담지할 수 없다. 그러므로 설교단은 결코 텔레비전이나, 그 어떠한 기술적 장치로도 대체할 수 없다. (Stott 1982, 45) 

존 스토트는 텔레비전 시대를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정보통신혁명에 대한 그의 글에는 21세기 설교자들에게 여전히 유효한, 그리고 매우 중요한 통찰력이 담겨 있다. 스토트는 하나님께서 성도들의 시각적 유익을 도모하기 위해 두가지 특별한 방법을 설계하셨다고 지적한다. 하나님의 이 설계는 인간이 이룩한 어떠한 기술적 발견으로도 대체할 수 없다. 그 첫번째는 회중 앞에 서 있는 '설교자'다. 설교자는 설교 내용만 전달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자신의 삶과 인격으로 하나님의 뜻을 전하도록 부르심을 받았다(딛 2:7, 딤전 4:12). 두번째는 세상 앞에 서있는 '회중'이다. 세상 사람들에게 복음을 드러내는 방법은 단순한 언어적 전달에 그칠 수 없다. 변화된 회중, 복음을 체험한 회중, 하나님의 말씀을 진리로 받아들이는 회중을 통해 복음은 세상 사람들에게 생생하게 전달된다.(Stott 1982, 53) 그러므로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이 인류의 삶과 문화를 크게 바꾸어버린 오늘날에도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핵심적 도구는 인간의 기술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위탁받은 설교자와 말씀으로 변화된 회중이다. 


복음에 대한 확신 부족

현대교회는 설교를 위협하는 여러 공격에 노출되어 있다. 그 결과, 설교의 가장 치명적인 위협이 등장하였는데 그것은 교회가 복음에 대한 확신을 상실한 것이다. 존 스토트는 분명히 선언한다. "먼저 복음에 대한 확신을 회복하지 못하면 설교의 회복은 불가능하다."(Stott 1982, 58) 그렇다면 어떻게 설교자들의 사기와 의욕을 다시 고취할 수 있을까? 바로 이것이 존 스토트의 시대, 그리고 오늘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질문이다. 

이 거대한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먼저 기억할 것이 있다. 설교자는 두 가지 마음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는 점이다. 먼저는 설교자 개인의 아집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세속 사회의 주장과 문제 제기에 귀를 기울이는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현대 사회는 설교자가 귀를 열고 마음을 열어 세상의 소리와 청중의 목소리를 들으라고 요구한다. 이러한 시대적 요청에 응답해야 한다. 그러나 열린 마음과 더불어 결코 잃어버려서는 안 되는 자세가 있다. 복음의 진리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헌신의 마음이다. 우리가 하나님께 나아갈 때,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할 때 굳건한 확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살전 1:5; 히 10:22) 잊어서는 안된다. 

 

존 스토트의 설교학 강의 01 _ 설교의 영광: 역사적 개요

존 스토트의 설교학 강의 02 _ 현대 교회의 설교 위기

존 스토트의 설교학 강의 03 _ 설교의 신학적 근거

존 스토트의 설교학 강의 04 - 교량으로서의 설교

존 스토트의 설교학 강의 05 - 설교자의 연구(공부)

존 스토트의 설교학 강의 06 _ 설교 준비 과정

존 스토트의 설교학 강의 07 - 진심 그리고 열정

존 스토트의 설교학 강의 08 - 용기 그리고 겸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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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v. Hanjin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