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 강해2020. 6. 3.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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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 시대 예루살렘에는 성전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그것은 솔로몬이 지은 성전도 아니고, 바벨론에서 귀환하여 온 스룹바벨이 지은 성전도 아닙니다. 솔로몬 성전과 스룹바벨 성전이 모두 무너진 후, 유대 지역을 다스리던 헤롯 왕은 유대인의 환심을 사기 위해 성전을 건축하였습니다. 예수님과 제자들이 지금 바라보고 있었던 성전은 바로 헤롯이 건축한 성전입니다. 헤롯은 유대인의 환심을 사기 위해 성전을 건축했기에 크고 웅장하게 성전을 건축하였던 것입니다. 

먼저 제자 가운데 한 명이 성전에 대해 예수님께 이야기합니다. 

선생님이여 보소서 이 돌들이 어떠하며 이 건물들이 어떠하니이까 (1b절)

우리말 번역에는 질문의 형태로 되어 있지요? 그러나 원문의 느낌은 질문을 통한 감탄문입니다. 그러니 이 제자의 이야기는 이 건물이 얼마나 대단합니까? 라는 의미가 됩니다. 이 제자는 헤롯이 건축한 성전의 웅장함과 화려함에 압도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제자만이 아니라 당시 유대인들에게 헤롯 성전은 신앙의 자부심이었습니다. 비록 유대 민족이 로마의 통치를 받고 있지만, 거룩한 성전에 예루살렘에 우뚝 솟은 모습은 그들의 믿음만큼은, 그들의 신앙만큼은, 그들의 정체성만큼은 흔들리지 않고 높이 솟아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유대인들은 그 웅장한 성전을 바라보며 하나님 백성으로서의 자부심을 지켜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성전의 웅장함에 기대어 신앙의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던 한 제자와 당시의 모든 유대인을 향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가 이 큰 건물들을 보느냐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고 다 무너뜨려지리라 하시니라(2절)

여러분, 성전은 결국 무너지게 됩니다. 제 아무리 크고 웅장하고 자랑할만한 성전이라도 무너지게 됩니다. 제 아무리 믿음과 신앙의 자부심을 지탱해주는 성전이라도 그 건물을 무너지게 되어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과거 솔로몬이 건축하였던 솔로몬 성전도 바벨론 군대에 의해 무너졌고 과거 스룹바벨이 건축하였던 스룹바벨 성전도 셀류쿠스 왕조의 군대에 의해 처참하게 짓밟혔습니다. 그리고 헤롯이 건축한 성전도 결국 로마 군대에 의해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이 세상에 어려분이 쌓아 올린 모든 건축물은 언젠가 무너진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하십시오. 어떤 이들은 건강이라는 건물을 높이 쌓고 있습니다. 건강으로 자신의 자랑을 삼는 사람들입니다. 또 어떤 이들은 재물이라는 건물을 높이 쌓고 있습니다. 재물로 자신의 터전을 삼는 사람들입니다. 또 어떤 이들은 사회적 지위나 명예로 건물을 높이 쌓아 올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회적인 지위나 명예를 자신의 피난처로 삼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여러분, 그 모든 것이 일순간에 무너지는 때가 반드시 옵니다. 아름다운 솔로몬 성전이 바벨론 군대에 의해 무너졌던 것처럼, 웅장한 헤롯 성전도 로마 군대에 의해 무너지는 것처럼, 우리가 이 세상을 살면서 쌓아 올린 모든 것들이 한순간 무너지는 때가 온다는 사실입니다. 바로 이러한 경험을 폴 틸리히(Paul Tillich)라는 신학자는 ‘흔들리는 터전’이라고 불렀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여러분이 지금까지 쌓아올린 것들이 웅장하고 아름답게 보이는 분들이 계십니까? 여러분이 쌓아 올린 것들로 자만하지 마십시오. 그것들이 여러분에게 든든한 기초가 되리라고 기대하지 마십시오. 언젠가 그 모든 것이 한순간 무너지는 때가 반드시 온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여러분이 쌓아 올린 성전의 외관이 아니라 그 성전을 세워주시고 그 성전에 임재하시는 하나님을 의지하십시오. 

우리가 제 아무리 듣든한 토대를 쌓고, 그 위에 아름다운 건물을 세운다 하더라도 우리 삶의 기초가 흔들립니다. 우리 삶의 토대가 흔들립니다. 최소한 이것만큼은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무너져내리는 경험입니다. 폴 틸리히라는 신학자가 이야기한 ‘흔들리는 터전’은 우리의 실존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폴 틸리히라는 신학자는 ‘흔들리는 터전’이야말로 신앙의 새로운 차원이 열리는 순간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다시 말해, 우리가 지금 쌓아 올리는 모든 것들이 그저 강력한 파도 한 번이면 사라지고 마는 보잘것없는 모래성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때, 우리는 비로소 눈에 보이는 성전의 외형이 아니라 그곳에서 우리 인간을 만나주시는 하나님을 참으로 의지할 수 있는 것입니다.  바로 그런 점에서, 오늘 본문 마지막 13절에서 예수님은 분명한 약속 하나를 주십니다. 

끝까지 견디는 자는 구원을 받으리라(13b절)

우리 삶의 기초가 흔들리고 우리 삶의 토대가 흔들릴 때, 오랜 세월 쌓아올린 공든 탑이 한순간 무너져 내릴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인내’입니다. 여러분의 삶의 기초가 흔들리고 공든 탑이 무너져 내릴 때 그저 하루하루 인내하여 끝까지 견디십시오. 그러면 하나님께서 여러분의 삶에 놀라운 구원을 주십니다. 지금은 모든 것이 다 무너지고, 모든 것이 다 사라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인내로 끝까지 견디는 이들에게 하나님은 새로운 구원의 현장으로 인도하여 주십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혹 여러분이 발을 딛고 서있는 기초와 토대가 흔들리고 무너지는 듯한 경험을 하고 계신 분들이 계십니까? 그 이유와 원인을 알 수도 없고, 하나님의 뜻을 알 수도 없이 지금까지 쌓아올린 모든 것들이 한순간에 무너져 그 어디에서도 소망이 없다고 여겨지도라도, 결코 낙심하지 마십시오. 솔로몬이 건축한 성전도 무너졌고, 스룹바벨이 건축한 성전도 짓밟혔고, 헤롯이 건축한 성전도 돌 위에 돌 하나 남지 않았으니, 여러분만 당하는 고난이라고 생각하지도 마십시오. 오히려 여러분의 기초가 흔들리는 바로 지금, 여러분을 향한 하나님의 새로운 섭리가 시작되는 순간임을 기대하십시오. 

그렇게 하루 하루 인내하며 끝까지 믿음을 지켜 하나님께서 베풀어 주시는 새로운 구원의 역사를 경험하는 우리 모두가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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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v. Hanjin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