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 강해2020. 6. 11.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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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가 기록한 율법책 

모세는 지금까지 말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였습니다. 그래서 성경에는 "모세가 백성에게 이르되" 혹은 "모세가 온 회중에게 말하여 이르되"라는 표현이 반복해서 등장합니다. 모세는 지금까지 하나님의 말씀을 말로 전하였고, 이스라엘 백성은 그들의 귀로 모세가 전하는 하나님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는 그동안 말로 전하였던 율법을 모세가 글로 기록하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본문 9절입니다. 

"또 모세가 이 율법을 써서" 

어쩌면 이 구절은 역사상 처음으로 성경이 기록되는 장면을 묘사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 모세가 말로 전하였던 하나님의 말씀은 이제 글로 기록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오늘 본문은 하나님의 말씀인 율법을 글로 기록하는 목적을 분명히 제시합니다. 본문 10-11절입니다. 

"모세가 그들에게 명령하여 이르기를 매 칠 년 끝 해 곧 면제년의 초막절에
온 이스라엘이 네 하나님 여호와 앞 그가 택하신 곳에 모일 때에
이 율법을 낭독하여 온 이스라엘에게 듣게 할지니" 

10절에 등장하는 "그들"은 제사장들입니다. 그러므로 초막절을 맞이하면 제사장은 율법책을 낭독해야 하고, 이스라엘 백성은 그들이 낭독하는 율법의 말씀을 귀로 들어야 합니다. 당시 백성들에게 율법책을 나누어주지 않고 제사장이 낭독해 주었던 이유는 단순합니다. 당시는 인쇄술이 발전하지 못하였기에 백성의 수요만큼 책을 출판하기 어려웠겠죠. 또한 책으로 출판하더라도 백성들 중에는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을 터이니, 제사장들은 정기적으로 백성에게 율법책을 낭독해주어야 했습니다. 한편으로 제사장들은 율법책을 부지런히 읽어야 했고, 다른 한편으로 백성들은 제사장들이 낭독하는 율법책의 내용에 귀를 기울여야 했습니다. 이렇게 모세는 세상을 떠나지만, 그가 전했던 율법의 말씀은 글로 기록되어 변하지 않는 신앙의 기준이 되었습니다. 이때부터 하나님을 섬기는 신앙생활은 구전으로 전해지기보다는 글로, 책으로 전해지게 됩니다. 

신약 시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친히 행하시고 말씀하신 바를 자신의 귀로 듣고 자신의 눈으로 목격하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이후, 여전히 모든 성도들이 예수님의 모습을 직접 보거나 예수님의 음성을 직접 들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 대신 우리에게는 예수님의 행동과 예수님의 말씀이 기록된 신약성경이 있습니다. 구약 시대의 이스라엘 백성에게는 모세가 기록한 율법책이 신앙생활의 표준이라면, 신약 시대의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는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 곧 신구약 성경이 신앙생활의 유일한 표준입니다. 

그러므로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여러분의 신앙생활이 바르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른 길이 없습니다. 오직 성경을 가까이 하십시오. 다른 사람의 신앙 경험을 참고할 수는 있겠지요. 기도하는 가운데 신비한 체험을 할 수도 있습니다. 교회의 여러 모임과 활동도 때로는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성경을 가까이하지 않고는 결코 여러분의 신앙이 진보할 수 없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오직 성경만이 하나님의 뜻을 알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율법의 목적 - 하나님 경외 

모세는 하나님의 율법을 글로 기록하였습니다. 모세는 세상을 떠나지만 그가 전하였던 하나님의 말씀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신앙의 표준이 되도록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이 율법책을 부지런히 읽고 경청하면 그들의 마음에 한가지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그 변화는 하나님을 향한 경외입니다. 오늘 본문 12절과 13절입니다. 

"곧 백성의 남녀와 어린이와 네 성읍 안에 거류하는 타국인을 모으고
그들에게 듣고 배우고 네 하나님 여호와를 경외하며
이 율법의 모든 말씀을 지켜 행하게 하고
또 너희가 요단을 건너가서 차지할 땅에 거주할 동안에
이 말씀을 알지 못하는 그들의 자녀에게 
듣고 네 하나님 여호와 경외하기를 배우게 할지니라"

12절을 다시 보십시오. 율법책의 말씀을 듣고 배우면, 결과적으로 하나님 여호와를 경외하게 됩니다. 13절도 보십시오. 율법책의 말씀을 들으면 하나님 여호와 경외하기를 배우게 됩니다. 곧, 율법책을 부지런히 읽고 배우면 우리 마음에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이것은 신약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성경을 읽으면 읽을수록 우리에게 선을 행하고 사랑을 실천하기를 요구하시는 하나님을 경외하게 됩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날수록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정의롭고 사랑이 많은 사람으로 조금씩 변합니다. 
성경을 읽으면 읽을 수록 지금도 우리의 생사화복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을 경외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는 내 인생의 모든 문제를 전적으로 우리 하나님께 의탁하게 됩니다. 
성경을 읽으면 읽을수록 지금도 역사의 주관자가 되시는 하나님을 경외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우리의 마음을 뒤흔드는 요란한 소식이 제 아무리 들려와도 하나님께서 주시는 평안을 누릴 수가 있습니다. 

여러분, 바로 이것이 성경을 읽고 듣고 배우는 목적이요, 유익입니다. 


이스라엘의 성공과 실패 

이스라엘 백성은 가나안 땅에 들어갔지만, 모세가 기록한 율법책을 외면했습니다. 여호수아의 시대를 거쳐, 사사 시대, 사울 왕의 시대, 다윗으로부터 시작되는 남북 왕조의 시대에 이르기까지. 결국 북 이스라엘이 멸망한 이후 남 유다를 요시야 왕이 다스리던 때가 되어서야 그들은 예루살렘 성전에서 모세의 율법책을 찾아냅니다. 그러니 요시야 시대에 율법책을 발견하기까지 그 오랜 세월 동안 이스라엘은 모세가 기록한 율법책을 외면하였고 그들의 마음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가 무엇입니까? 율법책을 통해 하나님 경외하는 삶을 배우지 못하니, 우상 숭배의 죄악에 깊이 빠져들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구약성경을 계속 읽어보면 오늘 본문에서 모세가 초막절에 율법책을 모든 백성에게 낭독하라는 말씀이 현실이 되는 장면도 있습니다. 북 이스라엘과 남 유다가 결국 모두 멸망하고, 예루살렘 성이 함락된지 70년의 세월이 흐른 뒤 하나님은 유대민족을 예루살렘으로 돌아오게 하셨죠. 그렇게 새로운 출발선에 서 있던 유대 백성에게 제사장 에스라가 등장합니다. 때는 유대인의 달력으로 일곱째 달, 곧 나팔절과 초막절이 있는 달입니다. 에스라는 수문 앞 광장에 모든 백성을 모읍니다. 그리고 나무로 만든 강단에 서서 그들의 귀에 모세의 율법을 낭독하기 시작합니다. 에스라의 율법책 낭독이 계속되었고 모든 백성들은 귀를 기울여 에스라가 낭독하는 율법책의 내용을 귀담아 들었습니다. 마침내 모든 백성이 하나같이 눈물을 흘리며 통독합니다. 이렇게 율법책을 읽고 들으며 일주일 동안의 모든 절기를 마친 뒤, 유대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하나님 앞에 회개하며 그들에게 남아 있었던 모든 우상 숭배의 습성을 말끔히 제거할 수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말씀에는 능력이 있습니다. 
좀 더 정확히 표현한다면, 
하나님의 기록된 말씀인 성경에는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을 경외하게 만드는 능력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날마다 성경을 가까이 하십시오. 
성경을 통해 하나님 경외하는 법을 배우십시오. 

성령께서 우리 모두의 마음에 함께 하셔서, 
하나님을 경외하며 주님께서 예배하신 생명의 길을 걸아가게 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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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v. Hanjin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