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선교2020. 7. 2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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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폭발 훈련은 크게 두 가지로 진행된다. 하나는 교실 수업이고, 또 하나는 현장 실습이다. 그런데 교실 수업과 현장 실습 사이에는 방법론적 차이가 존재한다. 여기에서 언급한 방법론적 차이란 ‘수료’와 ‘반복’의 차이다. 목회 프로그램은 방법론적 차이에 따라 ‘수료’하는 프로그램과 ‘반복’하는 프로그램으로 구분할 수 있다. ‘수료’하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제자훈련이다. 제자훈련은 소정의 과정을 마치면 수료증이 발급되고, 수료증을 받은 사람은 스텝으로 섬기지 않는다면 더는 그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게 된다. 그러나 ‘반복’하는 프로그램은 아무리 오래 참여하여도 수료증이 발급되지 않으며 신앙생활을 하는 동안은 지속해서 참여하게 된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구역 예배나 큐티 나눔을 꼽을 수 있다. 2000년의 기독교 역사에서 교회의 주요한 활동은 대부분 반복하는 프로그램이었다(예배, 기도, 묵상, 절기 행사 등). 이와 같은 종교활동은 반복하는 프로그램으로 ‘수료’라는 개념이 없기에 성도들은 지속적으로 참여하며 신앙의 진보를 위해 노력하게 된다. 그러나 최근 북미 기독교와 이에 영향을 받은 한국 기독교에서는 수료하는 프로그램이 유행하고 있다. 

수료하는 프로그램은 ‘단계별’로 구성되기 마련이다. 국제제자훈련원의 제자훈련에서 ‘제자훈련’은 하위 단계이고, ‘사역훈련’은 상위 단계다. 온누리교회의 일대일제자양육 역시 ‘동반자반’이 하위 단계이고, ‘양육자반’이 상위 단계다. 많은 교회가 양육 프로그램을 수료 중심으로 진행하면서 지교회의 양육시스템을 4단계, 혹은 5단계로 구성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수료’하는 프로그램은 단계별 구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단계별로 구성된 ‘수료 프로그램’에 대해 두 가지 비판을 제기할 수 있다. 먼저, 신학적인 비판으로 신앙의 성숙 과정은 양육시스템이 전제하는 것처럼 단선적이지 않다. 성경이 묘사하는 신앙의 여정은 단선적인 발달 단계가 아니라, 순례자의 길이다. 곧, 본향이라는 목표점은 있지만, 그 과정은 무수히 다양하다. 단계별 수료 프로그램에 대한 또 하나의 비판은 교회 현장에서 흔하게 드러나는 문제점으로 수료한 단계에 따라 개인의 신앙 단계를 평가하는 잘못이다. 새가족성경공부에 참여하는 성도의 신앙은 초급단계(beginner)이고, 제자훈련/사역훈련 및 전도훈련을 수료한 성도는 신앙이 고급단계(advanced)에 이른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다. 제아무리 많은 양육 프로그램을 수료하더라도 모든 성도는 ‘의인이면서 죄인’인데 자칫 수료한 프로그램의 숫자가 성도 개인의 계급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전도폭발은 ‘수료’하는 프로그램인가, ‘반복’하는 프로그램인가? 


전도 폭발은 수료인가 반복인가? 

전도폭발은 언듯 보기에 1단계부터 5단계까지 구성된 ‘수료’하는 프로그램이다. 실제로 1단계를 수료하면 전도자 수료증이, 2단계 이상을 수료하면 훈련자 자격증이 발급된다(CLASSIC EE 기준). 그러나 전도폭발은 교실 수업과 현장 실습으로 구성된다는 점을 기억해보라. 교실 수업은 단계별 강의가 중심이 되기에 ‘수료’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현장 실습은 다르다. 1단계부터 5단계까지 – 혹은 5단계를 수료한 사람들까지도 – 현장 실습을 주도하는 훈련자와 뒤따라가는 훈련생의 차이는 존재하지만, 모두가 동일한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곧, 방문 전도와 노방전도를 통해 매 학기 팀 전도를 9회 이상, 개인 전도를 2회 이상 실시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전도폭발의 현장 실습은 훈련 단계와 상관없이 반복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전도폭발의 기본 원리에 따르면, “현장실습이 훈련의 핵심이다.” [각주:1] 만일 지역교회에서 전도폭발 훈련이 실제적으로 현장 실습에 그 핵심을 둔 프로그램이라면 4단계, 혹은 5단계를 수료하더라도 지속적으로 현장 실습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와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한다. 반대로 지역교회의 전도폭발 훈련에서 4단계, 혹은 5단계를 수료한 사람이 훈련자나 교사로 참여하지 않는 한 전도폭발에 참여하지 않는 분위기라면, 그것은 전도폭발이 ‘수료’하는 프로그램이 되었다는 증거요, 곧 현장실습보다는 교실 수업이 중심이 되고 있다는 뜻이다. 전도폭발을 수료하는 프로그램에서 반복하는 프로그램으로 변환시키려면 교실 수업이 아니라 현장 실습이 훈련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 

국제전도폭발 한국본부에서는 교재를 개정하여 JUST EE 버전을 내어놓은 이유 가운데 하나로, 목회 현장에서 전도폭발 훈련을 지속하다 보면 훈련생 모집에 점차 어려움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주장하였다. [각주:2] 물론, 전도폭발 훈련의 과정이 어렵고 힘들다는 인식은 지역교회가 훈련생 모집을 모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유 가운데 하나이다. 그렇다고 전도폭발 훈련의 강도를 낮추는 것이 문제 해결의 핵심일까? 결코 아니다. 전도폭발이 수료하는 프로그램이 된다면 지역교회는 날마다 새로운 훈련생을 찾아야 한다는 부담을 떠안게 된다. 특별히, 두 사람의 훈련생에게 한 사람의 훈련자를 배치하는 전도폭발의 구조에서는, 전도폭발 훈련을 받은 성도들을 지속적으로 훈련자로 세우기 위해 지난 학기보다 두배로 많은 훈련생을 모집해야 한다. [footntoe] 전도폭발은 훈련받은 전도자의 숫자가 제곱의 방식으로 확대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Cf. D. James Kennedy, Evangelism Explosion, 8. 이것은 부흥의 시대에는 크나큰 장점일 수 있지만, 정체기의 시대에는 두배의 훈련생을 모집해야 한다는 크나큰 부담이 될 수도 있다. [/footntoe] 한국 교회가 성장기를 지나 정체기 혹은 쇠퇴기에 접어든 지금 매 학기 두 배의 훈련생을 모집해야 한다는 부담은 전도폭발 훈련 자체를 마비시키는 원인이 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해법은 오히려 간단히 찾을 수 있다. 전도폭발 훈련을 수료하는 프로그램이 아닌 지속하는 프로그램으로 만드는 것이다. 교실 수업의 단계를 기준으로 훈련자/훈련생을 구성하는 기준을 느슨하게 하고, 그 대신 훈련 단계와 상관없이 현장 실습을 지속할 수 있는 구조와 분위기를 형성해야 한다. 그러면 교회 현실에 맞춰 적절한 숫자의 훈련생을 모집할 수 있고 그들을 집중적으로 훈련하기 위한 현장 실습에 집중할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은 교재의 개편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 지역교회에서 전도폭발을 시행하는 목회자들의 역할이다. 전도폭발을 현장실습 중심의 훈련으로 실행하지 못한다면 제 아무리 훌륭한 교재가 출판되더라고 그 훈련은 시간이 갈수록 힘이 들지만 성과는 적은 훈련이 되고 말 것이다. 


현장실습을 강화하는 방법 

전도폭발은 국제본부와 한국본부가 발행하는 교재를 사용하여 정해진 매뉴얼에 따라 진행하지만, 시행하는 교회마다 나름대로의 특색이 있습니다. 국제전도폭발 한국본부에서는 그들이 가르치는 매뉴얼을 따르라고 강조하지만, 모든 목회프로그램(text)은 지역교회의 상황(context)에 따라 변형되는 것이 당연하고 또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므로 지역교회의 전도폭발이 어떠한 특색을 띠고 있는지, 수료하는 프로그램이 되어가는지(교실수업 중심) 혹은 반복하는 프로그램이 되어가는지(현장실습 중심)는 그 교회의 전도폭발이 국제전도폭발 한국본부가 제시하는 매뉴얼과의 차이점을 관찰하면 쉽게 결론 내릴 수 있다. 

필자가 섬기는 지역교회(서울 광진구 소재)에 전도폭발을 도입하고 실행할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필자가 시행한 전도폭발의 가장 큰 특징은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는데 (1) 매 학기 전도여행과 (2) 훈련자 그룹이다. 

먼저 전도여행은 현장 실습의 기회를 확장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8주차 훈련과 9주차 훈련 사이에 국내 농어촌교회를 중심으로 전도여행을 떠났다. 8주차 이후를 선택한 것은 1단계 훈련생도 스스로 복음을 제시할 수 있는 훈련을 마쳐야 하기 때문이다. 여러 전도팀의 활동과 같이, 전도폭발팀도 전도여행 중 경로잔치를 열기도 하고, 그 지역 교회의 수요예배에 참여하여 특송을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전도여행의 대부분 시간은 ‘현장실습’에 할애하였다. 하루의 일정을 크게 오전 전도와 오후 전도로 나눈다. 그 사이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경로잔치를 하는 것이요, 수요일 오후 전도를 마치고 그 교회에서 예배에 동참하는 것이다. 하루의 전도를 마치면 공개보고회를 갖는데 여기에 그 지역 교회 목사님과 성도님을 초대하여 전도 결과를 함께 나눈다. 그러니 전도여행은 전도폭발팀이 온전히 현장실습에 집중하는 시간이다. 

전도폭발팀의 전도여행은 별도의 준비가 많이 필요하지 않다. 학기 중에 전도훈련을 열심히 받는 것이 전도여행의 가장 중요한 준비가 되기 때문이다. 전도여행을 새롭게 기획하는데 힘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 전도여행은 수료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반복하는 프로그램이기에 매 학기 같은 일정이라도 그 안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다르고, 복음을 받아들이는 모습이 다양하다. 참석자들은 반복적으로 참여하면서도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통계를 내어보니, 매 학기 총복음제시 가운데 약 30%가 전도여행을 통해 이루어졌다. 이러한 전도여행은 전도대상자 확보에 큰 도움이 된다.

둘째로 훈련자 그룹이다. 전도폭발을 시작한지 1년이 되어가는 시점, 수료자들이 지속적으로 전도폭발에 참여하는 방법을 고민하게 되었다. 이때 도입한 제도가 훈련자 그룹으로, 2단계 이상을 수료한 훈련자들만으로 현장실습을 위한 팀을 만들었다. 전도폭발의 매뉴얼에는 현장실습을 위한 팀은 훈련자 1명과 훈련생 2명인데, 이를 완전히 뒤엎은 조직이다. 이들은 이미 훈련을 받은 사람들이기에 보다 공격적으로 전도 현장을 찾아 나섰다. 병원, 공원, 노인정, 동네 상점 등. 이미 전도 훈련을 충분히 받은 베테랑들인 이들은 전도폭발의 모든 훈련에 함께 참여하며 공개보고회에서 자신들의 전도활동을 보고한다. 이들의 보고가 이제 훈련을 받는 1단계 훈련생들에게 큰 도전이 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다. 이렇게 하여 필자가 섬기는 교회에서는 기본 훈련을 마치신 분들이 전도폭발 현장실습에 여전히 남아 있을 수 있는 장을 마련하였다. 

결론적으로, 전도여행과 훈련자 그룹이라는 독특한 구조로 현장 실습에 대단한 강조점을 두었다. 반복하여 강조하거니와, 수료단계와 상관없이 현장 실습을 지속할 수 있는 구조와 분위기를 형성해야 한다. 그러면 교회 현실(훈련자와 강사)에 맞춰 적절한 숫자의 훈련생을 모집할 수 있고 그들의 훈련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전도폭발 신교재(JUST EE)에 대한 지역교회 목회자의 평가

전도폭발 신교재(JUST EE)의 특징 전도폭발 한국본부는 새로운 교재를 출판하여 2017년 하반기부터 판매하고 있다. 이번에 도입한 교재는 전도폭발 클래식 버전(CLASSIC EE)을 전도폭발 저스트 버전(JU

hanjin0207.tistory.com

 

  1. “현장실습이 훈련의 핵심이다”는 원리에 대해서는 D. James Kennedy, Evangelism Explosion, 7-8를 참고하라. [본문으로]
  2. JUST EE에 대해서는 이 블로그의 “전도폭발 신교재(JUST EE)에 대한 지역교회 목회자의 평가”를 참고하라. 아래에 링크가 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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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v. Hanjin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