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선교2016. 12. 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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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레몬서는 사도 바울이 그의 동역자인 빌레몬에게 보내는 편지이다. 그러나 빌레몬에게 보내는 바울의 편지에는 바울이나 빌레몬에 못지않게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인물이 등장한다. 바로 오네시모다. 그런 점에서 빌레몬서는 바울과 빌레몬의 양자 관계를 넘어 바울, 빌레몬, 그리고 오네시모 사이의 삼자 관계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 , 바울과 빌레몬의 관계, 빌레몬과 오네시모의 관계, 그리고 오네시모와 바울의 관계에서 이 편지를 기록하고 있는 바울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빌레몬서의 내용을 보다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


바울과 빌레몬의 관계에서 바울이 기대하는 바는 빌레몬이 영적으로 성숙하는 것이다. 빌레몬은 사랑과 믿음의 사람이었다( 5). 이미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믿어 구원받은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으며, 지역 교회의 지도자였다. 그러나 바울은 여전히 빌레몬이 자원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의 선한 일에 더욱 힘쓰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14b, 20). , 바울은 빌레몬이 보여주는 현재의 믿음과 사랑에 만족하지 않고 그가 지속적으로 영적 성숙을 경험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누군가의 믿음이 계속해서 성장하고 그가 영적으로 성숙하도록 돕는 일을 양육이라고 부른다면 빌레몬서에 등장하는 바울의 명백한 의도 가운데 하나는 바로 양육이다. 그리고 빌레몬서를 살펴보면 양육의 몇 가지 원리들을 찾아볼 수 있다.

먼저 양육의 특징이다. 바울은 빌레몬이 이미 믿음과 사랑의 사람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여전히 그의 믿음과 사랑이 반복하여 표현되어야 한다고 권면한다. 지금도 바울과 많은 성도들은 빌레몬으로 말미암아 평안함을 얻었많은 기쁨과 위로를 받았(7). 그런데 바울은 오네시모의 사건을 계기로 빌레몬이 다시 한 번 선행을 베풀고 이로 말미암아 바울 자신과 성도들이 기쁨을 얻게하라고 권면한다(20). 그런 점에서 영적 성숙 목회적 측면에서의 양육 의 중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는 지속성’(continuity)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믿어 그리스도인이 되었다면 그가 신앙생활의 경험이 짧든지 길든지 상관 없이 지속적인 영적 성숙을 추구해야 하며, 교회는 그를 돕기 위해 지속적으로 양육해야 한다.


빌레몬서는 양육의 근거에 대해서도 통찰력을 준다. 바울은 빌레몬의 종이었지만 지금은 멀리 도망쳐온 오네시모를 그의 주인 빌레몬이 사랑으로 용납할 것을 권면하면서 그것이 그리스도인의 선한 일이라고 묘사한다( 14). 그렇다면 바울은 어떠한 근거로 빌레몬에게 이와 같은 선한 일을 행하라고 권면하는가? 바울은 오네시모가 빌레몬에게 진 빚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빌레몬 역시 바울 자신에게 진 빚이 있음을 언급한다( 19). 바울은 빌레몬이 자신에게 어떠한 빚을 지었는지 구체적으로 묘사하지 않고 있기에 바울은 오히려 그것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고 강조한다 빌레몬의 빚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여러 해석 가운데 가장 설득력 있는 설명은 빌레몬이 복음을 듣고 예수님을 믿어 구원받은 하나님의 자녀가 된 영적인 축복에 대한 빚이라는 주장이다.[1] 빌레몬이 믿음과 사랑의 사람이 될 수 있는 것, 나아가 지속적으로 믿음과 사랑의 선한 일을 행할 수 있는 근거, 곧 모든 영적 성숙(혹은 양육)의 근거는 오직 인간을 구원하신 하나님의 은혜다.


마지막으로, 빌레몬서는 양육의 내용에 대해서도 중요한 암시를 준다. 바울은 오네시모가 빌로몬으로부터 도망쳐온 사실을 잠시 떠나게 된 것이라고 표현하면서 이에 대한 궁극적인 목적이 있는데 그것은 “[빌레몬]으로 하여금 [오네시모]를 영원히 두게 함이라고 강조한다( 15). 여기에서 떠나게 된 것이라는 번역의 헬라어 원문은 단 하나의 단어(에코리스테)인데 이른바 신적 수동태라는 어법이 사용되었다. 신적 수동태란 신약성경이 하나님의 역사를 표현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하나님이라는 주어를 생략하고 인간을 문장의 주어로 내세우면서 수동태의 동사를 사용한다. 하나님이라는 단어가 문장에 등장하지 않지만 인간의 활동 뒤에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암시하게 되는데 이러한 언어적 기술을 신적 수동태라고 부른다. 오네시모가 빌레몬의 집에서 도망친 것은 오네시모 개인의 악한 행동이었지만, 바울은 신적 수동태라는 방식으로 그 뒤에 하나님의 역사가 있음을 암시한다. 오네시모는 자의적으로 악한 행동을 했지만 하나님은 그것을 선으로 바꾸어 빌레몬이 오네시모를 그리스도인 형제로 받아들이는 계기로 만드셨다(cf. 45:4-8). 바울은 이와 같은 하나님의 섭리를 전하며 빌레몬이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고 순종할 것을 권면한다. 그러므로 빌레몬서에서 발견할 수 있는 양육(영적 성숙)의 내용은 사람의 관점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면 확인할 수 있는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고 그것에 순종하는 것이다.


새가족 사역의 목표에 양육을 포함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교회를 처음 방문한 사람 혹은 교회에 등록한지 얼마 되지 않은 성도들을 대상으로 하는 새가족사역은 그들을 전도하고 그들이 지역 교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일에 집중하고, 믿음의 지속적인 성장은 별도의 프로그램이나 조직을 통해 추구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그러나 양육의 중요한 특성 가운데 하나는 지속성에 있다. 신앙생활을 시작하는 그 시점부터 자신의 삶을 마무리하는 그 순간까지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예수 그리스도가 베풀어주신 구속의 은혜에 감사하여 하나님의 뜻을 찾고 순종하는 영적 성숙을 위해 나아가야 한다. 여기에 새신자도 예외는 아니다. 물론, 새가족 사역이 지역교회의 모든 양육을 주도하지는 않지만 우리가 섬기는 새가족의 영적 성숙은 새가족사역자들의 중요한 관심사가 되어야 한다.




[1] "[빌레몬] 바울에게 자신의 영적 생명을 빚졌고, 그것은 오네시모가 입히고 바울이 갚아야 빚보다 훨씬 것이었다. 메시지는 분명하다. 빌레몬은 오네시모가 회심했을 동일한 하나님의 은혜와 긍휼을 체험했다는 사실을 이해할 것이다." 피터 T. 오브라이언, <골로새서 빌레몬서>, 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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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v. Hanjin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