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강해2024. 4. 20.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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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57편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하나님이여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내 영혼이 주께로 피하되

주의 날개 그늘 아래에서 이 재앙들이 지나기까지 피하리이다 (1절)

 

본문 1절의 말씀을 생각해 보면,, 지금 시인의 처지를 한 단어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일까요? 바로 재앙입니다. 특별히 시인은 재앙들이라고 노래하고 있으니, 이 재앙은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의 재앙, 곧 많은 재앙이 그에게 닥쳐온 상황이지요. 그리고 우리는 본문 1절을 통해 아직 지나가지 않았다는 점, 여전히 재앙이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1절 마지막에 이 재앙들이 지나기까지 피하겠습니다라고 노래하기 때문입니다.

 

나의 삶에 큰 재앙이 찾아오더라도 짧은 시간에 그 재앙이 지나간다면, 재앙을 맞이하는 순간에는 당황하고 고통스럽지만 우리는 그 재앙을 인내하고 이겨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재앙의 강도와 상관없이 그 재앙이 오래도록 지속된다면, 아니 하나의 재앙이 지나갔는데 또 다른 재앙이 찾아와서 재앙들이쉴 새 없이 나의 삶을 소용돌이치게 한다면, 그 오랜 세월을 인내하며 이겨낸다는 것은 얼마나 힘겨운 일이겠습니까?

질병이라는 재앙과 고통을 생각해 보십시오.. 크게 아파도 너무 아파도 일시적으로 통증을 일으켰을 뿐 머지않아 완전히 치유되어 더 이상 그 질병이 우리를 괴롭히지 않는다면, 그러한 아픔은 한두 번 참고 견딜 수 있지요. 그러나 어느 질병이 만성이 되어 우리의 일생을 지속적으로 괴롭힌다면, (조금 전 간증을 해주신 박영자 집사님처럼) 아무리 치료를 받고 아무리 약을 먹어도 완치되지 않는 질병에 걸린다면 그것은 참아 견디기가 너무 힘든 재앙이 되지 않겠습니까?

지금 시인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재앙이 꼭 그와 같습니다. 여러 재앙이 지속적으로 그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그 재앙이 언제 마칠지 도저히 알지 못합니다. 그러한 아픔 속에서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가 바로 오늘 본문입니다.

 

 

주의 날개 그늘 아래에서

 

시인은 지금도 계속되는 재앙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상황 속에서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무엇이라고 기도합니까? 그의 기도 내용에 집중하면서 본문 1절을 다시 읽어보겠습니다.

 

하나님이여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내 영혼이 주께로 피하되

주의 날개 그늘 아래에서 이 재앙들이 지나기까지 피하리이다

 

시인은 먼저 하나님의 은혜를 구합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기도하네요. “내 영혼이 주께로 피하되”, 어디로 피합니까? “주의 날개 그늘 아래로 피합니다. 여기에서 날개 그늘이라는 이미지는 마치 어머 새가 알을 품고 있는 모습, 혹은 어미 새가 주변의 수많은 맹수로부터 아기 새를 품고 지켜주고 있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온갖 재앙이 계속되고 있지요, 하나의 재앙이 지나가면 또 다른 재앙이 찾아오니 과연 언제 그 모든 재앙이 끝나게 될지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그 순간에도 둥지에 알을 품고 있는 어미새와 같이, 어린 아기 새를 모든 위협으로부터 지켜주고 있는 어미 새와 같이 하나님께서 우리 성도들을 주님의 날개 그늘로 지켜 보호하여 주십니다.

 

그러므로 성도 여러분, 재앙이 지속하다고 하여 하나님의 도우시는 손길이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삶에 재앙이 끝나지 않는다고 하여, 하나님의 날개 그늘이 여러분을 떠난 것이 결코 아닙니다. 아니, 여러분이 지금 큰 재앙을 만나 고통을 당하고 있다면 하나님은 더욱 여러분의 처지를 눈여겨보시며 그분의 넓은 품으로 여러분을 지켜 보호하여 주시는 줄 믿으시기 바랍니다.

 

토마스 아 켐피스의 저작으로 알려져 있는 <그리스도를 본받아>라는 책에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내가 너희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져 있다고 생각하는 때에,

흔히 나는 너희의 가장 가까운 곳에 있음을 기억하라.

너희가 싸움에서 실패하고 거의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하는 그때에,

너희가 애쓴 수고에 대한 보상이 가장 크고 값있게 베풀어질 때가 가까이 있음을 기억하라.

 

어느 것도 너희가 생각하는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해서

모든 것을 잃는 것은 아니니라.

그러므로 너희는 단지 현재의 순간적인 느낌에 따라 판단하거나,

스스로 불안과 고통을 가중시키지 말며,

마치 모든 희망이 사라져 버린 것처럼 실망하거나 완전히 포기하지 말라.

<그리스도를 본받아> 3, 30, 9-10.

 

성도 여러분, 지금 큰 재앙 아래를 지나고 계십니까? 쉽게 치유할 수 없는 육신의 질병,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사라지지 않는 마음의 상처, 최선을 다하여 노력해도 나아지지 않는 삶의 형편, 나로서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보았지만 조금도 변함이 없는 사람 사이의 관계, 수십년을 기도하였지만 여전히 믿음의 길로 들어서지 않은 배우자와 가족들. 지금도 우리를 괴롭히는 수많은 재앙들이 쉼 없이 우리를 엄습하고 있다면,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이 한 가지 사실을 반드시 기억하십시오. 여러분이 재앙 아리에 있는 바로 그때 여러분은 하나님께서 친히 지키시는 주님의 날개 그늘 아래에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확신을 넘어 사명의 기도로

 

오늘 본문 시편 57편은 다윗의 시라고 되어 있지요. 보다 구체적으로 다윗이 사울을 피하여 굴에 있던 때에라는 표제어가 붙어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국경 안에서 다윗이 안전한 장소는 아무 곳도 없었습니다. 어디든지, 그리고 누구든지 다윗을 발견하면 사울에게 그 정보를 제공하였고 이스라엘의 빼어난 군인들이 그 모든 정보를 이용하여 다윗을 잡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기 때문이었지요. 사울 왕의 통치 권한이 미치는 이스라엘의 모든 영토에서 다윗이 안전한 곳은 전혀 없습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다윗이 사울을 피해 굴에 숨어 있었고, 다윗은 그곳에서 자신을 여전히 지켜주시는 하나님의 날개 그늘을 노래합니다. 이스라엘의 모든 곳이 위험천만한 곳이지만, 자신이 굴 안에 숨어 있듯 하나님의 날개 그늘이 다윗을 감싸 보호해 주시기를 간절히 구하는 기도였겠지요. 다윗의 이 간절한 기도는 본문 2절에도 계속됩니다.

 

내가 지존하신 하나님께 부르짖음이여

곧 나를 위하여 모든 것을 이루시는 하나님께로다 (2절)

 

다윗은 기도 가운데 큰 확신을 얻게 됩니다. 어떠한 확신입니까? 본문 1절이 노래했던 것처럼, 하나님께서 주님의 날개 그늘로 나를 지금도 지켜 주신다는 확신이지요. 그리고 본문 2절에서 노래하는 것처럼, 하나님께서 나를 위하여 모든 것을 이루어 주신다는 확신입니다. 그 믿음과 확신을 가지고 지존하시는 하나님께 부르짖고 있습니다. 그런데 성도 여러분, 다윗의 참으로 놀라운 점은 큰 재앙 아래에서 하나님의 보호하시는 손길을 믿고 확신했다는 데 있지 않습니다. 다윗의 참으로 놀라운 점은 그 큰 고통 속에서 이제 하나님의 영광을 노래하는 사명을 위해 기도한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이여 주는 하늘 위에 높이 들리시며

주의 영광이 온 세계 위에 높아지기를 원하나이다 (5절)

 

지금 다윗은 굴 속에서 기도합니다. 그 안에서 자신을 이렇게 감싸주시는 하나님의 보호를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보호하심, 다윗이 피해있는 굴을 벗어나면, 그곳은 온통 어둠의 세력이고 사울의 무자비한 칼날이 날뛰는 현장이고 하나님의 공의가 아니라 사울의 불의가 판을 치는 세상입니다. 다윗은 그 무서운 현실을 피해 초라하게 굴 속에 몸을 숨기고 있어요. 그러나 그의 마음에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꿈과 비전을 더욱 불타오릅니다. 지금은 비록 하나님의 공의가 사라지고 사울의 불의가 가득해 보이지만, 마침내 나는 하나님의 영광이 온 세상을 뒤덮는 그날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결단입니다. 사울의 불의가 사라지고 하나님의 공의가 다시 세우지는 그 날을 위해 내가 다시 일어서겠다는 헌신입니다. 다윗의 비전은 본문 7절부터 더욱 찬란하게 빛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여 내 마음이 확정되었고 내 마음이 확정되었사오니
내가 노래하고 내가 찬송하리이다

내 영광아 깰지어다 비파야, 수금아, 깰지어다 내가 새벽을 깨우리로다

주여 내가 만민 중에서 주께 감사하오며 뭇 나라 중에서 주를 찬송하리이다

무릇 주의 인자는 커서 하늘에 미치고 주의 진리는 궁창에 이르나이다

하나님이여 주는 하늘 위에 높이 들리시며

주의 영광이 온 세계 위에 높아지기를 원하나이다

 

지금도 도저히 멈추지 않는 재앙 아래에서 괴로워하는 분들이 계시지요. 성도 여러분, 여러분이 재앙을 당하는 바로 지금도 하나님의 날개 그늘이 여러분을 지켜 보호하신다는 사실을 명심하십시오. 그리하여 다윗과 같이 여러분을 위하여 모든 것을 이루시는 하나님을 신뢰하며 오늘 밤에도 부르짖어 기도하십시오. 나아가, 나의 질병이 완전히 치유되지는 않았을 지라도, 나의 형편이 여전히 궁핍하고 괴롭고 고통스럽다 할지라도, 이제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꿈과 비전을 선포하며 앞으로 나아가십시오. 하나님께서 오늘밤 여러분의 기도에 응답하여 주셔서, 여러분의 모든 고통과 아픔을 깨끗이 치유하실 뿐만 아니라, 여러분 한 분 한 분을 하나님의 영광이 온 세상에 높아지는 바로 그 일에 크게 사용하여 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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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v. Hanjin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