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그룹과 말씀묵상2017. 12. 2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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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그룹 영성 (0) - 프롤로그

소그룹 영성 (1) - 소그룹 목회의 보편성 (1) "성경적 근거"

소그룹 영성 (2) - 소그룹 목회의 보편성 (2) "방법론적 특징"

소그룹 영성 (3) - 감리교 운동과 속회 (1)

소그룹 영성 (4) - 감리교 운동과 속회 (2)

소그룹 영성 (5) - 순복음 교회와 구역 (1)

소그룹 영성 (6) - 순복음 교회와 구역 (2)

소그룹 영성 (7) - 21세기 한국 개신교회의 소그룹 목회

소그룹 영성 (8) - 개혁교회와 소그룹



소그룹 방법론은 기독교만의 독특한 현상이 아니다. 기독교의 울타리가 아니더라도 교육학, 상담학, 경영학 등의 분야에서 소그룹의 기능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는 15명 이내의 사람들이 수평적 관계를 형성하는 소그룹이 가지는 효율성 때문이다. 소그룹의 효율성을 일찍부터 인식하였던 교회는 속회, 구역, , 다락방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소그룹을 목회의 중요한 하나의 방편으로 활용하였고, 그들은 나름대로의 독특한 방식으로 소그룹의 효율성을 극대화 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그러므로 소그룹 목회를 보다 체계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소그룹이라는 형태가 태생적으로 지닐 수 밖에 없는 방법론적 특징을 이해해야 한다. 이번 강의에서는 소그룹의 장점을 크게 세 가지로 소개한 뒤, 소그룹의 방법론적 한계점에 대해서도 지적하겠다.

 

소그룹의 장점, 그 첫번째는 인격적 상호작용이다. 대형집회보다는 소그룹이 사람들 사이의 인격적 유대관계를 형성하는 데 유리하다. 참석자들이 소속감을 느끼고, 그리스도인의 형제애와 따뜻한 마음을 맛볼 수 있는 곳은 대형 집회가 아니라 소그룹 현장이다. 마음 속 깊이 자리한 상처와 아픔을 대중 앞에서는 고백하기 어렵지만, 각자의 처지를 모두 알고 있는 소그룹 안에서는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히 털어놓을 수가 있다.

둘째는 교육적 효과이다. 대형집회에서 가능한 일방적인 지식의 전달 외에도, 소그룹에서는 멘토링과 상호 모방이 가능하다. 멘토링이란 피교육자의 학습 정도에 따라 적절한 지도를 해주는 것인데, 소그룹 환경은 참석자들의 영적 상태를 보다 쉽게 파악하여 그에 맞는 조언을 줄 수가 있다. 아울러, 소그룹에서는 다른 이들의 행동이나 삶을 가까운 거리에서 확인할 수 있기에 상호 모방을 통한 학습도 가능하다.

셋째는 현대사회와의 적합성이다. 현대 사회는 권위주의가 해체되고 개인주의가 만연하여, 권위 있는 소수의 주장보다는 각자의 경험에서 나오는 대중의 의견이 중요해진 다원주의 사회이다. 그런데 소그룹 형태는 참석자들이 자신의 경험이나 의견을 자유롭게 피력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함으로써, 현대인들에게 보다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현대 사회에서 소그룹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이 급증하는 이유도 이와 같은 사회적 배경에서 찾아볼 수 있다.

 

소그룹의 방법론적 장점으로 크게 세 가지를 지적하였다. 그런데 위의 세 가지 장점이 오히려 소그룹 내에서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소그룹의 첫번째 장점으로 인격적 상호작용을 지적하였다. 그런데 소그룹원들 사이의 인격적 상호작용이 오히려 교회 안의 갈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어느 교회는 제자훈련을 위해 소그룹 형태를 도입하였고, 제자훈련을 위해 모인 소그룹 안에서 성도들은 내면의 상처와 아픔을 털어놓았다. 소그룹이 제공하는 ‘인격적 상호작용’ 속에서, 소그룹원들은 서로가 서로의 상처를 품어줄 수 있으리라 느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제자훈련에 참여했던 한 성도가 소그룹에 속하지 않은 성도들에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전했고 이것은 교회 안의 큰 갈등으로 이어졌다.[1] 소그룹의 강점인 인격적 상호작용이 오히려 교회의 갈등을 일으킨 이와 같은 사례는 매우 보편적인 현상인데, 미셀 그린(Michael Green)은 소그룹원들 사이의 친밀성이 오히려 소그룹에 속하지 않은 다른 성도들과의 관계를 소원하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2]

소그룹의 두번째 장점으로 멘토링과 상호 모방을 통한 학습 효과를 지적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소그룹의 학습 효과 역시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설교에서는 무엇이 옳으며 무엇이 그른가를 분명하게 이야기할 수 있지만, 친근한 유대관계가 형성되는 소그룹 안에서는 참석자들의 잘못을 분명하게 지적하지 못한 채 신앙의 기준을 모호하게 만드는 위험성이 존재한다. 로버트 우스나우(Robert Wuthnow)는 얼굴과 얼굴을 마주하는 소그룹 안에서는당신의 의견/감정이 틀렸소.”라고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소그룹 안에 존재하는 이러한 위험성을 ‘무엇이든 괜찮아 영성’(anything-goes spirituality)이라고 부른다.[3] 렐리 스탁스틸(Larry Stockstill)은 신학교육을 받지 못한 평신도들이 소그룹을 인도하다보면 ‘검증되지 않은 가르침’(unapproved teaching)이 전파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한다.[4] ‘전적 타락’으로 대표되는 부정적인 인간론을 가지고 있는 개혁교회는 소그룹 목회에 대한 전통이 강하지 않은데,[5] 종교개혁자 존 칼뱅이 재세례파의 가정모임을 인정하지 않았던 이유 역시 ‘검증되지 않은 가르침’에 대한 위험성 때문이었다.

소그룹의 세번째 장점으로 지적한 바와 같이, 개인의 경험이나 감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소그룹은 다원화된 사회 속에서 장점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이것 역시 부정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개인의 문제에 집중한 나머지 공동체나 그 너머의 사회적인 이슈를 무시하는 경향이 발생할 위험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스나우는 이러한 위험성을 ‘자기 중심적 종교’(me-first religion)라고 명명하였다. 그에 따르면, ‘자기 중심적 종교’의 특징은 기도 시간에 두드리지게 나타난다. 사람들은 자신의 (지극히 개인적인) 기도 제목을 내어 놓고, 소그룹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개인적인 기도 제목을 위해 기도해준다. 이때 기아, 국가적 갈등, 불의 등 사회적/윤리적 이슈는 거의 다루지 않는다.[6] 여의도순복음교회의 ‘구역’ 에 대한 타당성 있는 비판 가운데 하나가 ‘자기 중심적 종교’라는 공격이다. 오순절적 번영신학에 근거하여 개인의 구원 및 경제적 번영만을 위해 기도할 뿐, 사회적 정의를 위한 노력은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소그룹은 방법론적인 장점을 분명히 가지고 있다. 그러나 소그룹의 장점이 의도하지 않았던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 소그룹이 방법론적 장점이 있다고 하여 소그룹 목회가 언제나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는 것도 아니요, 소그룹의 장법론적 장점이 부정적인 역활을 할 수 있다고 소그룹 목회의 가능성을 처음부터 부정해서도 안 된다. 그러므로 소그룹 목회의 방법론적 특징, 곧 장점과 단점이 동전의 양면과 같이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먼저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소그룹의 형태에 따라, 무엇보다 소그룹을 도입한 기독교 공동체의 영성에 따라 소그룹의 방법론적인 장점이 두드러질 수도 있고 위험성이 더욱 커질 수도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목회자의 과제는 소그룹 목회를 교회 안에 도입하되, 그 장점은 극대화하고 그 위험성은 최소화하는 목회적 노력이다.

 

 



[1] 소개한 사례에 대해서는 필자가 담임 목사를 직접 인터뷰한 뒤 작성한 기사를 확인하라. 이한진, “포기할 수 없는 제자훈련,” 목회와신학』 217 (2007 7): 150-151.

[2] Michael Green, “Cell Church: Its Strengths and Dangers,” in Church without Walls: A Global Examination of the Cell Church, ed. Michael Green (Carlisle: Paternoster, 2002), 127-128.

[3] Robert Wuthnow, ed., “I come away stronger”: how small groups are shaping American religion (Grand Rapids: Eerdmans, 1994), 358-360.

[4] Larry Stockstill, The Cell Church (Ventura: Regal Books, 1998), 119-120.

[5] 개혁교회 안에서도 소그룹의 사례를 찾아볼 있는데, 대표적인 예가 조나단 웨드워드의 부흥운동이다. Cf. Jonathan Edwards, “Some Thoughts On The Revival of Religions In New England,” in The Works of Jonathan Edwards (1834; repr., Peabody: Hendrickson Publisher, 2000), 1:365-430. 그러나 감리교의 속회나 오순절의 구역에 비해 개혁교회에서는 소그룹의 전통이 눈의 띄지 않는다.

[6] Wuthnow, ed., “I come away stronger”: how small groups are shaping American religion, 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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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v. Dr. Hanjin Lee 이한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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