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기 성경공부2021. 11. 3. 15:57

욥의 친구들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의인의 축복과 악인의 형벌을 강조한다. 한마디로 인과응보의 교리다. 본문에서 욥은 ‘악인에 대한 심판’이 현실 세계에서 일어나지 않는다고 반박한다. 

악인의 등불이 꺼짐과 
재앙이 그들에게 닥침과 
하나님이 진노하사 그들을 곤고하게 하심이
몇 번인가 (17절) 


욥과 전도자, 그들의 현실 인식

욥이 악인에 대한 심판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욥은 하나님께서 악인에게 심판을 내려야 마땅하다고 확신한다. 본문 18절부터 21절은 악인을 심판하여 달라는 욥의 간절한 탄원이다. 

  •  ‘바람에 날려가는 겨’ 이미지(18절)는 시편 1편이 묘사하는 악인의 결말이다.
  •  욥의 소원 – 악인들이 하나님의 재앙을 직접 알고 당하게 되는 것(19-20절). 

욥은 하나님께서 악인에게 벌을 내리셔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도 악인들이 자신의 잘못을 깨달을 수 있도록 즉각적으로 강력한 재앙을 내리셔야 한다. 그런데 욥이 관찰한 세상은 악인에게 하나님의 징벌이 내리지 않는다. 이는 전도자(코헬렛)가 관찰한 현실 인식과 동일하다. 

악한 일에 관한 징벌이 속히 실행되지 아니하므로
인생들이 악을 행하는 데에 마음이 담대하도다 (전 8:11) 

욥은 계속해서 인간 최고의 슬픔인 죽음이 악인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 될 수 있는지를 질문한다. 욥은 죽음을 두 가지로 구분하여 설명한다. 어떤 사람은 평안한 가운데 죽음을 맞이하고(23-24절), 다른 사람은 고통 속에서 죽음을 맞이한다(25절). 그러면 서로 다른 죽음의 모습이 악인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 될 수 있는가? 욥의 대답은 ‘아니오’다. 두 사람 모두 죽음이라는 동일한 결론에 이르기 때문이다(26절). 그리고 죽음에 대한 이러한 평가도 전도자(코헬렛)의 생각과 동일하다. 

모든 사람에게 임하는 그 모든 것이 일반이라
의인과 악인, 선한 자와 깨끗한 자와 깨끗하지 아니한 자,
제사를 드리는 자와 제사를 드리지 아니하는 자에게 일어나는 일들이 모두 일반이니
선인과 죄인, 맹세하는 자와 맹세하기를 무서워하는 자가 일반이로다
모든 사람의 결국은 일반이라 (중략) 
후에는 죽은 자들에게로 돌아가는 것이라 (전 9:2-3) 


대화의 평행선

친구들은 인과응보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았다. 그러므로 큰 재앙을 당하는 욥에게는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큰 죄가 있는 것이 분명했다. 거대한 고통을 당하는 욥은 친구들의 눈에 악인이 틀림없었다. 하나님은 언제든 악인을 심판하시는 분이기 때문이다. 반면 욥은 자신의 고통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았다. 세상에는 심판받아 마땅해 보이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하필 자신에게 큰 재앙이 찾아왔다. 그러므로 욥은 이 세상 어디에도 악인을 벌하시는 하나님의 심판이 보이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친구들과 욥은 모두 자신의 관점에서 이 세상을 바라볼 뿐 다른 가능성에 귀를 닫았다는 오류를 범하였다. 친구들은 악인도 심판을 피할 수 있으며 의인도 재앙을 당할 수 있음을 인정해야 했다. 반면, 욥은 자신의 무고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정의롭게 악인을 심판하시는 분임을 받아들여야 했다. 

서로의 다른 관점만을 강조하다 보니, 두 차례에 걸친 긴 대화은 친구들에 대한 욥의 불평으로 끝난다. 

내가 너희의 생각을 알고
너희가 나를 해하려는 속셈도 아노라 (27절) 

그런데도 너희는 나를 헛되이 위로하려느냐
너희 대답은 거짓일 뿐이니라 (34절) 

친구들과 욥의 대화는 여전히 평행선을 그었고, 이제 다음 장부터 세 번째 대화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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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v. Hanjin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