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바울이 에베소서에서 핵심적으로 다루고 있는 주제는 바로 ‘교회’입니다. 교회 안에 있는 복음의 능력이 얼마나 위대한지, 복음의 능력을 발휘하는 교회의 모습은 무엇인지, 교회를 구성하는 성도들의 삶은 어떠해야 하는지 등, 바울은 지금까지 교회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 이르러 가정의 문제를 다루는 것입니다. 저는 사도 바울이 오늘 본문에서 가정의 문제를 다루는 것이 결코 에베소서 전체에 흐르는 교회라는 주제와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에베소교회가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아름다운 교회로 바르게 세워지기 위해서는 에베소교회 성도들의 가정이 먼저 건전하게 새워져야 한다는 사실을 바울은 절감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스도를 경외함으로 피차 복종하라
많은 가정 사역자들은 오늘 본문을 근거로 남편과 아내의 역할을 설명합니다. 다시 말해 아내는 남편에게 복종해야 하고, 남편은 아내를 사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별히 어떤 분들은 오늘 본문의 순서가 아내의 역할을 먼저 언급하고 남편의 역할을 이후에 언급한다는 점에 근거하여, 아내가 먼저 남편에게 복종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그러나 저는 몇몇 가정사역자들의 이러한 해석은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남편과 아내의 관계, 부모와 자녀의 관계, 그리고 주인과 종의 관계를 설명하기에 앞서 사도 바울은 가정 안에서 일어나는 이 모든 관계를 통합하는 하나의 대원칙을 선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를 경외함으로 피차 복종하라” (엡 5:21)
21절 말씀에서 크게 두 가지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그 첫째는 ‘피차’ 복종하라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강조점은 ‘피차’입니다. 그러므로 아내의 역할이 복종이고, 남편의 역할이 사랑이라는 구분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남편도 아내에게 사랑하며 복종해야 하고, 아내도 남편에게 사랑하며 복종해야 합니다. 이것이 성경이 이야기하는 부부의 관계에요. 그리고 두 번째로, ‘그리스도를 경외함으로’라는 말씀에 집중하시기 바랍니다. 남편과 아내가, 그리고 가족 구성원들이 서로 피차 복종하며 사랑하는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근거가 무엇입니까? 그리스도를 경외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오직 주님만이 우리 가정의 주인이 되실 때, 우리는 피차 복종하며 서로 사랑하는 가정을 이룰 수가 있는 것입니다.
“아내들이여 자기 남편에게 복종하기를 주께 하듯 하라 이는 남편이 아내의 머리 됨이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머리 됨과 같음이니 그가 바로 몸의 구주시니라” (엡 5:22-23)
바울은 아내들이 남편에게 복종할 것을 요구합니다. 마치 교회가 그리스도에게 복종하듯이 아내는 남편에게 복종해야 한다고 말씀하죠. 그런데 23절 마지막에 바울은 이렇게 선언합니다. “그가 바로 몸의 구주시니라” 여러분, 여기서 ‘그’는 누구를 가리킬까요? 남편인가요? 아닙니다. 바로 그리스도이십니다. 바울은 아내들이 남편에게 복종해야 한다고, 마치 교회가 그리스도에게 복종하듯이 순종해야 한다고 선언하면서도, 남편의 한계를 분명하게 정합니다. 남편은 아내의 구세주가 될 수 없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남편들은 나약한 한 인간에 불과해요.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이 모든 크리스천의 구세주이시며, 교회의 머리이시며, 한 가정의 가장이 되십니다.
아내는 남편에게 복종해야 하고, 남편도 아내에게 복종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상호 복종의 관계가 가능한 근거가 무엇입니까? 한 가정의 주인, 한 가정의 구세주가 오직 예수 그리스도라는 사실입니다. 우리 가정의 가장이 예수 그리스도 한 분이에요. 그러므로 그 한 분 예수 그리스도를 섬기는 그 마음으로, 바울의 표현을 그대로 사용하여 말씀 드리면 ‘그리스도를 경외함으로’ 아내는 남편에게 복종할 수 있고, 남편도 아내에게 복종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ㅇ리 교회에 속한 모든 가정이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을 가정의 주인으로 모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예수님만을 가정의 주인으로 모셔야, 우리 가정 안에 서로 복종하는 아름다운 관계가 형성됩니다.
“남편들아 아내 사랑하기를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시고 그 교회를 위하여 자신을 주심 같이 하라 이는 곧 물로 씻어 말씀으로 깨끗하게 하사 거룩하게 하시고 자기 앞에 영광스러운 교회로 세우사 티나 주름 잡힌 것이나 이런 것들이 없이 거룩하고 흠이 없게 하려 하심이라” (엡 5:25-27절)
바울은 남편에게 아내를 사랑하라고 명령합니다. 마치 예수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셔서 교회를 위해 자기 자신을 주시기까지 사랑하신 것처럼, 아내를 사랑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여러분, 하나님께서 부부들에게 요구하는 피차 복종과 피차 사랑의 수준이 얼마나 높은지 아십니까? 교회가 그리스도에게 복종하듯 서로 복종해야 하고요, 예수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시듯, 그리하여 자신의 내어 주시듯 교회를 사랑해야 합니다.
바울은 남편이 아내를 사랑하고, 아내도 남편을 사랑하되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는 것처럼 사랑하라고 명령합니다. 그러나 이 명령은 남편에게 그리스도와 같이 아내를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이 있다거나, 아내에게 남편을 그와 같이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이 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오히려 교회와 가정을 깨끗하게 하고, 거룩하게 하고, 영광스럽게 하는 그리스도의 사랑이 그 가정 안에 충만할 때, 비로소 남편은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아내를 사랑할 수 있고 아내도 남편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사랑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하나됨의 비밀은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 안에 담겨 있다.
부부를 위한 바울의 권면은 서로 복종하고, 서로 사랑하라는 윤리적인 명령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그 뒤에 바울은 부부 관계의 중요한 비밀 한 가지를 이야기합니다.
“이와 같이 남편들도 자기 아내 사랑하기를 자기 자신과 같이 할지니 자기 아내를 사랑하는 자는 자기를 사랑하는 것이라 누구든지 언제나 자기 육체를 미워하지 않고 오직 양육하여 보호하기를 그리스도께서 교회에게 함과 같이 하나니 우리는 그 몸의 지체임이라 그러므로 사람이 부모를 떠나 그의 아내와 합하여 그 둘이 한 육체가 될지니 이 비밀이 크도다 나는 그리스도와 교회에 대하여 말하노라 그러나 너희도 각각 자기의 아내 사랑하기를 자신 같이 하고 아내도 자기 남편을 존경하라” (엡 5:28-33)
사도 바울은 부부 사이에 존재하는 이 하나됨의 관계가 얼마나 신비한지, 그것이 ‘비밀’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 비밀이 매우 크다는 것입니다. 종교개혁자 칼뱅은 이 구절을 설명하면서, 성경이 말하는 이 하나됨의 비밀이 얼마나 크고 얼마나 위대한지 인간의 이성으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도, 설명할 수도 없다고 말했습니다.[1]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남편과 아내 사이에 하나됨의 비밀을 숨겨놓았습니다. 그 비밀이 얼마나 큰 지 사람들은 오늘 본문의 말씀을 제 아무리 열심히 연구하고, 제 아무리 머리로 정확히 이해한다 할지라도, 그리고 제 아무리 논리적인 언어로 정확하게 설명한다 할지라도 이 비밀의 깊이를 다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더욱 놀라운 사실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하나님께서는 남편과 아내의 하나됨의 비밀을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 안에 숨겨놓으셨다는 사실입니다. 오늘 본문 32절을 다시 보십시오. “이 비밀이 크도다 나는 그리스도와 교회에 대하여 말하노라” 지금까지 바울은 남편과 아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잖아요. 그런데 바울은 갑자기 “나는 그리스도와 교회에 대하여 말하노라”고 말합니다. 그 의미는 무엇일까요? 남편과 아내가 하나되는 이 비밀은 매우 크고 위대합니다. 그런데 그 비밀은 바로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 안에서 발견되더라는 사실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오늘 본문에 근거하여 자신 있게 선언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와의 하나됨의 비밀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남편과 아내 사이의 하나됨의 비밀도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예수 그리스도와의 하나됨의 비밀을 날마다 누리며 살아가는 크리스천이야 말로 부부 사이의 하나됨의 비밀이 무엇인지 알고, 남편과 아내가 서로에게 복종하며 서로를 사랑하는 아름다운 가정을 이루어갈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여러분, 우리 교회 성도들과 우리 교회에 속한 모든 가정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교회의 모든 성도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됨의 비밀을 깨닫고, 그 하나됨의 비밀을 누림으로 말미암아, 그들이 속한 가정에서도 부부가 하나되고, 식구들이 하나되는 놀라운 은혜를 누릴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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