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그룹과 말씀묵상2020. 4. 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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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티 목회 01 _ 큐티의 신학적 이해

큐티 목회 01 _ 큐티의 신학적 이해 큐티 목회 02 _ 큐티의 목회적 이해 큐티 목회 03 _ 소그룹 나눔방의 명암 큐티 목회를 위한 첫 번째 단계는 큐티에 대한 신학적 이해다. 그런데 큐티는 성경에 접근하는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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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티 목회 02 _ 큐티의 목회적 이해

큐티 목회 01 _ 큐티의 신학적 이해 큐티 목회 02 _ 큐티의 목회적 이해 큐티 목회 03 _ 소그룹 나눔방의 명암 큐티의 목회적 이해를 위해 사도 바울의 교회론이 담겨 있다고 평가를 받는 에베소서의 한 구절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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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티 나눔방의 유익 

큐티는 내가 개인적으로 말씀을 묵상하고 묵상한 말씀을 내 개인의 삶에 적용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큐티는 지극히 개인적이며 지극히 주관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혼자서 큐티를 지속한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개인의 큐티를 지지해주는 든든한 지지대가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큐티 나눔’이다. 큐티 나눔의 유익은 크게 다음의 네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큐티를 지속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당신이 오늘부터 큐티를 결심하였다고 생각해보라. 만일 내가 말씀을 묵상한 내용을 다른 사람과 나눌 기회가 없다면 꾸준한 큐티 생활이란 개인의 의지력에 따라 좌우된다. 그러나 당신이 매주 3~4명과 큐티 나눔방으로 만날 약속을 하였다면, 바쁜 일정이 지속하더라도 말씀 묵상에 더욱 우선순위를 두게 된다.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당신이 큐티 나눔방의 리더라고 생각해보라. 내일이면 나눔방의 방장으로 참여해야 한다면 아무리 바쁜 일이 있더라도 오늘의 큐티 본문을 관찰하며 말씀 묵상을 진행하지 않겠는가? 필자가 지역교회에서 큐티 사역을 시작하면서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는 큐티 나눔방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증명하였다. “큐티를 하면서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입니까?”(복수 응답 불가)라는 질문에 약 25%의 성도들이 “나의 큐티를 다른 사람과 나눌 기회가 없어서”라고 응답하였다. 4명 중의 1명꼴로 큐티를 생활화하는 데 가장 큰 어려움으로 큐티 나눔방을 찾지 못하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각주:1] 그러므로 큐티 나눔방은 개인의 큐티에 덧붙여진 선택사항이 아니라, 개인의 큐티를 지속하게 만드는 필수 사항이다. 

둘째, 개인의 큐티가 지나치게 주관적이 되는 것을 막아준다. 큐티는 그 특성상 주관적인 해석과 개인적인 적용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 그것을 큐티의 맹점이라고 지적할 수 있지만, 해석학적 측면에서 본다면 독자의 세계와 성경의 세계가 인식의 융합을 이루는 보다 창조적인 이해라고 받아들일 수도 있다. 그러나 때로는 평신도들의 성서해석이 지나치게 주관적으로 치우쳐 이를 바로잡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 큐티 나눔방은 개인의 큐티를 보다 객관적인 성서 해석으로 안내해주는 좋은 표지판이 된다. 만일 누군가 본문의 의도에 반하는 지나친 묵상과 적용을 하였다고 생각해보라. 그가 큐티 나눔방에 참여하여 다른 사람들의 말씀 묵상을 듣는다. 그는 동일한 본문을 다른 사람들이 자신과 전혀 다르게 이해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런데 자신과 전혀 다르게 본문을 해석한 사람이 다수이고, 자신과 같은 본문 이해는 자기 한 사람뿐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다른 사람의 직접적인 가르침이 없이도 개인의 말씀 묵상이 본문을 왜곡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당신이 틀렸다”라는 지적이 없어도 나눔방의 참여만으로도 상당 부분 지나친 주관적 해석을 예방할 수 있는 이유다. 

셋째, 다른 사람의 큐티를 들으면서 더욱 풍성한 나눔과 묵상이 가능하다. 하워드 헨드릭스 교수는 사도행전 1장 8절 한 구절에 대한 관찰 내용을 30개 이상 소개하면서 실제로 이 구절에는 600개 이상의 서로 다른 관찰 내용이 담겨 있다고 주장한다.[각주:2] 이것이 사실이라면 사도행전 1장 8절 한 구절을 가지고 수백 개의 묵상과 그에 따른 적용이 가능하다. 그런데 아무리 뛰어난 개인이라 할지라도 혼자서 이처럼 많은 묵상의 내용을 모두 끄집어 내기는 어렵다. 그러나 큐티 나눔방에 참여한다면 다른 사람의 말씀 묵상과 그에 따른 적용을 나의 것으로 삼을 수 있다. 산술적으로만 본다면, 각 사람이 3~4개의 묵상 포인트를 발견하고 매주 4~5명이 큐티 나눔방에 참여하여 묵상의 내용을 나눈다면 하나의 본문에서 약 20개에 가까운 묵상 포인트를 자신의 것으로 얻을 수 있다. 실제로 큐티 나눔을 진행하다 보면 동일한 본문을 상대방에게 꼭 필요한 의미로 해석해주는 경우도 많이 있다. 필자가 사역하는 지역교회에 선교사 자녀를 둔 성도가 큐티 나눔방에 참여하였다.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에 대한 본문을 큐티하면서 어떤 분이 그 성도에게 ‘예수님을 세상에 보내신 아버지 하나님의 마음이 자녀를 선교지로 보내신 성도님의 마음과 비슷하지 않겠어요?’라고 말했을 때 그 성도님은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넷째, 서로의 신앙 생활을 위해 중보기도를 할 수 있다. 말씀 묵상은 본문에 대한 관찰과 해석에서 멈추지 않는다. 어떠한 본문을 묵상하든 그 말씀을 자신의 삶에 적용하게 된다. 그러므로 큐티 나눔방은 성경 본문에 대한 토론장으로 멈추지 않고 참여자들의 삶에 대한 풍성한 나눔 공간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말씀과 기도로 고난을 이겨낸 경험, 간절한 기도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 하나님의 역사라고 고백할 수밖에 없는 체험 등은 참여하는 모든 이들에게 기쁨의 이유가 된다. 반대로 누군가 어려움에 처하거나 삶의 난관을 부딪치면 모든 참여자들이 그를 위해 기도한다. 한 학기의 큐티 나눔방을 마칠 때쯤 예외 없이 듣게 되는 고백은 자기 자신을 위해 누군가 기도하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통신기술의 발달로 나눔방 참여자들의 단체채팅방이 자발적으로 생성된다. 정기적으로 서로의 삶을 나누기에 그때마다 기도 제목을 나누고 서로를 위해 기도하는 튼튼한 중보기도팀이 형성된다. 

이상의 이유들로 큐티 나눔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아래의 그림과 같이, 큐티 나눔방에 참여하면 개인의 큐티가 풍성해지고 개인의 큐티가 풍성해지는 만큼 큐티 나눔방 역시 활기를 띠게 된다. 결론적으로 개인 큐티와 큐티 나눔은 큐티 목회를 지지하는 두 개의 기둥이다. 

개인 큐티와 큐티 나눔은 큐티 목회를 지지하는 두 개의 기둥이다.



소그룹 방법론의 장점과 위험성 

큐티 나눔은 소그룹이라는 환경 속에서 이루어진다. 그런데 소그룹 환경은 기독교의 울타리, 혹은 큐티 나눔을 위한 자리가 아니더라도 교육학, 상담학, 경영학 등의 분야에서 그 중요성이 급속도로 대두되고 있다. 이는 15명 이내의 사람들이 수평적 관계를 형성하는 소그룹이 가지는 효율성 때문이다. 소그룹의 효율성을 일찍부터 인식하였던 기독교는 속회, 구역, 셀, 다락방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소그룹을 목회의 중요한 방편으로 활용하였고, 그들은 나름대로의 독특한 방식으로 소그룹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그러므로 큐티 나눔을 보다 체계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소그룹이라는 형태가 태생적으로 지닐 수밖에 없는 방법론적 특징을 이해해야 한다. 먼저 소그룹의 장점을 크게 세 가지로 소개한 뒤, 소그룹의 방법론적 위험성에 대해서도 지적하겠다. 

소그룹의 장점이 오히려 소그룹 내에서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소그룹의 장점, 그 첫번째는 인격적 상호작용이다. 소그룹이 대형집회보다 사람들 사이의 인격적 유대관계를 형성하는 데 유리하다. 참석자들이 소속감을 느끼고, 그리스도인의 형제애와 따뜻한 마음을 맛볼 수 있는 곳은 대형 집회가 아니라 소그룹 현장이다. 마음 속 깊이 자리한 상처와 아픔을 대중 앞에서는 고백하기 어렵지만, 각자의 처지를 모두 알고 있는 소그룹 안에서는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히 털어놓을 수가 있다. 20명 이상이 모인 자리에서 한두 사람이 자신의 큐티를 나누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는 자신의 큐티를 발표하는 것이지 참석자 상호간의 진실한 나눔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큐티 나눔이 소그룹의 형태를 띄어야 하는 이유는 인격적 상호작용이 가능한 환경이기 때문이다. 

둘째는 교육적 효과다. 일방적인 지식의 전달 외에도, 소그룹에서는 멘토링과 상호 모방이 가능하다. 멘토링이란 피교육자의 학습 정도에 따라 적절한 지도를 해주는 것인데, 소그룹 환경은 참석자들의 영적 상태를 보다 쉽게 파악하여 그에 맞는 조언을 줄 수가 있다. 아울러, 소그룹에서는 다른 이들의 행동이나 삶을 가까운 거리에서 확인할 수 있기에 상호 모방을 통한 학습도 가능하다. 이는 큐티 나눔에도 예외가 아니다. 큐티를 통한 말씀 묵상을 신앙 성장을 위한 영성 훈련의 과정으로 이해한다면, 소그룹의 교육적 효과는 그 중요성이 더욱 두드러진다. 소그룹 큐티 나눔을 통해 나눔방의 리더는 참여자들의 영적인 상태를 보다 쉽게 파악할 수 있으며 말씀을 통한 신앙의 성장에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개인 큐티가 아직 서툴거나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 소그룹 형태로 이루어지는 큐티 나눔방은 나눔방 리더의 말씀 묵상을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모방할 수 있는 학습의 기회를 제공한다. 

셋째는 현대사회와의 적합성이다. 현대 사회는 권위주의가 해체되고 개인주의가 만연하여, 권위 있는 소수의 주장보다는 각자의 경험에서 나오는 대중의 의견이 중요해진 다원주의 사회다. 그런데 소그룹 형태는 참석자들이 자신의 경험이나 의견을 자유롭게 피력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함으로써, 현대인들에게 보다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현대 사회에서 소그룹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이 급증하는 이유도 이와 같은 사회적 배경에서 찾아볼 수 있다. 교회의 대형모임은 회중들로 하여금 수동적인 참여를 요구한다. 그러나 소그룹으로 이루어지는 큐티 나눔방은 참여자들의 적극적인 자기 표현을 격려함으로 현대인들에게 친숙하게 다가설 수 있다. 

소그룹의 방법론적 장점으로 크게 세 가지를 지적하였다. 그런데 위의 세 가지 장점이 오히려 소그룹 내에서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소그룹의 첫번째 장점으로 인격적 상호작용을 지적하였다. 그런데 소그룹원들 사이의 인격적 상호작용이 오히려 교회 안의 갈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어느 교회는 제자훈련을 위해 소그룹 형태를 도입하였고, 그 안에서 성도들은 내면의 상처와 아픔을 털어놓았다. 소그룹이 제공하는 ‘인격적 상호작용’ 속에서, 소그룹원들은 서로가 서로의 상처를 품어줄 수 있으리라 느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제자훈련에 참여했던 한 성도가 소그룹에 속하지 않은 성도들에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전했고 이것은 교회 안의 큰 갈등으로 이어졌다.[각주:3] 큐티 나눔을 위한 소그룹 역시 이와 같은 위험성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지역 교회에는 개인적으로 말씀 묵상을 하면서도 큐티 나눔방에 참여하지 않는 성도들이 많이 있는데, 그 이유가 큐티 나눔방에서 나누었던 자신의 사적인 이야기가 교회 안에서 회자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소그룹의 강점인 인격적 상호작용이 오히려 교회의 갈등을 일으킨 이와 같은 사례는 매우 보편적인 현상으로 미셀 그린(Michael Green)은 소그룹원들 사이의 친밀성이 오히려 소그룹에 속하지 않은 다른 성도들과의 관계를 소원하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각주:4] 

소그룹의 두번째 장점으로 멘토링과 상호 모방을 통한 학습 효과를 지적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소그룹의 학습 효과 역시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설교에서는 무엇이 옳으며 무엇이 그른가를 분명하게 이야기할 수 있지만, 친근한 유대관계가 형성되는 소그룹 안에서는 참석자들의 잘못을 분명하게 지적하지 못하여 신앙의 기준을 모호하게 만들 수 있는 위험성이 존재한다. 로버트 우스나우(Robert Wuthnow)는 얼굴과 얼굴을 마주하는 소그룹 안에서는 “당신의 의견/감정이 틀렸소”라고 직접적으로 이야기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소그룹 안에 존재하는 이러한 위험성을 ‘무엇이든 괜찮아 영성’(anything-goes spirituality)이라고 부른다.[각주:5] 렐리 스탁스틸(Larry Stockstill)은 신학교육을 받지 못한 평신도들이 소그룹을 인도하다보면 ‘검증되지 않은 가르침’(unapproved teaching)이 전파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한다.[각주:6] ‘전적 타락’으로 대표되는 부정적인 인간론을 가지고 있는 개혁교회는 소그룹 목회에 대한 전통이 강하지 않은데,[각주:7] 종교개혁자 존 칼뱅이 재세례파의 가정모임을 인정하지 않았던 이유 역시 ‘검증되지 않은 가르침’에 대한 위험성 때문이었다. 

소그룹의 세번째 장점으로 위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개인의 경험이나 감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소그룹은 다원화된 사회 속에서 장점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이것 역시 부정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개인의 문제에 집중한 나머지 공동체나 그 너머의 사회적인 이슈를 무시하는 경향이 발생할 위험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스나우는 이러한 위험성을 ‘자기 중심적 종교’(me-first religion)라고 명명하였다. 그에 따르면, ‘자기 중심적 종교’의 특징은 기도 시간에 두드리지게 나타난다. 사람들은 자신의 (지극히 개인적인) 기도 제목을 내어 놓고, 소그룹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개인적인 기도 제목을 위해 기도해준다. 이때 기아, 국가적 갈등, 불의 등 사회적/윤리적 이슈는 거의 다루지 않는다.[각주:8] 여의도순복음교회의 ‘구역’에 대한 타당성 있는 비판 가운데 하나가 ‘자기 중심적 종교’라는 공격이다. 오순절적 번영신학에 근거하여 개인의 구원 및 경제적 번영만을 위해 기도할 뿐, 사회적 정의를 위한 노력은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큐티는 성경 본문을 자신의 삶에 구체적으로 적용하는 것을 강조하기에 (personal, practical, possible) 큐티 나눔방은 우스나우가 지적하는 ‘자기 중심적 종교’에 빠져들 위험성이 얼마든지 있다. 

소그룹은 방법론적인 장점을 분명히 가지고 있으며, 큐티 나눔이 소그룹의 형태를 선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소그룹의 장점이 의도하지 않았던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 소그룹이 방법론적 장점이 있다고 하여 소그룹 형태로 진행되는 큐티 나눔방이 언제나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는 것도 아니요, 소그룹의 방법론적 장점이 부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큐티에 있어서 소그룹 중심의 나눔을 처음부터 부정해도 안 된다. 소그룹 목회의 방법론적 특징, 곧 장점과 단점이 동전의 양면과 같이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먼저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큐티 목회를 위해 소그룹의 형태를 도입하되, 그 장점을 극대화하고 그 위험성을 최소화하려는 목회적 노력이 필요하다. 이제부터 그 구체적인 방안들을 제시해보겠다. 


큐티 나눔방 운영 방안 

설교 및 강의, 그 외의 다양한 기회를 활용하여 소그룹의 장점 뒤에 가려진 위험성에 대해 강조해야 한다. 물론 소그룹의 위험성을 지나치게 인식한 나머지 큐티 나눔방이 위축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모든 참여자들이 소그룹이라는 방법론적 환경이 필연적으로 내포하는 위험성을 인식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아울러, 큐티 나눔방의 리더는 시의 적절하게 소그룹의 위험성을 참여자들에게 알려야 한다. 무엇보다 큐티 나눔방 안에서 오갔던 모든 개인적인 이야기들은 나눔방을 넘어 다른 누군가에게 결코 발설하지 말 것을 강조해야 한다. 소그룹 안에서는, 특별히 그것이 말씀을 묵상하는 큐티 나눔이라면 상대방의 마음과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해줄 수 있다. 그러나 악의가 전혀 없고, 때로는 그 사람을 칭찬할 목적으로 나눔방에서 있었던 대화의 일부를 다른 사람에게 옮기더라도 소그룹으로 구성된 큐티 나눔방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은 그것을 동일한 마음으로 공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개인 인격의 문제가 아니라 단순히 큐티 나눔을 위한 소그룹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개인의 이야기가 교회 내에 퍼지면 당사자는 큰 상처를 입게 된다. 그러므로 좋은 의도라 할지라도 당사자의 허락을 받지 않았다면 큐티 나눔방에서 나누었던 개인적 이야기는 결코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 

큐티 나눔을 위한 소그룹을 조직하고 운영하는 데에도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 있다. 필자는 지역교회에서 큐티 나눔방을 조직할 때, 처음부터 나눔방을 시작하는 날과 마치는 날을 못 박아 두었다. 3~4개월 정도 큐티 나눔을 하다 보면 서로 친밀한 유대관계가 형성되어 동일한 구성원이 더 오랜 시간 큐티 나눔방으로 모이기를 소망한다. 때로는 다음 기수에도 동일한 구성원들로 나눔방을 구성해 달라고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필자는 단 한 번도 이러한 요청을 수용하지 않았는데,[각주:9] 그 이유는 소그룹 환경이 조성하는 인격적 상호작용이 오히려 교회내의 갈등을 일으키는 위험성을 내포하기 때문이다. 3~4개월 큐티 나눔방을 운영하고 나면, 1~2달은 나눔방을 쉬게 하여 큐티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도록 하였고, 다시금 나눔방을 구성할 때는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여 참여를 원하는 사람들을 새롭게 모집하였다. 그렇게 처음부터 마치는 날을 미리 정해 두니 나눔방의 리더를 섭외하는 일도 한결 손쉬워졌고, 새롭게 참여하는 이들도 뒤늦게 시작한다는 마음 없이 동참할 수 있었다. 

큐티 목회가 지역 교회에 정착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목회적 노력이 또 하나 있다. 성도들이 성경을 공부하거나 통독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라는 것이다. 큐티는 성경공부가 아니며, 정해진 짧은 본문 속에서 ‘오늘 나에게 주시는 말씀’을 듣는 과정이다. 그러나 성경에 대한 바른 지식이 토대로 쌓인다면 큐티는 더욱 풍성해진다. 특별히 큐티는 그 특성상 10여절 안팎의 짧은 본문을 묵상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큐티의 맹점 가운데 하나는 성경 전체의 흐름을 놓치기 쉽다는 데 있다. 사무엘상하의 전체 흐름을 놓친 채, 사무엘, 사울, 다윗에 대한 단편적인 사건들만 묵상하는 잘못을 저지르기 쉽다. 그러므로 사무엘상하의 한 부분을 더욱 깊이 묵상하기 위해서는 사무엘상하의 흐름을 읽는 통독이 병행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목회자는 평신도의 큐티가 더욱 풍성해지기 위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성경공부와 성경통독에 성도들을 동참시켜야 한다. 큐티만으로 말씀 생활이 온전해질 수 없다는 의미다. 


 

팬데믹 시대의 소그룹 목회 - 예스24

코로나 팬데믹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목회 영역이 소그룹이다. 그 끝을 알 수 없는 팬데믹 시대에 소그룹 목회를 위한 탈출구는 어디에 있는가? 저자는 목회 현장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은 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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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필자의 설문에 응답한 사람은 모두 267명이었다. [본문으로]
  2. Howard G. Hendricks and William D. Hendricks, Living By the Book: The Art and Science of Reading the Bible, revised and updated (Chicago: Moody Publishers, 2007), ch. 6. [본문으로]
  3. 여기에서 소개한 사례에 대해서는 필자가 담임 목사를 직접 인터뷰한 뒤 작성한 기사를 확인하라. 이한진, “포기할 수 없는 제자훈련” <목회와신학> 217 (2007년 7월): 150-151. [본문으로]
  4. Michael Green, “Cell Church: Its Strengths and Dangers,” in Church without Walls: A Global Examination of the Cell Church, ed. Michael Green (Carlisle: Paternoster, 2002), 127-128. [본문으로]
  5. Robert Wuthnow, ed., “I come away stronger”: how small groups are shaping American religion (Grand Rapids: Eerdmans, 1994), 358-360. [본문으로]
  6. Larry Stockstill, The Cell Church (Ventura: Regal Books, 1998), 119-120. [본문으로]
  7. 개혁교회 안에서도 소그룹의 사례를 찾아볼 수 있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조나단 웨드워드의 부흥운동이다. Cf. Jonathan Edwards, “Some Thoughts On The Revival of Religions In New England,” in The Works of Jonathan Edwards (1834; repr., Peabody: Hendrickson Publisher, 2000), 1:365-430. 그러나 감리교의 속회(classes)나 오순절의 구역(home cell groups)에 비해 개혁교회에서는 소그룹의 전통이 눈의 띄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본문으로]
  8. Robert Wuthnow, ed., “I come away stronger”: how small groups are shaping American religion, 356. [본문으로]
  9. 대부분의 지역교회와 같이 필자가 섬기는 교회 역시 거주지를 중심으로 구성된 소그룹(구역, 셀, 목장 등)이 조직되어 있다.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소그룹의 역할은 거주지 중심의 소그룹이 담당하고 있기에 큐티 나눔방은 3~4개월을 유지한 뒤 흩을 수 있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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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v. Hanjin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