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2020. 5. 4.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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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문제는 과학적 근거나 통계적 수치로 설명할 단계를 넘어섰다. 이제는 논리적 설명으로 설득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미 문제의 심각성은 충분히 증명되었고, 지금이라도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그런데도 인류가 환경문제에 여전히 소극적인 이유는 나에게 당장 손해가 발생하지 않으면 그 문제를 회피하려는 인간의 본성, 모두가 함께 해결해야 하는 공동체의 과제보다 내가 혼자 해결해야 하는 개인의 문제를 우선순위에 놓으려는 인간의 본성 때문이다.

 

쓰레기책
국내도서
저자 : 이동학
출판 : 오도스 2020.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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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책>은 환경문제를 부각하는 데 상당히 성공적이다. 먼저, 쓰레기라는 하나의 주제에 집중한다. 그것도 플라스틱 쓰레기를 주로 언급한다. 음식물 쓰레기, 우주 쓰레기, 동물의 사체도 언급하지만 책의 주제는 단연 플라스틱 쓰레기다. 이 책은 우리 곁에 있는 플라스틱 제품에 관심을 집중시킨다. 나아가 생산되어 소비되고 더 이상의 필요가 사라져 쓰레기가 된 플라스틱에 독자의 시선을 묶어 놓는다. 그리고 질문한다.

“우리가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는 다 어디로 갔을까?”

플라스틱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분해되지 않기에 생산되고 소비된 플라스틱 쓰레기는 어딘가로 이동할 뿐 사라지지 않는다. 그 결과, 태평양 한가운데 프랑스 영토의 세 배에 이르는 플라스틱 쓰레기장이 존재한다. 세계의 쓰레기통 역할을 하던 중국이 이제는 쓰레기를 수입하지 않자, 세계는 쓰레기 처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다. 대한민국도 예외가 아니어서 2019년 필리핀에 불법으로 수출한 쓰레기 문제로 국제적인 비난을 받은 적이 있다. 이 모든 사례는 폭증하는 쓰레기 생산량보다 쓰레기 처리량 - 매립, 소각, 재활용 등 - 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쓰레기책>은 플라스틱 쓰레기라는 한 가지 주제에 초점을 맞추면서 독자들에게 환경문제를 효과적으로 호소한다. 여기에 한 가지 장점이 이 책에 더해진다. 지구촌장 이동학이 직접 세계를 여행하며 촬영한 생생한 사진이다. 이 책에 수록된 사진들은 여느 여행 사진과 다르다. 지저분한 곳, 그래서 보고 싶지 않은 곳은 피하고 예쁘고 아름다운 곳을 배경으로 촬영하는 것이 일반적인 여행 사진이다. 그러나 이동학의 사진은 쓰레기가 주인공이다. 사람들이 보고 싶지 않은 장면, 그래서 사람들이 외면하는 장면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만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사진이다. 이러한 장점으로 무장하였기에 이 책은 논리적으로는 반박하지 못하면서도 감정적으로는 거부하고 싶은 환경문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지구촌장 이동학의 <쓰레기책>은 환경문제를 고발하여 독자들에게 인식시키는 데 매우 성공적이다. 그러나 환경 문제는 인식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점에서 우선은 절반의 성공이라고 해두자. 어머니에게 지구촌장이라는 직함의 임명장을 받아 2년 동안 61개국, 157개 도시를 여행한 이동학의 독특하면서도 의미있는 모험이 이후 지구촌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크게 기여하기를 응원한다. 그리고 환경 문제는 결코 개인의 과제일 수 없기에 이 책을 읽는 우리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보다 나은 공동체를 위해 행동하기를 바래본다.


https://m.blog.naver.com/practicaltheologian/22322225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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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v. Hanjin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