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2018. 4. 2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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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도훈련을 하던 중, 한 집사님이 이렇게 질문했다. “전도를 하다가 교회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요?” 교인으로부터 상처를 받았거나 교회의 어두운 측면을 관찰하였던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할 때 취할 수 있는 방법이 몇 가지 있다. 예를 들어, 교회는 하나님의 진리를 가르치는 곳이지만 교회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그 진리를 깨닫고 삶으로 실천하는 것은 아니라는 해명이다. 혹은 교회가 완전하지는 않지만 교회가 담고 있는 복음만큼은 인간을 구원하는 하나님의 능력이니, 교회의 부정적인 측면 때문에 교회가 선포하는 복음까지 거부하는 것은 결코 지혜로운 행동이 아니라는 주장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러한 대안이 그 집사님에게 충분한 해법이 아니라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교회가 지역 사회로부터 칭찬을 받는다면 한 두 마디의 말로 교회와 교회가 전하는 복음을 변호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교회가 처한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 세상은 교회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이러한 경향은 젊은 세대로 내려갈수록 더욱 뚜렷해진다. 교회의 도덕성, 혹은 교회가 가진 정보력과 행정력이 매력적으로 보였던 시절이 혹 있었을지라도 지금은 교회가 비기독교인들에게 그 어떠한 매력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기독교인이라는 것이 친구들에게 자랑할 것이 못되며 오히려 숨기고 싶은 사실이 되어 버렸다. 멀지않아 기독교는 이 사회에서 소수자(minority)로 전락할 것이 자명하다.


오픈 시크릿
국내도서
저자 : 레슬리 뉴비긴(Lesslie Newbigin) / 홍병룡역
출판 : 복있는사람 2012.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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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슬리 뉴비긴의 선교신학이 요약되어 있는 <오픈 시크릿>(Open Secret)은 초대교회의 선교가 20세기 서구교회의 선교와 큰 차이가 있음을 보여준다. 위대한 선교의 시대로 구분하는 18-19세기가 서구 열강의 제국주의 팽창과 때를 같이 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반면 신약성경이 증언하는 교회의 선교에는 문화적 선진지역에서 낙후된 지역으로의 전도라는 개념은 등장하지 않으며 오히려 그들은 ‘약자의 입장에서’(from a position of weakness) 복음을 증언하였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기독교의 대사회적 리더십의 추락과 그로 말미암은 전도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지만 재력이나 조직력 등을 통한 대사회적 리더십은 교회의 본모습이 아니다. 한국 사회에서 점차 소수자로 전락하는 교회는 대사회적 영향력을 회복하는 것보다 약자의 입장에서 복음을 전하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 더욱 필요하다. 그리고 그 방법의 핵심은 바로 대화다.


뉴비긴은 타종교와의 대화를 강조하면서, 대화란 회심이나 종교간의 차이를 확인하기 위한 ‘고백적 대화’(confessional dialogue)도 아니요, 하나의 보편적인 진리를 전제한 ‘진리 탐구형 대화’(truth-seeking dialogue)도 아니다. 마치 베드로가 이방인 고넬료를 만나서 율법과 이방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바꾼 것처럼, 진지한 대화는 기독교의 전통적인 사고를 뒤흔들기 마련이다. 곧, 대화는 위기를 초래한다. 그러나 기독교인이 위기를 무릅쓰고 진지한 대화를 통해 자신의 토대를 무너트릴 때 비로서 예수님을 모든 세계 위에, 나아가 자신의 믿음 위에 뛰어난 주님으로 고백할 수 있다.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자. 전도의 현장에서 교회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뉴비긴에게 이러한 질문을 던진다면 그는 아마도 경청이라고 대답했을 것 같다. 그들의 주장이 우리로 하여금 기독교라는 든든한 토대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다면 그들과의 대화는 유익하다. 아울러, 그들의 주장이 전제하고 있는 토대도 십자가의 관점에서 의심할 수 있다면 바로 그곳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완전히 비우신 예수님의 십자가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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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v. Dr. Hanjin Lee 이한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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