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2020. 7. 1.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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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의 증가는 이미 사회적 트렌드가 되었다. <혼자 살아도 괜찮아>는 이것이 지엽적인 변화가 아닌 전 지구적인 현장이라고 강조한다. 이 책의 저자 엘리야킴 키슬레브는 결혼 문화가 변하는 근본 메커니즘을 10개의 관점으로 분석한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독신 증가 추세가 더 뚜렷해지고, 어쩌면 막을 수 없는 현실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34쪽)


싱글은 출입 금지

이 책은 싱글의 증가가 뚜렸한 사회 현상이지만 여전히 그들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과 보이지 않는 차별이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그러한 선입관과 차별이 일어나는 장소 가운데 교회가 있다. 교회는 모든 사람을 포용한다고 말하지만 싱글들이 느끼는 교회는 그렇지 않다. 이 책에는 싱글이기에 주일 예배에 참석하기 어려워하는 사라(가명)의 블로그 글이 소개되어 있다. 그녀는 가족이 함께 예배에 출석하는 모습을 바라보기 힘들어하며 남편이나 아이가 없이 혼자 교회를 출석해도 되는지 늘 고민한다고 하소연한다.

"차에 올라탈 때 잠시 고민했다. 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을 정신적 에너지가 남아 있는지가 일요일마다 하는 고민이다. 집에서 샌드위치를 먹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차를 돌렸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다. 내내 속으로 생각했다. '괜찮아. 내 곁에는 하나님이 계시잖아. 난 혼자가 아니야. 울지 말자. 하나님, 도와주세요.' 일요일마다 교회에 갈지 말지를 두고 고민한다. 혼자 가서 혼자 있다가 혼자 돌아와 혼자 밥을 먹어야 하니까. 일요일은 정말 별로다." (150쪽)

이 책의 저자는 독신들이 평소에는 괜찮다가도 특정 사회 활동에 참여할 때면 불편함과 어색함을 느낀다고 분석한다. 교회는 그들이 불편함과 어색함을 느끼는 장소 가운데 하나다. 누구도 싱글은 예배에 참석할 수 없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교회의 문화와 분위기는 그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대부분의 기독교 가정사역자들은 '부부'가 모든 관계의 중심이며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매년 5월이 되면 교회의 중요한 절기를 맞은 것처럼 모든 예배가 부부 중심의 가정에 초점을 맞춘다. 교회 안에 미혼을 위한 모임이 등장하고 있지만, 사별자 모임이나 이혼자 모임처럼 여전히 불완전한 상태에 있는 이들을 돕는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교회는 침묵하지만 분명히 느껴진다. 싱글은 출입 금지!


싱글을 위한 목회

교회는 더 많은 싱글이 예배에 참여하기를 바라지만 그들을 포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른다. 미혼은 완전한 성인이 되지 않았다는 생각, 이혼자는 성경이 이야기하는 이상적인 가정을 이루지 못한 사람이라는 선입견, 그 무엇보다 부부 중심의 가정만이 올바르고 경건한 가정의 형태라는 신학적 전제. 이러한 태도를 유지한 채 새로운 모임과 프로그램을 신설하더라도 싱글을 위한 목회가 될 수는 없다.

성경은 부부 관계를 중요하게 여긴다. 부부 관계를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로 설명하기도 한다. 그러나 성경 안에 다양한 관점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 된다. 곧, 덴마크의 신학자 죄렌 키에르케고르가 이야기한 '하나님 앞의 단독자' 개념도 기독교의 핵심 사상이다. 모든 인간은 하나님과 일대일의 관계이지 배우자, 부모, 자녀 등 가족이라는 틀 안에서 하나님과 관계를 맺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모든 인간은 하나님 앞에서 각자의 삶을 결산하는 때를 맞이하게 되는데,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사람이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날 때에는 장가도 아니 가고 시집도 아니 가고 하늘에 있는 천사들과 같으니라"(막 12:25) 인간은 언제나 하나님 앞의 단독자로 서 있어야 한다. 기혼자도, 독신도, 이혼자도, 사별자도 예외는 없다.

성도들이 하나님 앞에서 홀로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다면, 그리하여 고독하지만 자신의 삶을 신앙으로 일구어갈 수만 있다면, 이처럼 하나님 앞의 단독자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교회가 불어넣어준다면 어떨까? 그리하여 기혼자든 미혼이든 상관 없이 우리 모두는 하나님 앞에서 살아가는 단독자이며 동시에 모든 성도가 한 가족을 이루며 살아가는 공동체라는 사실을 실천할 수 있다면 어떨까? 예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가정의 형태가 등장하는 현대사회에서 교회는 성도라는 개인과 교회라는 공동체를 함께 강조하며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믿음의 길로 인도할 수 있지 않을까?

<혼자 살아도 괜찮아>는 싱글이 기혼자보다 더 행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그 방법을 탐색한다. 저자의 말대로 행복한 싱글이 되기 위해서는 그 개인이 자신의 삶을 인정하고 보듬으며 주변 사람들과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자의든 타의든 싱글로 살아가는 개인의 생각과 태도가 삶의 만족도를 크게 좌우한다는 의미다. 기독교 신앙은 개인의 가족 형태가 어떠하든 상관없이 자신의 인생길을 하나님 앞에서 경영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할 수 있다. 이것은 기혼자에게도 필요한 교회의 역할이요, 독신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큰 의미가 있는 교회의 사명이다.

혼자 살아도 괜찮아
국내도서
저자 : 엘리야킴 키슬레브(Elyakim Kislev) / 박선영역
출판 : 비잉 2020.01.08
상세보기

 

https://m.blog.naver.com/practicaltheologian/22322225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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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v. Hanjin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