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2020. 12. 30.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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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카치오프와 윌리엄 패트릭은 이 책에서 인간의 외로움이 생존을 위한 진화의 산물이라고 설명한다. 원시 사회에서 홀로 고립된다는 것은 생존에 대한 굉장한 위협이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의 몸은 공동체에서 떨어져 나가는 것을 고통으로 여기며 사회적 유대감을 갈망하는 시스템을 갖추게 되었는데, 이것이 외로움이다. 그러므로 외로움은 함께 살아가도록 창조된 인간의 몸이 보내는 자연스러운 신호다. 인간의 몸이 상처를 입으면 통증을 통해 상처를 인식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다. 

문제는 원시 사회가 아닌 도시 문명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외로움이라는 감정은 많은 경우 사회적 유대감을 형성하기보다 자신을 더욱 고립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이다. 외로움은 간섭효과를 일으킨다. 외로운 사람은 사회적 유대감이나 사회적 배제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외로움이 깊은 사람은 아주 평범한 상황에서도 과도하게 반응한다.”(p. 232) 이러한 간섭효과의 자연스러운 귀결이 자기 조절 능력의 손상이다. 결과적으로 외로움은 자신이 사회적 유대를 강화하지 못하리라고 생각하며, 이는 ‘자기 충족적 예언’이 되어 현실로 나타난다. 한 마디로 현대사회에서는 외로움이 사회적 유대감을 강화하기보다 사회적 배제에 빠지게 만든다. 

사회적 유대감은 세 가지 차원으로 구분할 수 있다. “자아의 경우에 개인적, 상관적, 집단적이라는 세 가지 차원이 있다면 사회적 연결 관계, 다시 말해 유대감의 경우도 그와 일치하는 세 가지 차원이 있다. 바로 개인적 연결 관계와 상관적 연결 관계, 그리고 집단적 연결 관계다.” (p. 113) 개인적 연결 관계란 부부나 연인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상관적 연결 관계는 보다 넓은 친구나 가족을 말하며, 집단적 연결 관계는 특정 집단에 소속되어 발생하는 유대감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이 세가지 차원 중에서 어느 하나가 무너지면 다른 영역도 위태로워진다는 점인데, 그 세 가지 차원은 우리가 자신의 외로움이 어디로부터 기원하는지 돌아보는 좋은 도구가 된다. 

이 책의 핵심은 외로움을 극복하고 사회적 유대감을 얻는 전략에 있다. “바람직한 사회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열쇠는 사회적 신호를 정확히 읽고 공감을 바탕으로 관계를 기술적으로 관리하는 데 있다.”(p. 259) 인용한 문장을 음미해보면, 사회적 유대감은 사회적 신호를 읽을 수 있는 능력과 관계를 관리하는 기술에 달려 있다.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능력과 기술의 문제이기에 저자는 사회적 유대감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라고 권면한다. 그 구체적이고 간단한 방법을 EASE라는 알파벳으로 묘사한다. 

Extend Yourself (다른 사람에게 손 내밀기) 
Action Plan (구체적인 행동계획) 
Selection (선택) 
Expect the Best (최선을 기대하기) 

저자가 제시하는 유대감 형성의 지혜 중에는 기독교인들에게 특별히 관심이 가는 대목이 있다.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마 7:12)는 예수님의 말씀을 인용하는 대목이다. 저자는 이 말씀이 현대인들에게는 유치하고 비과학적으로 들려 무시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사회적 유대감을 갈망하는 현대인들이 귀를 기울이고 실천해야 할 지혜라고 강조한다.(p. 312) 

 

인간은 왜 외로움을 느끼는가
국내도서
저자 : 존 카치오포,윌리엄 패트릭 / 이원기역
출판 : 민음사 2013.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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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blog.naver.com/practicaltheologian/22322225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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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v. Hanjin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