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상 성경공부2023. 1. 27.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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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은 블레셋에 크게 패하였다. 엘리의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는 한 날에 전사하였다. 무엇보다 하나님의 언약궤가 이방인의 손에 빼앗겼다. 전쟁의 결과는 처참했다. 이 소식이 실로에 전해지자 이스라엘 모든 백성은 큰 충격에 빠진다. 


패전의 소식

블레셋과의 전쟁에 참전하였던 한 베냐민 사람이 실로에 돌아왔다(12절). 그는 만나는 사람마다 전쟁의 결과를 전했고, 온 성읍은 슬픔으로 부르짖었다(13b절). 그는 이스라엘의 최고 지도자인 엘리를 만나 직접 소식을 전한다. 그의 보고는 군더더기가 없이 명확했고, 잔인할 정도로 직설적이었다. 

소식을 전하는 자가 대답하여 이르되 
(1) 이스라엘이 블레셋 사람들 앞에서 도망하였고 
(2) 백성 중에는 큰 살륙이 있었고 
(3) 당신의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도 죽임을 당하였고 
(4) 하나님의 궤는 빼앗겼나이다 (17절) 

엘리는 자녀를 율법에 따라 분명히 징계하지 못하는 등 여러 결점이 있었지만 대체로 경건한 사람이었다. 그는 전쟁터에 나가 싸우는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보다 하나님의 언약궤를 더 걱정했다. 언약궤를 전쟁터로 가져가면서 승리를 확신했던 사람들과 달리 그의 마음은 언약궤로 말미암아 떨고 있었다(13a절). 소식을 전하는 자의 보고는 그의 불안이 현실이었음을 증명하고도 남았다. (1) 이스라엘은 패배하였다. (2) 돌이킬 수 없을 만큼 큰 패배였다. (3) 이 과정에서 두 아들도 전사하였도. (4) 무엇보다 하나님의 궤를 빼앗기고 말았다. 언약궤에 대한 소식에 이르자, 그는 더 이상 충격을 견딜 수 없었다. 

하나님의 궤를 말할 때에 
엘리가 자기 의자에서 뒤로 넘어져 
문 곁에서 목이 부러져 죽었으니 
나이가 많고 비대한 까닭이라 
그가 이스라엘의 사사가 된 지 사십 년이었더라 (18절) 

엘리는 전쟁의 소식을 기다리며 "자기의 의자"에 앉아 있었다(13절). 그가 아직 이스라엘의 사사로 역할을 하고 있었다는 의미다. 그런데 소식을 듣자 "자기 의자에서" 뒤로 넘어져 떨어진다. 성경은 곧 이어 그가 이스라엘의 사사가 된 지 40년이 지났다고 서술한다. 98세의 나이로 시력은 거의 상실되었고(15절) 몸은 비대해질대로 비대해진 엘리의 40년 간 지속된 사사의 역할이 멈추는 순간이다. 


이가봇 

이스라엘의 패전 소식은 비느하스의 아내에게도 큰 충격이었다. 

그의 며느리인 비느하스의 아내가 임신하여 해산 때가 가까웠더니 
하나님의 궤를 빼앗긴 것과 그의 시아버지와 남편이 죽은 소식을 듣고 
갑자기 아파서 몸을 구푸려 해산하고 (19절) 

비느하스의 아내는 패전의 소식을 듣고 조산한다. 주변에서는 아들을 낳았다고 축하하지만 그녀는 조금도 기뻐할 수 없었다. 오히려 하나님의 영광이 이스라엘에게서 떠났다고 말하며 아들의 이름을 이가봇(영광이 없다)이라고 부른다(21절). 엘리에게 두 아들의 죽음이나, 비느하스의 아내에게 남편을 비롯한 가족의 죽음은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본문은 그들의 마음을 가장 아프게 했던 결정타는 가족의 죽음이 아니라 언약궤를 빼았긴 사실이었다고 반복하여 강조한다. 

또 이르기를 하나님의 궤를 빼앗겼으므로 
영광이 이스라엘에서 떠났다 하였더라 (22절) 

이스라엘은 바야흐로 이가봇의 시대를 맞이하였다. 언약궤를 이방민족 블레셋에게 빼았겼다는 사실은 하나님께서 그들을 버리고 떠나셨다는 의미로 다가왔다. 그러나 바로 여기에 역설이 있으니, 40년간 지속되었던 엘리의 시대가 끝나고 이가봇의 시대가 시작된 바로 이 장면으로부터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역사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성경의 시선은 이가봇을 선언하는 실로에서 하나님의 언약궤가 빼앗긴 블레셋으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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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v. Hanjin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