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강해2023. 7. 23. 14:53

올해 여름 전국을 강타한 기록적인 호우로 우리나라는 50명의 사망자와 실종자가 발생하는 큰 슬픔을 겪었습니다. 이는 2011년 서울 우면산에서 발생한 산사태 이후 호우로 인한 최대규모의 인명 피해였습니다. 특히 청주시 오송 지하차도에서 14명이 사망한 사건은 전 국민을 큰 슬픔에 빠지게 만들었습니다. 이처럼 뜻하지 않은 자연재해로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할 때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하소연이 있습니다. 이번 피해는 단지 천재가 아니라 인재라는 하소연입니다. 여러분, 천재는 무엇입니까? 문자 그대로 하늘에서 내려오는 재앙입니다. 짧은 시간에 기록적인 강수량을 기록하다 보니 큰 홍수가 일어나고 인적, 물적 피해를 입게 되었다는 의미이지요. 그런데 왜 사람들은 이번 재해의 직접적인 원인이 집중호우라는 자연현상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재해가 단지 천재가 아니라 인재라고 이야기하는 것입니까? 그 대답은 매우 단순하지요. 비가 내리는 것, 태풍이 한반도를 강타한 것, 지진이나 가뭄이 일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자연 현상이라 할지라도, 그에 따른 만반의 준비를 하지 않았으니, 우리 인간에게도 재해의 큰 책임이 있다는 의미로 인재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하늘에서 내리는 재앙, 곧 천재가 인간의 잘못으로 인한 재앙, 곧 인재가 되는 것은 단지 국가적 차원에서만 발생하지는 않은 듯합니다. 우리 개인의 삶은 물론이요 우리의 가정이나 교회에서도 예기치 못한 어려움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짧은 시간에 기록적인 장맛비가 쏟아지듯, 우리의 삶에도 예상하지 못했던 사고나 질병 등이 발생할 수 있지요. 태평양 바다에서 태풍이 만들어져 한반도를 강타하듯, 나는 성실하게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외부의 요인으로부터 우리의 가정과 교회는 큰 충격을 받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이때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요? 인생의 비바람이 몰아쳐 나의 몸과 마음이 흠뻑 졌을지라도 다시 일어나 인생의 비바람을 뚫고 지나갈 수 있는 힘이 있는가, 우리의 가정에 태풍이 몰려오고 지진이 일어나 우리 가정이 크게 흔들린다 할지라도 날마다 새 힘을 주시는 하나님을 의지하여 그 모든 역경을 이겨낼 믿음과 용기가 우리에게 있는지가 더욱 중요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분명한 가르침

오늘 본문은 예수님께서 산 위에서 전하신 보배로운 말씀, 곧 산상보훈의 결론으로 지금까지 예수님께서 가르치신 말씀을 실천하고 순종할 것을 강조하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본문의 말씀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기에 앞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예수님의 말씀에는 애매한 것이 전혀 없고 모든 것이 분명하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수많은 결정을 앞에 두고 이것이 옳은 지 저것이 옳은 지, 이것이 하나님의 뜻인 지 저것이 하나님의 뜻인 지 고민할 때가 많이 있지요. 그러나 우리가 성경을 통해 예수님의 말씀을 듣게 되면 그러한 애매한 지점은 모두 사라지게 됩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순종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너무도 분명하게 드러나지요. 특별히 오늘 본문이 포함되어 있는 산상보훈의 말씀은 더욱 그러합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내가 어떤 사람을 너무도 미워합니다. 그래서 그 사람에게 폭력을 가했습니다. 심지어 살인을 저질렀습니다. 그러면 당연히 그러한 행동은 큰 죄악이 되겠지요. 그런데 다른 사람을 미워하는 마음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내 행동을 최대한 억눌렀습니다. 결과적으로 그에게 폭력을 가하지도 않았고 살인은 근처에도 가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나의 행동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인가요?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산상보훈의 말씀을 통해 우리에게도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형제에게 노하는 자마다 심판을 받게 되고 
형제를 대하여 라가라 하는 자는 공회에 잡혀가게 되고 
미련한 놈이라 하는 자는 지옥 불에 들어가게 되리라 (마 5:22) 

다른 사람을 향해 미워하는 마음만 들어도 우리는 회개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을 욕하고 저주하는 행동은 하나님의 큰 심판을 받게 되는 행동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이 말씀을 진지하게 내 삶의 기준으로 받아들이면 우리는 그 어떠한 핑계도 댈 수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삶의 모습은 너무도 분명하기 때문이지요. 

하나의 예를 더 들어볼까요? 예수님 시대에 유대인들은 율법의 규정을 따라서 아내에게 이혼 증서를 써주고 합법적으로 이혼하였습니다. 나는 적법한 절차를 지켰고, 주변의 많은 사람들도 그렇게 행동합니다. 여기에 어떤 문제라도 있습니까? 네, 사람들 사이에서는 아무런 문제도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산상보훈에서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음행한 이유 없이 아내를 버리면 이는 그로 간음하게 함이요 
또 누구든지 버림받은 여자에게 장가드는 자도 간음함이니라 (마 5:32) 

음욕을 품고 여자를 보는 자마다 
마음에 이미 간음하였느니라 (마 5:28) 

우리는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 지에 대한 기준이 모호해진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언제부턴가 가정에서도 부모가 더 이상 자녀에게 무엇이 옳은 행동이고 무엇이 그른 행동인지 바르게 지도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학교에서도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반듯한 언어와 바른 행동을 훈계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잖아요. 심지어 교회에서도 성경 말씀에 따라 성도들에게 무엇이 바른 믿음의 행동인지 정확하게 선포하지 못하는 시대가 된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가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시대는 변하고 사람들의 생각은 아무리 달라져도, 하나님의 말씀은 영원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예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인다면 주변 사람이 우리를 유혹한다 할지라도 우리는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신앙의 바른 교훈을 분명히 얻을 수가 있습니다. 


지혜로운 건축자와 어리석은 건축자 

예수님은 산상보훈을 통해 성도들이 따라야 하는 삶의 기준으로 타협 없이 명확하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리고 산상보훈의 결론에 해당하는 본문에서, 예수님은 지금까지 전하셨던 산상보훈의 말씀을 단지 듣는 데서 끝나지 말고 반드시 실천으로 나아가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너무도 잘 아는 건축자의 비유이지요. 

그러므로 누구든지 나의 이 말을 듣고 행하는 자는 
그 집을 반석 위에 지은 지혜로운 사람 같으리니(24절)

집을 반석 위에 짓는 지혜로운 건축자가 등장하네요. 예수님의 설명에 의하면 집을 반석 위에 짓는 지혜로운 건축자는 누구입니까? 예수님의 이 말씀, 곧 산상보훈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을 그대로 행하는 사람입니다. 반면, 본문에는 지혜로운 건축자와 대비되는 어리석은 건축자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나의 이 말을 듣고 행하지 아니하는 자는 
그 집을 모래 위에 지은 어리석은 사람 같으리니(26절)

예수님은 집을 반석 위에 짓는 지혜로운 사람과 집을 모래 위에 짓는 어리석은 사람을 비교하며 말씀하십니다. 당연히 예수님의 강조점은 이 두 사람의 차이점입니다. 그러나 여러분, 이들의 차이점을 생각하기에 앞서 그들에게 있는 공통점이 있었다는 사실에 먼저 주의를 기울여 보십시오. 지혜로운 건축자와 어리석은 건축자의 공통점은 무엇입니까? 이 두 사람은 모두 자신의 집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이것이 그들의 첫 번째 공통점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의 비유에서 이 두 사람에게 집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예수님은 지혜로운 건축자와 어리석은 건축자를 언급하시고는 곧이어 그들에게 집이 필요한 상황을 언급하십니다. 25절을 보시면, “비가 내리고 창수가 나고 바람이 불어” 27절도 동일합니다. “비가 내리고 창수가 나고 바람이 불어” 그러므로 본문이 묘사하는 집이란 날씨가 맑고 따뜻할 때가 아니라, 비가 내리고 홍수가 나며 바람까지 심하게 부는 바로 그때 그 인생의 모진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안식처를 말합니다. 그러므로 지혜로운 건축자만이 아니라, 어리석은 건축자도 인생의 비바람이 몰아칠 때 그 모든 것을 피할 수 있는 집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날씨가 아직 맑을 때 건축을 시작합니다. 바로 여기에 지혜로운 건축자와 어리석은 건축자의 두 번째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들은 인생의 풍랑이 몰려오는 그날을 준비하기 위해 집을 건축합니다. 구체적으로 하나님의 말씀도 듣고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에도 귀를 기울이는 것이지요. 지혜로운 건축자를 묘사하는 24절이 어떻게 시작합니까? “그러므로 누구든지 나의 이 말을 듣고” 지혜로운 건축자도 좋은 집을 짓기 위해 예수님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어리석은 건축자를 설명하는 26절도 동일하게 시작합니다. “나의 이 말을 듣고” 여기까지는 똑같습니다. 집을 짓는 행위, 곧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여 듣는 행위는 이 두 사람의 공통점이기 때문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지금 이 자리에서 하나님을 예배하는 우리 모두는 집을 건축하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지금도 예배에 참여하며 성경을 읽고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며 하나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록 이 세상은 무엇이 옳은지 무엇이 그른지 그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면서 사람들에게 각자 원하는 방식대로 살아가라고, 그것이 무엇이 문제가 되느냐고 유혹하지만, 적어도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지금도 하나님을 예배하면서 말씀을 통해 무엇이 우리가 마땅히 따라야 할 진리의 길인지 배우며 살아갑니다. 그러니 이 자리에 있는 우리 모두는 비와 홍수와 바람의 때를 전혀 준비하지 못하고 집을 건축할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사람들과는 분명히 구별됩니다. 우리는 나의 인생에도 예상하지 못했던 비와 홍수와 바람의 때가 임한다는 사실을 기억합니다. 그날을 대비하기 위해 우리는 오늘도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며 집을 건축하는 사람들의 대열에 서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성도 여러분,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께서 가르치시는 핵심 교훈이 무엇입니까? 언제 마주칠지 모르는 위기의 순간을 대비하기 위해 집을 짓는 모든 사람들은 비와 홍수와 바람의 때를 준비할 생각조차 못하고 집을 건축하지 않았던 사람보다 훨씬 지혜로운 선택을 했다는 말씀인가요? 아닙니다. 결코 아닙니다. 예수님의 의도는 정반대입니다. 아무리 인생의 비바람을 대비하여 집을 지어도 그 건물이 모래 위에 세워진 건물이라면, 그리하여 인생의 풍랑을 이겨내지 못하고 무너질 건물이라면 그 사람의 운명은 전혀 집을 짓지 않았던 사람과 아무런 차이가 없다는 것이 예수님이 강조하시는 핵심입니다. 

성도 여러분, 우리의 삶이 평안할 때는 말씀을 듣고 그 말씀을 실천하는 지, 아니면 말씀을 들었지만 그 말씀을 행하지 않았는지 그 차이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삶에 어찌 따뜻한 햇빛이 비취는 봄날만 계속되겠습니까? 나의 삶에도, 우리 가정에도, 그리고 우리가 사랑하는 이 교회에도 비와 홍수와 바람의 한여름 장마는 반드시 찾아오게 되어있습니다. 바로 그때, 말씀을 듣고 행하는 사람은 반석 위에 지은 집과 같아서 그 모든 비바람을 넉넉히 이기는 것이요, 말씀을 들었지만 행하지 않는 사람은 모래 위에 지은 집과 같이 크게 무너지고 맙니다. 


산상보훈의 약속 

올해 여름 우리 나라에 발생한 집중호우와 그로 인한 많은 인명 피해로 전 국민이 크게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충청도와 전라북도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피해가 컸지요. 그런데 홍수와 재난의 소식이 신문과 방송을 도배하였던 지난주, 전라북도의 군산이 새롭게 조명을 받기도 했습니다. 군산에도 며칠사이에 평균 500mm를 넘어서는 엄청난 집중폭우가 쏟아졌는데 이것은 지난 60년 동안 가장 많은 강수량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이렇게 큰 비가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군산에서는 단 한 사람의 인명피해도 없었다는 것이지요. 하늘에서 내려온 재앙, 곧 천재가 발생했지만 그것이 인간의 잘못으로 인한 재앙, 곧 인재로 넘어가지 않았던 하나의 예가 될 것입니다. 

우리의 삶에도 예상치 못했던 고통과 시련의 순간은 반드시 찾아옵니다. 지금 나에게 들려오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을 실천하더라도 우리 가정에 찾아오는 비와 홍수와 바람의 때는 피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삶에 비바람이 몰려와 기록적인 강수량을 기록하더라도 그 모든 위기를 이겨낼 수만 있다면, 성도 여러분, 그 역시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가 아니겠습니까?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께서 우리 성도들에게 약속하시는 바가 바로 이것입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나의 이 말을 듣고 행하는 자는 
그 집을 반석 위에 지은 지혜로운 사람 같으리니 (24절) 

이제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대로 실천하는 지혜로운 건축자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약속이 이어집니다. 

비가 내리고 창수가 나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부딪치되 (25a절) 

네, 우리의 인생 가운데 때로는 비가 내립니다. 우리의 인생 가운데 때로는 홍수가 납니다. 우리의 인생 가운데 때로는 거친 바람이 불어 닥칩니다. 예수님을 믿는다고 맑은 날만 계속되는 것도 아니고, 산상보훈의 말씀을 들었다고 홍수를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심지어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한다고 거친 바람이 나를 피해 가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의 인생에는 좋든 싫든 비가 내리고, 홍수가 나며, 거친 바람이 불어옵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예수님의 약속이 무엇입니까? “무너지지 아니하나니” 하나님의 말씀을 실천하며 순종하는 사람은 무너지지 않습니다. 쓰러지지 않습니다. 거친 비바람을 맞아 잠시 흔들릴 수 있지만, 그 어떠한 고난도 반석 위에 지은 든든한 그 집을 무너트릴 수 없습니다. 예수님은 그 이유를 이렇게 말씀하시네요. “주초를 반석 위에 놓은 까닭이요” 인생의 기초가 든든합니다. 신앙의 기초가 튼튼합니다. 그러니 그 모든 비바람도 그 사람을 무너트릴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지금 나의 삶에 따뜻한 봄기운이 찾아오는지 아니면 한여름 장마로 폭우가 쏟아지고 있든지 상관없이 오늘도 내 귀에 들리는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한 말씀이라도 실천하십시오. 잠시 흔들릴 수 있는 있지만, 여러분의 인생은 결코 무너지지 않습니다. 여러분의 귀에 하나님의 말씀이 들려오고 있다면, 그리하여 내 귀에 들리는 주님의 말씀을 한 구절이라도 순종하며 실천하고 있다면, 여러분은 지금도 든든한 반석 위에 인생의 기초를 쌓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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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v. Hanjin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