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바울은 고린도전서에게 이렇게 말씀합니다.
지식은 교만하게 하며 사랑은 덕을 세우나니(고전 8:1)
여러분, 참으로 진리의 말씀인지요. 다시 한번 들어보십시오.
지식은 교만하게 하며 사랑은 덕을 세우나니
만일 누구든지 무엇을 아는 줄로 생각하면 아직도 마땅히 알 것을 알지 못하는 것이요
또 누구든지 하나님을 사랑하면 그 사람은 하나님도 알아 주시느니라(고전 8:1-3)
누구든 지식이 있는 사람이 공동체의 리더가 됩니다. 지식이 있는 사람이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자리에 올라가지요. 그만큼 사람들은 지식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러나 가만히 관찰하면 지식만큼 공동체를, 특별히 신앙 공동체를 위협하는 요소도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바울이 말하는 바와 같이 지식은 사람을 교만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랑은 덕을 세웁니다. 공동체를, 특별히 신앙 공동체를 세우는 것은 그런 점에서 지식이 아니라 사랑입니다.
율법의 전문가라고 말할 수 있는 바리새인과 서기관들, 그들은 율법에 대한 지식이 탁월했던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그들은 자신의 지식을 활용해서 율법의 기본 정신을 파괴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다른 사람을 미워했고, 다른 사람을 무시했습니다. 다른 사람을 사랑하라는 율법의 말씀은 사라지고 다른 사람을 짓밟고 자신이 높아지려는 몸부림만이 그들에게 남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율법에 대한 지식이 있어서, 그 지식으로 자신의 죄악 된 마음을 감춥니다. 어떻게요? ‘누구든지 살인하면 심판을 받게 되리라’는 조항을 계속해서 백성들에게 가르쳤던 것이지요. 그렇게 함으로써 사람을 죽이지 않은 자신은 하나님의 심판대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했던 것입니다.
제7계명의 왜곡
자, 이제 예수님께서는 율법의 전문가라고 하는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이 어떻게 자신의 지식으로 율법의 처음 의도를 흐리고 있는지, 그 두 번째 예를 제시하십니다. 그것은 십계명의 제 7계명에 해당하는 말씀이지요. 우리 다 함께 마태복음 5장 27절 말씀을 한 목소리로 봉독 하겠습니다.
또 간음하지 말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간음하지 말라’ 이것은 십계명의 제 7계명이지요. 십계명의 제 7계명을 듣고 배웠다는 말씀입니다. 곧 간음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여러분 성경이 금지하는 간음이 무엇입니까? 우리는 남녀 문제를 지나치게 구분해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결혼하기 이전의 혼전 관계, 결혼의 문제, 그리고 결혼한 부부들 사이에서 서로의 신의를 지키지 못하는 문제, 나아가 이혼의 문제, 재혼의 문제를 구별해서 생각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남녀의 문제를 그렇게 구별해서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간음하지 말라’는 분명한 기준 속에서 다루십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금지하신 간음은 대상을 바꾸어 성관계를 하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성경은 철저하게 일부일처제를 강조합니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서 부부의 인연을 맺고 성관계를 맺으면, 서로에게 신의를 지켜야 합니다. 부부의 관계에 있어서도 그렇고, 성적인 관계에서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제 아무리 율법의 두 기초, 곧 하나님과의 깊은 관계와 하나님의 구원 역사에 대한 경험을 다 잃어버린 서기관과 바리새인이라 할지라도 십계명에 명백하게 나와 있는 ‘간음하지 말라’라는 제 7계명을 뒤집을 수는 없는 것입니다. 마음에는 간음을 하고 싶어요, 자신의 아내가 아닌 다른 여성이 아름답게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음하지 말라’는 계명을 드러내고 어길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들은 합법적으로 간음을 행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지요. 오늘 본문에는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이 가르치는 또 하나의 조항이 등장합니다. 마태복음 5장 31절입니다.
또 일렀으되 누구든지 아내를 버리려거든 이혼 증서를 줄 것이라 하였으나
이것이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이 찾아낸 합법적인 방법입니다. 뭡니까? 이혼 증서를 주면, 아내를 버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은 구약의 율법이 간음을 금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너무도 잘 압니다. 그리고 그것을 가르치는 사람입니다. 그들은 왜 하나님께서 간음을 금지하셨으며, 간음을 행한 자들이 하나님으로부터 어떠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인지를 가르쳤던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그들은 ‘간음하지 말라’라는 대전제 속에서도 예외 조항을 찾아냈던 것입니다. 합법적으로 이혼할 수 있는 조항, 합법적으로 지금의 아내를 내어 버리고 자신이 원하는 새로운 여자를 만날 수 있는 예외 조항을 찾아내서 자신의 숨은 의도를 숨겼던 것입니다.
그러니 고린도전서 8장의 말씀이 진리입니다. 지식이 사람을 교만하게 만듭니다. 사랑이 없는 지식, 설령 그 지식이 성경에 대한 지식이라 할지라도, 사랑이 없는 지식은 사람을 교만하게 만듭니다.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이 신명기 24장의 이혼 증서에 대한 구절을 차라리 몰랐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모세 오경 전체에서 이혼 증서에 대한 가르침은 신명기 24장에 딱 한 번 나옵니다. 그런데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은 자신들의 욕망, 곧 간음하고자 하는 욕망을 채우기 위해 그 구석에 있는 말씀도 찾아낼 수 있는 역시 성경의 전문가입니다. 그래서 찾아낸 것이죠. 만일 그들이 신명기 24장에 나오는 이혼증서에 대한 말씀을 몰랐다면 자신의 아내가 미워지고 다른 여자가 아름답게 보일 때 그래도 율법에 간음하지 말라고 하였으니 어쩔 수 없지라고 생각하지 않았겠습니까? 설령, 다른 여자와 간음을 행했을지라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면서 자신이 율법을 범했다고 인정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은 사랑의 마음이 없으면서 율법에 대한 지식만 있었어요. 그렇다보니 어느 날 자신의 아내에 대해서는 싫증이 나고 다른 여자가 매력적으로 보일 때 이혼증서 하나 써주고 합법적으로, 조금도 양심의 가책 없이 자신의 아내를 쫓아낸 거죠. 이혼증서 하나를 받았을 뿐, 지금으로부터 2000년 전 철저한 가부장적 사회였던 유대사회에서 남편에게 쫓겨난 여자로 살아가야 할 자신의 아내에 대한 안타까움이나 걱정 혹은 미안한 마음이 조금도 없습니다. 왜 그렇죠? 자신은 율법에 있는 대로 합법적으로 행동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한 여자의 일생은 망치고, 자신은 간음을 행하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단호한 기준
그래서 우리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마태복음 5장 28절입니다.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음욕을 품고 여자를 보는 자마다 마음에 이미 간음하였느니라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은 마음에 간음을 하고 싶은 욕심을 가득했습니다. 다시 말씀 드리지만 성경이 말하는 간음이란 한 여자에 대한, 혹은 한 남자에 대한 정신적으로 그리고 육체적으로 신의를 저버리는 것입니다. 서기관과 바리새인의 마음에 자신의 아내가 아닌 다른 여자를 바라보면서 간음을 행하고 싶은 욕구가 일어났습니다. 비록 그들은 자신의 율법 지식을 총 동원해서 예외 조항을 찾아내고, 그 예외 조항에 따라 합법적으로 간음을 행할 수 있는 길을 찾아냈지만, 예수님은 말씀하시죠. ‘이미 마음속에 간음을 행하고 하는 욕망으로 가득한 너희는 십계명의 제 7계명을 어긴 것이다’라고 말입니다.
예수님께서 계속해서 말씀하십니다.
만일 네 오른 눈이 너로 실족하게 하거든 빼어 내버리라
네 백체 중 하나가 없어지고 온 몸이 지옥에 던져지지 않는 것이 유익하며
또한 만일 네 오른손이 너로 실족하게 하거든 찍어 내버리라
네 백체 중 하나가 없어지고 온 몸이 지옥에 던져지지 않는 것이 유익하니라 (29-30절)
예수님의 말씀은 참으로 단호합니다. 조금의 타협도 없지요. 우리의 눈이 나의 마음에 간음하고 싶은 마음을 일으킨다면 눈을 뽑아 버리면서까지도 율법의 말씀을 지키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의 손이 나의 마음에 범죄를 저지르고 싶은 마음을 일으킨다면 그 손을 찍어버리라는 것입니다.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은 하나님의 율법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간음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들의 마음 깊은 곳에서는 간음을 행하고 싶어요. 이 둘 사이에 갈등이 벌어집니다. 그때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은 자신의 지식을 이용하여 합법적으로 간음을 행할 길을 찾았지만, 예수님의 말씀은 율법을 지키기 위하여 결단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다시 한 번 보십시오. 29절입니다. “만일 네 오른 눈이 너로 실족하게 하거든 빼어 내버리라” 왜 그렇습니까? “네 백체 중 하나가 없어지고 온 몸이 지옥에 던져지지 않는 것이 유익하”기 때문입니다. 30절도 보십시오. “또한 만일 네 오른손이 너로 실족하게 하거든 찍어 내버리라” 왜 그렇습니까? “네 백체 중 하나가 없어지고 온 몸이 지옥에 던져지지 않는 것이 유익하”기 때문입니다. 십계명에 간음하지 말라는 말씀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의 마음에는 간음을 하고 싶은 유혹이 몰려와요. 그때 우리의 본성은 악해서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는 것보다는 내 마음의 유혹을 따라가려는 경향이 있어요. 그때 단호하게 결단해야 합니다. 비록 나의 눈이 뽑히고, 나의 손이 잘려나가는 듯한 손해가 있을지라도 우리의 본성이 요구하는 유혹을 뿌리치고 하나님의 분명한 말씀에 순종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간음에 대하여 단호하게 말씀하신 예수님께서 이제 이혼에 대해서도 분명한 말씀을 주십니다. 마태복음 5장 32절입니다.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누구든지 음행한 이유 없이 아내를 버리면 이는 그로 간음하게 함이요
또 누구든지 버림받은 여자에게 장가드는 자도 간음함이니라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은 간음에 있어서 예외 조항을 이용했습니다. 이혼증서만 주면 아내를 버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러한 예외 조항을 허락하지 않으십니다. 간음을 행하지 않았다면, 십계명의 제 7계명은 정확하게 지켜져야 하는 하나님의 분명한 계명입니다.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이 비록 신명기 24장의 말씀으로 자신의 행위를 합법화하려 하지만 예수님은 무엇이라고 말씀하십니까? “누구든지 음행한 이유 없이 아내를 버리면” 그는 간음죄를 행한 것입니다. 또 “누구든지 버림받은 여자에게 장가드는 자도”, 비록 그 여자가 이혼증서를 받았더라도 그 남자는 간음죄를 범한 것입니다. 이혼의 제도를 간음을 행하는 자신들의 행위를 합법화하는 데 사용했던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의 불순한 의도를 예수님께서 정확하게 꼬집으셨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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