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인문학2020. 4. 29.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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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의 목회적 변화와 준비

포스트 코비드(Post-COVID). 코로나19 이후의 변화된 세상을 일컫는 말이다. 코로나 사태는 문화적 대변혁을 가져올 것이라고 이야기하며, 수많은 지식인이 포스트 코로나, 곧 코로나 이후의 세상을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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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의 전 세계적 유행은 목회 활동에 큰 변화를 야기했다. 곧, 교회의 친교와 전도 활동은 위축됐지만 예배와 교육에 목회 역량이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설교자의 역할 가운데 설교와 강의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대두되고 있다. 이것이 "코로나 시대의 목회적 변화와 준비"라는 글의 핵심 내용이다. 그렇다면 목회적 관점이 아닌 성도의 관점에서 코로나 시대의 변화는 무엇이고, 이러한 변화 속에서 교회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이 질문에 답하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이다. 



코로나 시대, 신앙생활의 변화 

지극히 상식적인 측면에서 시작하자. 코로나의 확산은 성도들의 교회 활동을 위축시켰다. 이는 성도들의 '참여'가 급감했다는 뜻이다. 그런데 그동안 성도들의 관점에서 급증한 것이 있다. 신앙생활을 위한 '자료'다. 코로나가 확산되던 시기, 교회의 문은 닫혀있었지만 교회의 모든 활동이 멈춘 것은 아니다. 목회자들은 여전히 교회를 지켰고, 그 안에서 자신들의 역할을 찾았다. 매주 예배 영상을 제작하고, 가정 예배 순서지를 배포하며 신앙생활을 위한 다양한 비대면 자료를 쏟아내고 있다. 유튜브에서 '예배'나 '성경 공부'를 검색해보라. 끝을 알 수 없는 콘텐츠 목록이 등장할 것이다. 코로나 시대 목회 활동은 예배와 교육에 집중되었고, 그 결과 성도들의 관점에서 신앙의 '참여'는 줄었지만, 신앙의 '자료'는 넘쳐난다. 

코로나 시대는 목회자에게 설교와 강의 역량을 요구한다. 목회 활동이 예배와 교육에 집중되기에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코로나 시대는 성도에게도 나름의 역량을 요구한다. 무한 공급되는 신앙의 자료를 자신만의 시간과 자신만의 장소에서 스스로 활용하여 믿음을 유지하거나 성장할 수 있는 역량이다. 한 마디로, '개인의 경건'이다. 물론, 코로나 이전에도 개인의 경건 생활은 성도에게 중요한 덕목이었다. 그러나 개인의 경건 생활이 부족하더라도 이를 보충할 방법이 있었다. 교회 활동의 '참여'다. 그런데 '참여'가 원천적으로 봉쇄된 코로나 시대는 개인의 경건이 신앙의 결정적 요소가 되었다. 이 시기를 보내며 자신의 신앙이 더욱 풍성해진다는 성도들이 있다. 신앙의 '참여'는 줄고 그 대신 신앙의 '자료'가 풍성해졌기 때문이다. 반면, 신앙생활이 나태해진다는 성도들도 있다. 신앙의 '자료'만 풍성해졌지 신앙의 '참여'가 없기 때문이다. 마주친 현실이 같은데 나타나는 결과는 다르다. 개인 경건의 차이다. 

 


코로나 시대, 교회의 역할 

코로나 시대는 성도의 참여가 불가능하여 신앙생활이 개인 경건에 좌우된다. 이것이 코로나 시대를 통과하는 교회가 미래를 걱정하거나 기대하는 이유다. 코로나 이후 교회를 긍정적으로 예측하는 이들은 개인 경건의 강조가 성도의 영적 성숙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본다. 신앙생활을 위한 '자료'가 폭증하고 성도 개인의 영적 갈망이 이를 수용한다면 미래의 기독교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풍성해질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이다. 반면, 코로나 이후 교회를 부정적으로 예측하는 이들은 성도의 개인 경건을 의심 어린 눈빛으로 바라본다. 적지 않은 성도들이 '자료'만으로는 자신의 신앙을 지키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교회 출석의 급감을 우려한다. 그러나 인간은 미래를 예측할 수 없으니 교회의 미래에 대한 섣부른 기대도, 때 이른 걱정도 잠시 미뤄두자. 다만, 코로나 시대를 지나는 한국 교회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그 중심에 성도의 '개인 경건'이 놓여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안타깝지만, 코로나 시대를 지나는 지금은 교회가 개인 영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이 별로 없다. 그래서 교회와 목회자들은 '자료'를 쏟아놓는다. 코로나 시대에는 그것이 최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한 자료를 제작하고 배부하면서도 대부분의 목회자들이 직감적으로 알고 있는 사실, 자료만으로는 성도의 개인 경건이 고양되지 않는다. 그러니 더 이상 자료 제작에만 온 힘을 쏟지 말고, 코로나 이전의 목회를 되돌아볼 때가 되었다. 성도 개인의 경건이라는 관점에서 기존의 목회 활동이 얼마나 효과적이었는지 냉정히 평가해야 한다. 그 평가에 근거하여 코로나의 시기를 보내는 동안 교회는 변화를 꾀해야 한다. 지향점은 뚜렷하다. 목회자에게는 설교와 강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요, 성도에게는 개인 경건을 함양할 수 있는 목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목표가 정해졌고 지금까지의 목회 활동을 철저히 평가했다면, 이제는 선택하고 집중해야 한다. 

20세기 후반, 매스미디어의 등장은 교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당시 기술이라는 것이 TV와 인터넷 정도였지만 교회는 온라인 예배가 기존의 예배를 대체할 것인가라는 심각한 고민에 빠져들었다. 영국 복음주의 지도자 존 스토트(John Stott)는 이러한 논의를 지켜보며, 하나님께서 친히 디자인하신 최고의 시청각 자료 두 가지가 있다고 했다. 첫째는 회중 앞에 서 있는 목회자요, 둘째는 세상에서 살아가는 성도들이다. 아무리 매스미디어의 흐름이 거세더라도 이 두 가지가 복음을 전파하는 핵심 요소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는 선언이었다. [각주:1] 그로부터 수십 년이 지났다. 코로나 시대를 겪으며 교회는 또다시 온라인 예배를 고민한다. 수많은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하여 게시한다. 그러나 인터넷 공간에서 무한 공급되는 '자료'는 하나님께서 계발하신 도구를 결코 뛰어넘을 수도, 대체할 수도 없다. 코로나 시대의 교회가 목회자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성도 개인의 경건을 고양하기 위해 선택하고 집중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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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ohn Stott, Between Two Worlds: The Challenge of Preaching Today (Grand Rapids: Eerdmans 1982), 53.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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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v. Hanjin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