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설교2020. 12. 12. 10:20

2020년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모든 일상이 뒤바뀌고 말았습니다. 지난 4월 부활절을 맞이하였지만, 코로나 바이러스의 1차 대유행으로 우리의 예배는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예배였습니다. 그리고 12월 25일, 코로나 바이러스의 3차 대유행은 성탄절 예배마저 온라인 예배를 강요하고 말았습니다. 그리하여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성육신의 복음을 축하하고 기쁨을 만끽해야 하는 성탄절이지만, 우리의 마음은 어딘가 모르게 쓸쓸함이 느껴지고 때로는 공허함마저 몰려옵니다. 


영접하지 않는 세상 

사도 요한은 예수님에 대한 이야기를 웅장한 필치로 시작하였습니다.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 (요 1:1) 

그러나 예수님의 성육신 사건을 영광스러운 문장으로 시작한 요한복음의 본문에서도 어딘가 모르게 아쉬움이 베어 나오는 것은 비단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의 성탄절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잠식당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태초부터 하나님과 함께 계셨던 분, 곧 하나님이신 그분께서 이 땅에 오셨지만 세상은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지 않았다고 본문이 서술하기 때문이지요. 

빛이 어둠에 비치되 
어둠이 깨닫지 못하더라 (요 1:5) 

그가 세상에 계셨으며 세상은 그로 말미암아 지은 바 되었으되 
세상이 그를 알지 못하였고 (요 1:10) 

자기 땅에 오매
자기 백성이 영접하지 아니하였으나 (요 1:11) 

예수님께서 이 땅에 태어나신 첫 번째 성탄절이 그러했습니다. 아기 예수님께서 태어나셨지만 여관에 있을 곳이 없어 구유에 누우셨습니다(눅 2:7). 유대 왕 헤롯도, 예루살렘의 제사장들도, 율법을 삶의 목적으로 삼았던 서기관과 바리새인들도 예수님을 영접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께서 생명의 빛으로 자신이 창조하신 이 땅에 오셨지만, 그분을 영접한 것은 목자들과 멀리 동방에서 찾아온 몇몇의 박사들뿐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인간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셨지만, 세상이 예수님을 환영하지 않았던 첫번째 성탄절을 기억하며 사도 요한은 빛이 어둠에 비치되 어둠이 깨닫지 못하였다고, 세상에 계셨지만 세상이 알지 못하였다고, 자기 땅에 오셨지만 백성은 영접하지 않았다고 세 번이나 탄식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첫 번째 성탄절의 이러한 쓸쓸한 모습은 그로부터 약 2000년이 지나 또다시 성탄절을 맞이하는 우리의 모습과 별로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영접하는 자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그 첫번째 성탄절부터 약 2000년이 지난 지금까지 세상은 예수님을 영접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예수님을 외면한 것은 아니었지요. 어둠을 틈타 예수님을 찾아온 니고데모(요 3장), 예수님께서 주시는 영생의 물을 맛보았던 사마리아 여인(요 4장), 오래된 병을 치유받은 베데스다 연못의 병자(요 5장), 예수님을 만나 실로암에서 눈을 뜨게 된 맹인(요 9장) 등. 사도 요한은 예수님을 영접한 사람들의 얼굴과 표정을 기억하고 있었기에 “영접하는 자”에 대해서도 서술할 수 있었습니다.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 
이는 혈통으로나 육정으로나 사람의 뜻으로 나지 아니하고
오직 하나님께로부터 난 자들이니라 (요 1:12-13) 

어둠은 여전히 빛을 깨닫지 못합니다. 세상은 여전히 예수님을 알지 못합니다. 예수님께서 창조하신 사람들이지만 그들은 예수님을 영접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굳이 코로나바이러스가 아니더라도 첫번째 성탄절부터 오늘의 성탄절에 이르기까지 예수님을 영접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마음 한쪽이 외롭고 쓸쓸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인간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을 우리 마음에 영접하는 사람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다는 사실을 기억하십시오. 우리는 더 이상 인간의 뜻을 따라 사는 사람들이 아니요 하나님의 섭리를 믿으며 그분의 뜻을 따라가는 사람들입니다. 

비록 예배당에 함께 모여 성탄절을 축하하며 기쁨의 예배에 참여할 수는 없을지라도, 그리하여 이 세상은 지난 2000년의 긴 세월 언제나 그러하였듯 우리 주님을 영접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여러분은 마음에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를 모셔들이십시오. 그리하면 여러분이 계신 바로 그 자리에 하나님 아버지의 영광이 가득 넘치는 것이요, 여러분의 오늘 하루는 성자 예수 그리스도께서 베풀어 주시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한 성탄절이 될 것입니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의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 (요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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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v. Hanjin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