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에서 다니엘은 느부갓네살의 꿈과 그 해석을 내어 놓는다. 그리고 느부갓네살의 꿈과 그 해석은 다니엘서가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묵시의 핵심을 담고 있다.
거대한 신상: 네 왕국의 등장
느부갓네살은 꿈에서 거대한 신상을 보았다. 거대한 신상은 그 재료에 따라 네 부분으로 구분된다. (1) 머리는 순금이었고, (2) 가슴과 팔은 은이었으며, (3) 배와 넓적다리는 놋이었으며, 무릎 아래는 쇠였다(32-33절). 다니엘은 신상의 의미를 해석하면서 바벨론을 시작으로 세상에 일어날 제국이라고 해석한다(37-40절). 신상은 크고 찬란한 광채가 났는데(31절), 신상이 컸다는 것은 제국의 크기를 말하며 찬란한 광채는 제국의 권세를 보여준다. 그러면 신상의 네 부분은 구체적으로 어느 나라를 말하는 것인가? 본문에서 분명한 것은 첫 번째 왕국, 곧 금으로 된 머리가 바벨론을 가리킨다는 점이다(38절). 그러나 둘째 왕국부터 넷째 왕국에 대해서는 조금 다른 해석이 존재한다.
해석 1. | 해석 2. | |
첫째 왕국 (머리) | 바벨론 | 바벨론 |
둘째 왕국 (가슴과 팔) | 메대 | 메대-바사 |
셋째 왕국 (배와 넓적다리) | 바사 | 헬라 |
넷째 왕국 (무릎 아래) | 헬라 | 로마 |
많은 구약학자들이 주장하듯 다니엘서의 저작 연대가 안티오코스 4세의 시대라면, 본문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는 넷째 나라(40-43절)는 헬라 시대로 이해할 수 있다. 넷째 나라는 진흙과 쇠가 함께 있지만 서로 결합하지 못하는데(43절), 알렉산더 대왕의 죽음 이후 네 개의 국가로 나뉘었던 헬라 제국 가운데 셀레우코스 왕조와 프톨레마이오스 왕조가 서로의 혼인 정책에도 불구하고 결국 분열한 역사로 이해할 수 있다(해석 1).
본문의 환상은 바벨론을 시작으로 네 왕국의 등장을 서술하고 그것은 인류의 역사를 보여준다. 마치 금에서 은으로, 은에서 놋으로 바뀌듯 인간의 역사는 진보가 아니라 퇴보의 역사다. 그러나 본문의 환상은 퇴보의 역사를 순식간에 역전시키는 하나님의 나라가 있음을 강조한다. 이 환상의 하이라이트는 큰 돌이 날아와 신상을 무너트리고 큰 산이 되어 온 땅에 가득하게 되었다는 결론이다. 다니엘은 그 해석을 이렇게 내어 놓았다.
이 여러 왕들의 시대에 하늘의 하나님이 한 나라를 세우시리니
이것은 영원히 망하지도 아니할 것이요
그 국권이 다른 백성에게로 돌아가지도 아니할 것이요
도리어 이 모든 나라를 쳐서 멸망시키고 영원히 설 것이라 (44절)
그리스도인들이 구약을 읽는 관점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다. 그러므로 거대한 산이 되어 온 땅에 가득하게 된 그 돌을 그리스도인들이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하나님의 나라로 이해하는 것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해석이다. 그런데 그 돌은 "신상의 쇠와 진흙의 발"을 쳐서 부서뜨리는 것으로 나온다(34절). 곧, 하나님의 나라가 넷째 왕국을 무너트린다는 묘사이기에,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본문의 넷째 왕국을 헬라가 아닌 로마로 해석한다(해석 2). 이 해석에 의하면, 바벨론부터 로마까지 역사가 진행된 후 하나님의 나라가 등장할 것이라는 뜻으로 예수님께서 오시는 때를 예언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참고로, 구약성경이 예수님께서 오시는 장소를 예언한 대목은 미가서 5장에 등장한다.
느부갓네살의 찬양
다니엘이 꿈의 내용과 그 해석을 내어 놓으니 느부갓네살은 그에게 약속했던 큰 상을 내린다(46-49절). 느부갓네살은 다니엘의 지위를 높여주고 귀한 선물을 많이 주었으며 바벨론 모든 지혜자들의 어른으로 삼았다. 느부갓네살은 다니엘에게만 상을 내리 않았고, 다니엘의 추천을 받아들여 그의 세 친구도 바벨론의 높은 관료로 삼았다. 그런데 느부갓네살의 반응에서 더욱 주목해야 할 점은 그가 하나님을 찬양했다는 사실이다.
왕이 대답하여 다니엘에게 이르되
너희 하나님은 참으로 모든 신들의 신이시요
모든 왕의 주재시로다
네가 능히 이 은밀한 것을 나타내었으니
네 하나님은 또 은밀한 것을 나타내시는 이시로다 (47절)
다니엘의 해석으로 느부갓네살은 하나님의 묵시를 깨닫게 되었다. 비록 느부갓네살 자신이 큰 권세를 가지고 있지만, 역사의 주관자는 하나님이시며 그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허락하신 범위 안에서 권세를 발휘할 수 있음을 깨닫게 된 것이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다니엘을 통한 주신 묵시의 내용이요 목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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