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설교2018. 11. 27.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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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개신교의 역사는 1885년이 그 시작점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물론, 한 해 전인 1884년 개신교 선교사 알렌이 한국땅을 밟았지만, 알렌은 의사로서 평신도 선교사였습니다. 드디어 신학을 공부하고 목사 안수를 받은 선교사가 한국에 들어오게 되었는데 감리교 선교사 아펜젤러와 장로교 선교사 언더우드가 그 주인공입니다. 그들이 인천항을 통해 한국 땅을 밟은 해가 바로 1885년이기에, 교회사가들은 이때를 한국 개신교의 출발로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한국 개신교가 시작되었던 역사적 장소에 와 있습니다.

 

당시 조선은 서구인들에게 미지의 땅이요, 어둠의 땅이었습니다. 1885년 부활절, 언더우드와 아펜젤러는 인천항을 통해 조선 땅을 밝았지만 그의 앞에는 어둠뿐이었고, 앞길은 어두웠습니다. 그들의 마음이 어떠하였는지, 그 유명한 언더우드의 기도에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주여! 지금은 아무 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주님, 메마르고 가난한 

나무  그루 시원하게 자라 오르지 못하고 있는 땅에

저희들을 옮겨와 심으셨습니다.

 

 넓고 넓은 태평양을 어떻게 건너왔는지

 사실이 기적입니다.

주께서 붙잡아  떨어뜨려 놓으신 듯한 이곳

지금은 아무 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보이는 것은 고집스럽게 얼룩진 어둠뿐입니다.

어둠과 가난과 인습에 묶여 있는 조선 사람뿐입니다.

그들은  묶여 있는지도, 고통이라는 것도 모르고 있습니다.

고통을 고통인줄 모르는 자에게 고통을 벗겨주겠다고 하면

의심부터 하고 화부터 냅니다.

 

조선 남자들의 속셈이 보이지 않습니다.

 나라 조정의 내심도 보이질 않습니다.

가마를 타고 다니는 여자들을 영영  기회가 없으면 어쩌나 합니다.

조선의 마음이 보이질 않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해야할 일이 보이질 않습니다.

 

그러나, 주님, 순종하겠습니다.

겸손하게 순종할  주께서 일을 시작하시고

 하시는 일을 우리들의 영적인 눈이   있는 날이 있을 줄을 믿나이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니...”

라고 하신 말씀을 따라 

조선의 믿음의 앞날을   있게  것을 믿습니다.

 

지금은 우리가 서양귀신 양귀자라고 손가락질 받고 있사오나 

저희들이 우리 영혼과 하나인 것을 깨닫고,

하늘 나라의  백성,  자녀임을 알고 눈물로 기뻐할 날이 있음을 믿나이다.

 

지금은 예배드릴 예배당도 없고 학교도 없고 

그저 경계의 의심과 멸시와 천대함이 가득한  곳이지만 

이곳이 머지않아 은총의 땅이 되리라는 것을 믿습니다.

주여! 오직  믿음을 붙잡아 주소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불러내어 하나님의 백성으로 삼아주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의 구원을 경험하였지만, 주변의 모든 민족은 하나님을 알지도 못했고 섬기지도 않았습니다. 바로 그러한 때 여호수아는 두명의 정탐꾼을 가나안 땅으로 보냅니다. 두명의 정탐꾼은 가나안 땅을 처음 가보았습니다.두 명의 정탐꾼은 가나안 땅에서 어떠한 일을 맞이할 지, 과연 이곳에서도 하나님께서 어떻게 역사하실지 도저히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왠 일입니까? 그저 하룻밤을 머물기 위해 들어간 집의 주인이 라합입니다. 처음 가보았던 가나안 땅, 하나님을 알지도 못하고 믿지도 않는다고 생각했던 여리고성에서 라합이라는 믿음의 여성을 만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라합이라는 여인의 입을 통해 놀라운 신앙의 고백을 듣게 됩니다.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는 

위로는 하늘에서도 아래로는 땅에서도 하나님이시니라

 

두 명의 정탐꾼은 하나님을 잘 섬기는 이스라엘 백성 안에서는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 가나안 땅에서는 하나님을 만날 수 없을 것처럼 느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오해였어요. 하나님은 위로는 하늘에서도, 아래로는 땅에서도, 곧 어디에서도 우리 주님은 하나님이 되십니다. 정탐꾼은 가나안 땅을 처음 밟았지만 하나님은 이미 그 자리에 계셨고, 그곳에서 놀라운 구원의 역사를 시작하고 계셨던 것입니다.

 

언더우드와 아펜젤러가 한국에 들어올 때도 마찬가지였지요. 이 땅은 미지의 땅이요 어둠의 땅이었습니다. 그들의 눈에는 보이는 것이 아무것도 없기에 그저 믿음으로 한걸음씩 앞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위로는 하늘에서도 하나님이시고, 아래로는 땅에서도 하나님이셔서 조선 땅, 지금의 한국 땅에 복음을 풍성하게 전파하여 주셨잖아요. 그러니 미지의 땅 가나안에서 두 명의 정탐꾼들에게 하늘과 땅의 하나님을 등장해주셨던 하나님께서는 미지의 땅 조선에 발을 들인 언더우드와 아펜젤러에게도 하늘과 땅의 하나님을 나타나주셨던 것입니다.

 

우리도 때로는 전도하기 위해 교회를 나서지만, 어디에서 누구를 만나게 될지 모르는 때가 있지요. 과연 오늘 내가 만나는 사람이 내가 전하는 복음을 받아들일까라는 걱정이 앞서죠. 그러나 여러분, 하나님은 위로는 하늘에서도 하나님이시고 아래로는 땅에서도 하나님이십니다. 여러분이 어디로 가든지, 여러분이 누구를 만나든지 하나님은 곳에서도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어찌 전도의 현장뿐이겠습니까? 신앙생활의 횟수가 한해 두해 늘어가지만, 인생을 살아온 세월이 한해 두해 늘어가지만 여전히 내 삶에 앞으로 펼쳐진 일들에 대해서는 그 누가 알 수 있습니까? 그래서 우리의 앞길, 자녀들과 자손들의 앞길을 생각할 때마다 마치 인천항에 도착한 언더우드와 아펜제럴와 같이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순간도 있겠지요. 그러나 여러분, 반드시 기억하십시오. 하나님은 위로는 하늘에서도 하나님이시고, 아래로는 땅에서도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여러분과 함게 하여 주시고 여러분이 어디에 계시든 여러분을 지켜 보호하여 주시는 것입니다.

 

어둠의 땅이요, 미지의 땅이었던 조선에서 오직 하나님을 향한 믿음으로 전도와 선교의 사명을 감당했던 언더우드와 아펜젤러의 믿음이 오늘 우리 모두의 믿음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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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v. Hanjin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