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학2020. 4. 11.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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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스토트의 설교학은 그의 저서 Between Two Worlds: the Challenge of Preaching Today(London: Eerdmans Publishing, 1982)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존 스토트의 설교학 강의"는 이 책의 내용을 소개하고, 오늘을 살아가는 설교자들이 얻을 수 있는 교훈을 공유하기 위해 작성하였습니다. 

 

존 스토트는 설교에 대한 역사적 접근을 시도한다. 그러나 모든 역사 서술이 그렇듯, 그의 역사적 접근 역시 하나의 관점(사관)을 따른다. 곧, 설교의 영광이다. 

 


설교에 대한 역사적 고찰 

예수님은 설교를 공생애 사역의 중심에 두셨다. "우리가 다른 가까운 마을들로 가자 거기서도 전도(선포)하리니 내가 이를 위하여 왔노라"(막 1:38) 예수님은 자신의 사명을 선포, 곧 설교로 인식하셨고 자신이 보냄을 받은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말씀하셨다. 오순절 성령 강림 사건이 있고 난 뒤 예수님의 뒤를 이은 사도들도 설교를 사역의 중심에 두었다. 교회의 여러 행정적인 문제가 그들의 설교 사역을 방해할 때, 사도들은 분명하게 '기도하는 일과 말씀 사역'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한다(행 6장). 

예수님과 사도들의 모범을 따라 고대 교회에서도 말씀을 선포하는 일과 선포된 말씀을 듣는 일은 신앙생활의 핵심으로 여겨졌다. 최초의 교회사가로 알려진 유세비우스는 기독교의 첫 두 세기 동안 실행되었던 전도자와 교사의 역할을 다음과 같이 요약한다. "그들은 여행을 다니며 전도의 사역을 하였다. 그들의 목적은 아직 믿음의 말씀을 듣지 못한 사람들에게 설교하고(to preach), 그들에게 영적인 책을 전해주는 일이었다."(Stott 1982, 5) 유세비우스의 증언 외에도 존 스토트는 <디다케>(Didache), 순교자 저스틴과 라틴 교부 터툴리안의 저서, 그리고 '황금의 입'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존 크리스소톰의 예를 통해 초대교회가 설교의 전통을 강력하게 붙잡고 있었음을 강조한다. 

존 스토토의 역사 서술 가운데 개신교인들의 눈길을 끄는 대목은 중세시대에 대한 언급이다. 로마가톨릭교회가 위세를 떨치던 중세 시대에도 교회 안에는 설교의 영광을 설파하며 이를 실천했던 사람들이 있었다. 아시시의 프란치스코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의 행동과 가르침은 언제나 함께 가야 한다. ..... 가난한 자들에게 헌신하듯 설교 사역에도 헌신해야 한다." (Stott 1982, 6-7) 한편, 도미니코는 프란치스코보다 한층 더 설교를 중요하게 여겼는데 도미니크회 수도사들에게 설교의 역할을 더욱 강조하였다. 이후 존 위클리프, 마틴 루터 그리고 존 칼뱅으로 이어지는 종교개혁가들이 하나님의 말씀에 최고의 권위를 두었다는 사실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심지어 존 칼뱅은 참된 교회의 첫 번째 표지로 말씀에 대한 신실한 설교를 지적했으니 말이다. 

존 스토트는 계속해서 청교도 운동의 대표 주자인 리처드 백서터와 그에게 많은 영향을 받은 존 웨슬리를 지적한다. "나는 오직 한 가지만 알기 원합니다. 곧 하늘에 올라가는 길입니다. .... 하나님께서 친히 자신을 낮춰 그 길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하나님은 그것을 책에 기록하셨습니다. 오, 저에게 그 책을 주십시오.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좋으니, 하나님의 책을 저에게 주십시오. 저는 그 책을 얻었습니다. 여기에는 저를 위한 충분한 지식이 담겨 있습니다. 저로 하여금 한 책의 사람이 되게 하소서(Let me be homo unius libri)."(Stott 1982, 15) 존 웨슬리의 고백이다. 

19세기로 들어서면 성경에 대한 고등비평과 찰스 다윈의 진화론 등 설교는 커다란 위기에 직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 스토트는 그러한 위기 속에서도 수많은 사람들이 설교를 듣기 위해 몰려왔다고 기록한다.(Stott 1982, 17-18) 이 시기에 위대한 설교자들이 등장하였으니, 설교의 황태자라 불리는 찰스 스펄전도 이때 사람이다(1834-1892). 한때 프린스턴신학교의 교수였지만 목회자이며 설교자로 살기를 더욱 간절히 사모하였던 제임스 알렉산더(James W. Alexander)는 설교 위기의 시대에도 설교자가 누리는 행복이 있다고 강조했다. "설교에는 행복이 숨겨져 있다." 알렉산더 위트(Alexander Whyte)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설교를 포기할 생각은 절대 하지 말라. 하나님의 보좌 곁에 있는 천사들이 당신의 사역을 부러워하고 있다."(Stott 1982, 20) 


설교의 위기와 희망 

존 스토트는 예수님의 시대로부터 설교의 역사를 개관한 후, 자신이 살고 있던 20세기의 교회 현실을 진단한다. "최소한 서구 사회에서는 설교의 쇠퇴가 교회의 쇠퇴를 나타내는 하나의 징조다. 우리 시대의 회의주의는 확신에 찬 설교의 회복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설교의 중요성과 회복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조차 최근에는 들리지 않는다."(Stott 1982, 25) 존 스토토는 칼 라너의 말을 인용하며, 설교가 하루 속히 회복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강대상으로부터 흘러나오는 언어가 사람들에게 의미가 없으니 많은 사람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다."(Stott 1982, 26). 

21세기 한국 교회 역시 설교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에 넘쳐나는 것이 설교요, 그만큼 외면받는 것도 설교다. 인터넷의 보급으로 펼쳐진 온라인 세상에서는 손에 꼽히는 유명 설교자의 설교만이 사람들의 선택(클릭)을 받는다. 이 세계에서는 더 이상 지억교회와 지역교회 설교자는 정체성을 잃어버린다. 그러니 오늘을 살아가는 한국 교회 목회자들에게 더 이상 설교는 영광스럽게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설교의 위기 시대, 존 스토트의 설교학은 무엇이라 대답할까? 

설교 위기의 시대, 존 스토트가 가장 먼저 설교 역사를 개괄한 데는 그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다. 그는 지나온 역사를 돌아보면 희망을 찾을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지나온 이천년의 교회 역사는 설교가 기독교 역사 속에 오랜시간, 그리고 매우 넓게 매우 중요한 전통으로 자리를 잡고 있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지금의 설교 위기를 철저히 분석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지난 이천년의 기독교 역사를 돌아보라. 어느 시대도 설교의 위기가 없었떤 때는 없었다. 그리고 설교의 위기는 언제나 교회의 위기가 되었다. 그리고 역사가 알려주는 또 한 가지 사실, 설교만이 교회의 위기를 이겨내는 하나님의 수단이었다. 바로 이것이 지난 이천년을 이어온 설교의 영광이다. 

 

 

존 스토트의 설교학 강의 01 _ 설교의 영광: 역사적 개요

존 스토트의 설교학 강의 02 _ 현대 교회의 설교 위기

존 스토트의 설교학 강의 03 _ 설교의 신학적 근거

존 스토트의 설교학 강의 04 - 교량으로서의 설교

존 스토트의 설교학 강의 05 - 설교자의 연구(공부)

존 스토트의 설교학 강의 06 _ 설교 준비 과정

존 스토트의 설교학 강의 07 - 진심 그리고 열정

존 스토트의 설교학 강의 08 - 용기 그리고 겸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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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v. Hanjin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