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2022. 11. 10.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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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문제에 대해 보다 실천적인 접근을 위해 초점을 좁혀보자. 환경 문제는 다양한 분야를 포괄한 개념이다. 이 가운데 가장 시급한 문제는 지구의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는 기후 문제다. 환경 문제의 다른 분야와 달리 기후 문제는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진입하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후 문제는 온실가스 배출이라는 비교적 측정이 가능한 실천적 문제로 집약된다. 그만큼 기후 문제는 대처 방법에 있어서도 비교적 단순하다. 그런 점에서 <그린워싱 주의보>의 저자 이옥수는 이 책에서 기후 문제에 집중한다. 


기후 문제를 위한 기업의 역할

기업의 활동은 온실가스 배출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고객에게 직접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B2C(Business-to-Consumer), 기업과 기업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업인 B2B(Business-to-Business), 그리고 정부를 대상으로 하는 기업 활동인 B2G(Business-to-Government)의 모든 영역에서 온실가스는 배출된다. 그러므로 기업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투자자, 정부, 고객이 기업에 기후 문제에 적극적으로 행동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 그러면 기업이 기후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촉구하는 구체적인 방법은 무엇인가? 기업은 언제나 재무적 관점에서 의사를 결정한다. 그런 점에서 규제를 통한 네거티브(negative) 방법보다 기후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기업의 이익에 도움이 되도록 유도하는 포지티브(positive) 방법을 도입할 때 더욱 효과적이다. 

<그린워싱 주의보>에서 저자는 그 대표적인 예를 소개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EU는 현재 온실 가스 1톤당 약 80유로, 한화 11만원의 비용을 지불하고 배출권을 구매하도록 한다. 기업은 상호 간에 온실가스 배출권을 거래할 수 있기에, 온실가스를 줄이는 기업은 그만큼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 

그린 뉴딜 
정부가 기후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기업과 산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유럽에서는 그린 딜(Green Deal)이라고 부른다. 

녹색 채권 
채권의 형태로 투자자들이 그린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녹색 채권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반드시 투자자가 인정하는 녹색 활동에만 쓰여야 한다." (p. 53) 

녹색 여신(Green Loan)
개인이 녹색 기업에 제공하는 투자가 녹색 채권이라면, 녹색 여신은 은행이 녹색 기업을 지원하는 방법이다. 

녹색기후기금(GCF. Green Climate Fund)
인천 송도에 본사가 위치한 녹색기후기금은 개발도상국이 기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도록 선진국의 자본을 투자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기후 문제를 위한 소비자들의 역할 

책의 제목에 등장하는 그린워싱이란 친환경이 아닌 제품이나 서비스를 친환경으로 포장하거나 광고하는 형태다. 이른바 '위장 환경 주의'다. 소비자로서 그린워싱 제품을 판별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그 하나의 대답이 '생애 전 주기 평가'(LCA. Life Cycle Assessment)다. "제품의 생애 전체에 걸쳐 환경 유해 물질을 얼마나 배출하는지 평가하는 것"이다(p. 73). 

예를 들어, 텀블러와 일회용 컵을 비교하면 텀블러가 더 친환경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LCA로 분석하면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텀블러 한 개는 평균 671g의 온실가스를 발생한다. 반면, 일회용 종이컵에서는 평균 28g의 온실가스가 발생한다. 그러므로 텀블러 한 개를 24회 이상 사용해야 일회용 종이컵보다 온실가스 배출이 적다. 만일 24회 미만으로 사용한다면 종이컵이 더 친환경이라는 뜻이다. 비슷한 예로, 에코백이 있다. 2018년 덴마크 환경보호국은 면 재질의 에코백은 최소 7,100번 이상 사용해야 같은 크기의 비닐봉지를 사용했을 때보다 환경을 보호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p. 75). 그러므로 친환경 제품을 구입하는 것만으로는 기후 위기에 대처하는 소비 행동이 될 수 없다. 친환경적인 소비는 텀블러든 에코백이든 하나의 제품을 오래 사용하는 삶의 방식에 있다. 

"개인으로서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가장 쉽고 확실한 답은 결국 미니멀리즘(minimalism)일 것이다. 다른 사람과의 비교, 개인적인 만족을 위한 소비 욕망에서부터 조금은 거리를 두고 꼭 필요한 자원만을 사용하는 습관을 기를 필요가 있다." (p. 111) 

https://m.blog.naver.com/practicaltheologian/22322225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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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v. Hanjin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