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2022. 11. 4.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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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제는 취미로서의 공부다. 학창 시절 의무감 혹은 압박감으로 공부에 매진하던 모습과 달리 입시나 자격증과 상관없는 공부, 오로지 교양과 지적 탐구를 위한 공부다. "지금을 만족스럽게 살면서 건강하게 나이 들기 위해 신체를 단련하고, 마음을 수련하고, 두뇌 훈련을 멈추지 않는다." (p. 19) 저자 신미경이 강조하는 취미로서의 공부에는 책을 통해 배우는 것은 물론이요, 건강한 신체를 위한 운동과 마음을 수련하기 위한 명상도 포함된다. 

저자 신미경은 현대 사회가 그 어느 때보다 취미를 위해 공부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을 갖추었다고 주장한다. 인터넷 검색만으로 관심 분야에 대한 양질의 콘텐츠를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서를 넘어 유튜브 등을 통한 교육 영상이 인터넷 공간에 가득하다. 뿐만 아니라 박물관이나 도서관 등 무료 혹은 저렴한 가격에 지적 호기심을 채워줄 자료들이 우리 주변에는 얼마든지 있다. 관건은 우리 주변에 넘쳐나는 자료를 나 자신의 보다 지적이고 우아한 삶을 위한 학습의 도구로 사용하려는 의지다. 

우리 주변에는 중년 이후의 삶을 지적이고 우아하게 가꿀 수 있는 공부의 자료가 가득하다. 그러나 자료가 넘친다고 그것이 나의 지성이나 우아함이 되는 것은 아니다. 나이가 들면 젊은 시절보다 경제적 여유가 생기곤 한다. 그러나 경제적 여유가 선사하는 편안함만으로는 삶이 풍성해졌다고 자부하기에는 한계가 있기에, 나이가 들 수록 스스로 학습하고 자신을 수양하며 얻는 만족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저자는 "천천한 열정"을 이야기한다(p. 12). 중년 이후 공부는 취미를 위한 것이기에 최고의 단계를 목표로 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열정이 없으면 한 단계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며 저자의 독학을 따라가다 보니, 자주 등장하는 학습의 도구 하나가 눈에 자꾸 들어왔다. 곧, 노트다. 조금만 둘러보면 우리 주변에 무료로 지식을 접할 수 있는 기회는 너무도 많다. 그러나 그것을 읽고 보고 감상하는 데서 끝나면, 그것은 콘텐츠를 소비한 것이지 나의 발전을 위한 학습은 아니다. 내가 접한 자료를 오로지 자신의 것으로 삼는 과정은 내 생각의 흐름을 따라 나의 언어로 노트를 정리할 때 가능하다. 동시에, 지적이고 우아한 삶을 위해 피해야 할 요소도 있다. 그 가운데 하나는 저자가 "일종의 디지털 디톡스"라고 부르는 저자극 생활이다(p. 171). 현대 사회가 제공하는 콘텐츠의 홍수는 역설적으로 한 분야를 깊이 공부하는 데 방해가 되곤 한다. 그러므로 나이가 들수록 지성과 감정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나의 시선을 빼앗는 요소들과 과감히 결별하고 스스로를 발전시키기 위한 공부에 집중해야 한다. 

"물론 내게도 핸드폰이 있긴 하지만, 작은 핸드폰을 구부정하게 들여다보는 시간은 줄이면 줄일수록 내 건강과 몸의 자세에 좋을 것 같아 자제한다." (p. 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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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v. Hanjin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