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자(코헬렛)는 하나님의 존재와 그분의 권능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다. 전도서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염세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그가 하나님을 부정하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의 주권을 인간의 삶에 철저하게 적용하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을 내가 마음에 두고 이 모든 것을 살펴본즉
의인들이나 지혜자들이나 그들의 행위나
모두 다 하나님의 손 안에 있으니
사랑을 받을는지 미움을 받을는지 사람이 알지 못하는 것은
모두 그들의 미래의 일들임이니라 (1절)
"모두 다 하나님의 손 안에" 있다는 말씀은 하나님의 권능을 나타낸다. 이는 하나님의 임의적인 행동과 주권을 의미하며, 인간의 입장에서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이어진다.
모두 일반이다
사람들은 사물을 좋은 것과 나쁜 것으로 양분하는 경향이 있다. 본문은 사람들이 흔히 선과 악의 반대 개념이라 여기는 다섯 가지를 제시한다. (1) 의인과 악인, (2) 깨끗한 자(선한 자)와 깨끗하지 아니한 자, (3) 제사를 드리는 자와 제사를 드리지 아니하는 자, (4) 선인과 죄인, (5) 마지막으로 맹세하는 자와 맹세하기를 무서워하는 자이다. 그런데 전도자는 전혀 다른 것처럼 보이는 이 다섯 가지의 쌍이 사실은 "일반"[동일한 것]이라고 결론 내린다(2절). 의인이든 악인이든 그들의 운명은 모두 일반인데, 그것을 가장 명백하게 보여주는 것은 역시 죽음이다.
모든 사람의 결국은 일반이라
(중략)
후에는 죽은 자들에게로 돌아가는 것이라 (3절)
죽음이라는 인간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은 모든 것을 마비시킨다. 그러므로 인간의 모든 가능성은 죽음이 찾아오기 이전에 발견해야 한다.
모든 산 자들 중에 들어 있는 자에게는
누구나 소망이 있음은
산 개가 죽은 사자보다 낫기 때문이니라 (4절)
위의 구절을 풍자로 해석할 수도 있다. 그 근거는 삶을 개와 연결하여 '산 개'로 표현하고 죽음을 사자와 연결하여 '죽은 사자'로 표현하기 때문이다. 사자와 같이 명예로운 죽음이 개와 같은 초라한 삶보다 낫다는 풍자다(cf. 전 7:1b). 이러한 해석이 가능한 또 하나의 이유는 죽음으로 사라지는 인간의 감정으로 사랑과 더불어 미움과 시기와 같은 부정적 감정도 언급하기 때문이다(6절). 전도자는 이미 장수보다 사산이 더 복되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 이유도 부조리한(헤벨) 현실을 경험하지 않기 때문이었다(전 4:2-3). 그러나 위의 구절을 풍자가 아닌 문자적으로 이해하면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속담과 동일한 교훈이 된다.
삶을 즐기라
죽음은 모든 가능성을 마비시킨다. 그러나 아직 살아있으니 삶을 즐겨야 한다. <인생, 전도서를 읽다>의 저자 데이빗 깁슨은 본문을 통해 이렇게 교훈한다. “자신이 죽어 가고 있음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가장 활기차게 살아가는 사람이다. 그들은 영원히 살기 위해 여기에 있지 않다. 그들은 지금을, 오늘을 살기 위해 여기에 있다.”
네 의복을 항상 희게 하며
네 머리에 향 기름을 그치지 아니하도록 할지니라 (8절)
의복과 향은 인생이 제공하는 좋은 것으로, 전도자는 얻을 수 있는 모든 좋은 것을 누리라고 권면한다. 근동은 뜨거운 태양열이 이글거리는 지역이다. 흰 의복은 뜨거운 열기를 방지하는 하나의 방법이었고, 기름 역시 피부를 보호하는 도구였다.
네 헛된 평생의 모든 날
곧 하나님이 해 아래에서 네게 주신 모든 헛된 날에
네가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즐겁게 살지어다 (9a절)
오늘을 즐기되, 아내와 함께 인생을 즐기라. 죽음이라는 인간의 운명을 기억한다면, 내일 아내가 없을 수도 있고 혹은 내가 없을 수도 있다.
네 손이 일을 얻는 대로 힘을 다하여 할지어다 (10a절)
"일을 얻는 대로"라는 말은 '기회를 얻는 대로'라는 의미다. 죽음 이후에는 모든 기회가 사라진다. 그러므로 지금 기회가 주어졌다면 그것을 사용하고 누리고 즐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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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서 연구 01 “전도서의 저자와 구조” 전도서는 잠언과 욥기와 함께 구약 성경의 지혜문학으로 분류된다. 성경을 한 번이라도 읽어본 사람이라면 잠언이 지혜에 대해 다루고 있다는 점은 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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