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서 성경공부2022. 11. 29. 10:56

프로이센과 독일제국의 군인으로 근대적 참모 제도의 창시자로 평가받는 헬무트 폰 몰트케는 이렇게 말했다. “전쟁에서는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 전쟁만 불확실한 것은 아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등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는 불확실한 것들로 가득하다. 사람들은 이것을 ‘예측 불가능성’이라고 부른다. 지금까지 전도자(코헬렛)도 인간이 미래의 일을 조금도 알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분명한 한계를 지닌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삶의 방식은 무엇인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라 

너는 네 떡을 물 위에 던져라 
여러 날 후에 도로 찾으리라 (1절) 

떡을 물 위에 던진다는 은유적 표현은 크게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먼저, 친절을 베푸는 행위다. 자신의 양식을 다른 사람에게 나눠주는 자선을 행하면, 마침내 자신에게도 유익이 돌아온다는 가르침이다. 고대 이집트 문헌 가운데 하나인 <안크셰숀크의 가르침>(Instruction of Anchshechonq)에도 다음과 같은 문구가 등장한다. “선한 일을 행하고 그 일을 물 위에 던지라. 물이 마르면 그것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의 해석은 이윤을 얻기 위한 사업이다. 많은 학자들이 주장하듯 전도서의 최종 편집 시기가 BC 3세기라면, 본문 1절의 배경은 그리스 시대에 융성했던 해상 무역일 가능성이 높다. 해상 무역에 투자하면 시간이 흘러 이윤을 얻게 되리라는 뜻이다. 

일곱에게나 여덟에게 나눠 줄지어다 
무슨 재앙이 땅에 임할는지 네가 알지 못함이니라 (2절) 

본문 1절을 해상무역에 대한 투자로 이해하면, 2절은 현대인들의 용어로 분산투자가 된다. 인간은 미래를 알 수 없는데, 재앙의 날을 대비하여 한 곳에 투자하지 말고 여러 곳에 나누어 투자라하는 말씀이 된다다. 만일, 본문 2절을 친절과 자선으로 해석하면, 미래에 닥칠 재앙의 날을 대비하여 주변 사람들에게 미리 베풀라는 교훈이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불의한 청지기의 비유가 생각나는 대목이다. "불의의 재물로 친구를 사귀라 그리하면 그 재물이 없어질 때에 그들이 너희를 영주할 처소로 영접하리라"(눅 16:9)

풍세를 살펴보는 자는 파종하지 못할 것이요 
구름만 바라보는 자는 거두지 못하리라 (4절) 

내일을 위한 투자든, 재앙의 날을 대비한 친절과 선행이든 최적의 기회가 찾아오는 법은 없다. 씨를 뿌리기 위해 바람이 그치기를 기다린다면 제때에 씨를 뿌리지 못하다. 곡식을 거두기 위해 구름이 거치기를 기다린다면 곡식을 거둘 수 없다. 바로 지금 우리는 최선을 다해 선행을 행하고 내일을 위해 준비해야 한다. 코헬렛의 참된 지혜, 곧 그의 최종 결론은 다음과 같다. 

너는 아침에 씨를 뿌리고 저녁에도 손을 놓지 말라 
이것이 잘 될는지, 저것이 잘 될는지, 
혹 둘이 다 잘 될는지 알지 못함이니라 (6절) 

"떡을 물 위에 던진다"는 은유를 자선이나 투자와 같은 구체적인 행위로 이해할 수도 있고 일반적인 삶의 방식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그 무엇이 되었든 전도자의 교훈은 변함이 없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여러 가지를 시도해 보라. 

 


기쁘고 즐겁게 살라 

전도자는 인간의 최종 운명인 죽음의 위력에 대해 실감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죽음에 대한 인식이 살아있는 동안에도 죽음의 그림자 안에서 우울하게 살라고 가르치지 않는다. 그의 교훈은 정반대다. 

빛은 실로 아름다운 것이라 
눈으로 해를 보는 것이 즐거운 일이로다 (7절) 

죽음 이후에는 더 이상 세상을 볼 수 없다. 그러나 아직 죽지 않았으니 나의 눈으로 빛을 볼 수 있으며, 그것은 실로 멋진 일이다. 전도자는 죽음 이전, 곧 지금 살아 있는 동안 기쁘고 즐겁게 살라고 반복하며 강조한다. 

사람이 여러 해를 살면 항상 즐거워할지로다 (8a절) 

청년이여 네 어린 때를 즐거워하며 
네 청년의 날들을 마음에 기뻐하여 
마음에 원하는 길들과 네 눈이 보는 대로 행하라 (9a절) 

근심이 네 마음에서 떠나게 하며 
악이 네 몸에서 물러가게 하라 (10a절) 

위에서 인용한 8~10절 모두, 뒷부분에는 죽음과 심판의 날에 대해 말씀한다. 그러므로 전도자의 권면은 미래에 대한 낙관론으로 오늘을 기쁘게 즐겁게 살아가는 자세가 아니다. 죽음이라는 인간의 한계를 분명히 인식하기에 지금 나에게 주시는 은혜와 선물을 누리며 살아가라는 뜻이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요한일서 설교>(Homilies on the First Epistle of John)에서 이렇게 말했다. 

“하나님을 사랑하면서 당신이 기뻐하는 일을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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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v. Hanjin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