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성경공부2022. 12. 3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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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의 소제를 다루는 이번 본문은 문맥과 무관해 보인다. 그러나 조금만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스라엘 진영을 정결하게 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에 대한 하나의 실행 세칙이 된다는 점을 알게 된다. 의심의 소제는 간음의 문제를 다루는데, 간음은 가정의 정결을 더럽히는 행위요, 나아가 이스라엘 회중을 부정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더욱이 성경은 하나님과 이스라엘의 관계를 혼인으로 묘사한다. 그러므로 결혼 관계에 대한 신의를 저버린 것(12절)은 하나님을 향한 거역(민 5:6)으로 이해할 수 있다. 


두 가지 가능성

의심의 소제는 두 가지 가능성이 모두 존재할 때 드리는 소제다. 먼저 여자가 음행을 저질렀지만 아무런 증거나 증인이 없는 경우다(13절). 또 하나의 가능성은 여인이 간음을 행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남편이 아내를 의심하는 경우다(14절). 두 가지 가능성 가운데 어느 것도 확정할 수 없을 때, 남편은 아내를 데리고 제사장에게 간다. 

그의 아내를 데리고 제사장에게로 가서 
그를 위하여 보리 가루 십분의 일 에바를 헌물로 드리되 
그것에 기름도 붓지 말고 유향도 두지 말라 
이는 의심의 소제요 죄악을 기억나게 하는 기억의 소제라 (15절) 

보리 가루 십분의 일 에바에 기름과 유향을 포함하지 않는 제사는 레위기의 규정에서 속죄제와 유사하다(레 5:11). 또한 제사장은 그 여인의 머리를 풀게 하였다(18절). 이는 나병 환자가 "부정하다 부정하다"고 외칠 때의 모습을 생각나게 한다(레 13:45). 여인이 의심을 받고 있는 음행은 부정하여 속죄를 받아야 할 죄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토기에 거룩한 물을 담고 
성막 바닥의 티끌을 취하여 물에 넣고 (17절) 

토기, 거룩한 물, 티끌이 각각 무엇을 상징하는지에 대해서는 확실한 해석이 어렵다. 그러나 이 예전의 의미는 너무도 분명하다. 본문 19-22절까지 제사장이 어떠한 말로 예식을 진행하는지 분명히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만일 그 여인이 음행하지 않았다면 그 물은 아무런 해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만일 범죄하였다면 그 여인은 저주를 받을 것이다. 이른바 '저주 맹세'로 불리는 이 예식이 끝나면, 여인은 저주가 되게 하는 물을 마신다. 

제사장이 저주의 말을 두루마리에 써서 그 글자를 그 쓴 물에 빨아 넣고
여인에게 그 저주가 되게 하는 쓴 물을 마시게 할지니 
그 저주가 되게 하는 물이 그의 속에 들어 가서 쓰리라(23-24절) 

위의 구절에서 '쓰다'는 표현은 맛을 의미하기보다는 저주의 효과를 의미한다. 


남편의 확신 

하나님께 드리는 제사 가운데 화목제는 일반 백성도 제물을 먹을 수 있었다. 다만, 부정한 사람은 제물을 먹어서는 안 된다. 레위기에는 부정한 사람이 제물을 먹으면 백성 중에서 끊어질 것이라고 선언했다(레 7:19-21). 의심의 소제를 드릴 때 여인이 마셨던 물은 거룩한 물이요 성막 바닥의 티끌을 넣은 물이다. 그러므로 여인이 만일 범죄하여 부정하다면 부정한 사람이 제물을 먹을 때와 마찬가지로 그녀에게 재앙이 찾아올 것이다. 그러나 정결하다면 그녀는 아무런 해를 받지 않을 것이다. 

그 물을 마시게 한 후에 
만일 여인이 몸을 더럽혀서 그 남편에게 범죄하였으면 
그 저주가 되게 하는 물이 그의 속에 들어가서 쓰게 되어 
그의 배가 부으며 그의 넓적다리가 마르리니 
그 여인이 그 백성 중에서 저줏거리가 될 것이니라
그러나 여인이 더럽힌 일이 없고 정결하면 
해를 받지 않고 임신하리라 (27-28절) 

저주의 결과는 출산과 관련된다. 아비멜렉이 사라를 범하려 했을 때, 하나님은 그의 아내와 여종에게 불임의 재앙을 내리셨다(창 20:17). 마찬가지로 성적 부정은 불임을, 반면 성적 정결은 출산으로 입증된다. 

과학과 의학이 발전한 현대사회에서 의심의 소제가 진실을 밝히는데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이 들 수 있다. 그리고 왜 여성에게만 저주 맹세를 시키는지 문제제기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의심의 소제를 드린 남편은 더 이상 아내를 의심하지 않고 정결한 여인으로 받아들이게 된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의심의 소제에 있어 강조점은 결혼 관계의 정결이다. 그 진행 방식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하나님의 백성은 결혼 관계의 부정을 반드시 씻어내야 한다는 점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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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v. Hanjin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