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은 제자들을 전도 현장으로 보내며 "양을 이리 가운데 보냄과 같다"고 말씀하신다(16절). 제자들은 사자나 호랑이와 같은 거인이 되어 토끼나 양과 같이 연약한 동물을 사냥하기 위해 떠난 것이 아니다. 실상은 그 반대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약한 양과 같고 그들이 상대해야 하는 세상은 이리 떼와 같다.
지혜와 순결
이리 떼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전도자에게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러면 전도 현장에 들어가는 제자들에게 필요한 덕목은 무엇인가?
그러므로 너희는 뱀 같이 지혜롭고
비둘기 같이 순결하라 (16b절)
먼저 뱀 같이 지혜로워야 한다. 뱀이라는 상징을 부정적으로 볼 필요 없다. 광야에서 생활했던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을 향해 원망했다. 하나님은 불뱀을 보내어 그들을 물게 하셨다. 모세는 놋뱀을 만들어 장대에 높이 달았고 백성들은 구리뱀을 보고 살았다(민 21:4-9). 예수님은 모세가 만든 뱀을 자신의 십자가 사건으로 해석하신다(요 3:14-15). 그러므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뱀의 지혜는 세상의 지혜나 교활한 지혜가 아니요, 인간을 구원하는 하나님의 지혜다. 그리고 지혜의 원천은 하나님이시다(약 1:5). 또한 비둘기 같이 순결해야 한다. 성경은 성령을 비둘기에 비유하곤 한다. 그러므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순결이란 성령께서 우리 마음을 주관하여 다른 사람을 온유하고 부드럽게 대하는 모습이다. 전도자에게 필요한 지혜와 순결은 모두 하나님께서 주신다. 예수님은 이 두 가지를 겸비하라고 말씀하신다.
성령의 일하심
예수님은 제자들이 복음을 전하다가 겪어야 하는 박해의 구체적 정황을 말씀하신다. 곧, 공회에 넘겨져 심문을 받게 될 것이다(17절). 심지어 총독들과 임금들 앞에 끌려가기도 한다(18절). 이러한 묘사는 재판을 위한 심문 과정이다. 물론 제자들은 죄인이나 피고의 신분이다. 그러나 이 과정을 통해 하나님께서 일하신다.
이는 그들과 이방인들에게
증거가 되게 하려 하심이라 (18절)
사도 바울이 그 대표적인 예다. 그가 3차 전도 여행을 마치고 예루살렘에 돌아오자 유대인들이 바울을 고소하였다. 그러나 바울은 로마 황제에게 항소하였고, 그는 제국의 수도인 로마에서 복음을 전할 수 있었다. 제자들은 복음을 전하기 위해 박해를 받겠지만, 성령 하나님은 복음을 전파하신다.
너희를 넘겨 줄 때에
어떻게 또는 무엇을 말할까 염려하지 말라
그 때에 너희에게 할 말을 주시리니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속에서 말씀하시는 이
곧 너희 아버지의 성령이시니라 (19-20절)
계속해서 심문을 받는 장면에 대한 묘사다. 제자들이 박해를 받으며 심문을 당할 때, 성령의 구체적인 역할이 또 하나 등장한다. 제자들에게 할 말을 주신다. 위의 구절에서 "그 때에"라는 표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하나님은 제자들에게 미리 말씀의 보따리를 선사하지 않으신다. 고난을 당할 그때, 심문을 당하는 바로 그때 성령께서 대답할 말씀을 주신다. 모세는 말이 어눌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하나님은 모세를 부르셨고, 아론을 붙여주셨다.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요구하신 것은 유창한 말솜씨가 아니었다. 모세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의 언어를 버리고 하나님의 말씀만 전하는 자세였다.
레슬리 뉴비긴은 <오픈 시크릿>이라는 책에서 선교에 있어 성령의 역할에 대해 강조했는데, 본문의 말씀과 일치한다.
"성령이야말로 선교의 여정에서 교회보다 앞서 가는 증인이다. 교회의 증언은 그에 따른 부차적인 것일 따름이다. 교회는 성령이 인도하는 대로 따라가는 한에서 증인이 될 수 있다. (중략) 복음의 진정한 승리는 세상적인 의미에서 교회가 강할 때 얻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교회가 멸시와 배척을 받는 등 연약한 가운데서도 믿음을 지킬 때 얻는 것이다."
'마태복음 성경공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태복음 10장 34-42절 "제자들에게 필요한 결단과 각오" (0) | 2023.02.10 |
---|---|
마태복음 10장 24-33절 "두려워하지 말라" (0) | 2023.02.10 |
마태복음 10장 1-15절 "예수님의 전도 훈련" (0) | 2023.02.09 |
"마태복음 성경공부" 글 목록 (Contents) (0) | 2023.02.08 |
마태복음 9장 27-38절 "마음의 눈" (0) | 2023.0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