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성경공부2023. 4. 27.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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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기 20장과 21장은 가데스에서 모압 평지로 이동하는 이야기다. 모세오경의 본론에 해당하는 출애굽기, 레위기 그리고 민수기는 애굽에서 출발한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을 묘사한다. 그리고 여기에는 크게 세 번의 중요한 이동 과정이 등장하는데(민수기의 구조 및 저술 연대, 그리고 율법의 중요성), 민수기 20장과 21장은 그 마지막 여정이다. 


미리암의 죽음 (1절) 

미리암은 모세와 아론의 누이로 출애굽부터 지금까지 이스라엘의 여성 지도자였다. 

첫째 달에 이스라엘 자손 곧 온 회중이 신 광야에 이르러 
백성이 가데스에 머물더니 
미리암이 거기서 죽으매 거기에 장사되니라 (1절) 

여성 지도자였던 미리암의 죽음은 시간의 흐름을 강력히 표현한다. 가데스에서 일어난 이스라엘의 반역으로 하나님은 그들에게 40년 광야 생활을 명령하셨다. 그 40년은 한 세대가 가고 새로운 세대가 일어나는 기간이었다. 그런데 한 시대를 풍미했던 미리암이 세상을 떠났으니 그 세대가 저물고 있다. 

미리암의 죽음은 바로 뒤에 이어지는 모세와 아론의 운명, 곧 그들 역시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한 채 광야에서 생을 마감할 운명을 암시한다. 본문 1절은 "첫째 달에"라고 기록하여 정확한 연도를 명시하지 않는다. 그러나 미리암의 죽음으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아론 역시 세상을 떠난다는 점에서(민 20:22-29)  미리암의 죽음은 광야 40년이 거의 마칠 때로 추정할 수 있다. 아론은 이스라엘이 애굽에서 나온 뒤 40년 되는 해에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민 33:38). 


므리바 사건 (2-13절)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서 생활하는 동안 마실 물이 없어 모세와 아론에게 불평을 쏟아 놓았다. 물이 없다고 백성이 불평하는 본문의 사건은 출애굽 직후에 일어난 사건과 매우 유사하다(출 17:1-7). 두 사건 모두 마실 물이 없어 백성들이 불평하자 하나님은 모세를 통해 반석에서 물이 흘러나오게 하셨고, 그곳의 이름을 므리바로 부르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너무도 유사한 사건이지만 자세히 관찰하면 출애굽기 17장의 사건과 본문의 사건은 확연히 다른 점이 존재한다. 바로 모세의 행동과 그에 대한 하나님의 평가다. 

출애굽기 17장의 사건에서, 하나님은 모세에게 지팡이로 반석을 치라고 명령하신다. 모세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자 반석에서 물이 솟아났다. 그런데 본문에는 하나님의 명령이 전혀 다르다. 

지팡이를 가지고 네 형 아론과 함께 회중을 모으고 
그들의 목전에서 너희는 반석에게 명령하여 물을 내라 하라 
네가 그 반석이 물을 내게 하여 
회중과 그들의 짐승에게 마시게 할지니라 (8절) 

본문에서 하나님의 명령은 지팡이로 반석을 치는 것이 아니라 지팡이를 들고 반석에게 명령하는 것이다. 이처럼 하나님은 반석에서 물이 솟게 만드는 모세의 행동을 출애굽기와는 전혀 다르게 명령하셨다. 그런데 모세는 반석을 향해 명령한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 백성을 향해 호통을 쳤고(10절), 지팡이로 반석을 두 번 내려쳤다(11절). 모세의 이러한 행동은 백성을 향한 분노의 표현이요, 동시에 하나님을 향한 불순종이었다. 

여호와께서 모세와 아론에게 이르시되 
너희가 나를 믿지 아니하고 
이스라엘 자손의 목전에서 내 거룩함을 나타내지 아니한 고로 
너희는 이 회중을 내가 그들에게 준 땅으로 
인도하여 들이지 못하리라 하시니라 (12절) 

모세의 행동에 대해 하나님은 두 가지로 평가하신다. 하나님을 믿지 않았고(불신) 또한 하나님의 거룩함을 나타내지 않았다(멸시). 모세는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했다. 그런데 그것이 어떻게 불신이 되는가? 믿음과 순종을 분리하여 생각하는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그러나 성경, 특별히 구약성경은 순종이 곧 믿음이요 불순종이 곧 불신이다. 아울러, 모세의 행동이 하나님에 대한 멸시였던 이유로 모세가 내려친 반석이 하나님을 상징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가능하다(cf. 시 18:2 롬 10:2). 

미리암의 죽음과 더불어 모세와 아론도 가나안 땅에 들어갈 수 없다는 하나님의 판결이 내렸다. 출애굽의 지도자요 광야 40년 동안 이스라엘을 이끌었던 그들이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씁쓸한 장면이다. 그들과 함께 출애굽을 직접 경험했던 세대도 종말을 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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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v. Hanjin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