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문2023. 5. 5.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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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들의 마음은 눈에 보이지 않는 고상한 가치보다 지금 당장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물질을 더 선호하기 마련입니다. 그리하여 정의, 사랑, 자유와 같은 눈이 보이지 않는 가치보다 지금 당장 나에게 유익을 줄 수 있는 재물, 권세, 특권 등에 우리의 마음이 쉽게 흔들리기도 합니다. 신앙인들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아서, 성도들의 모임인 교회를 바라볼 때도 사랑, 희락, 화평, 오래 참음과 같은 성령의 열매가 얼마나 풍성한지를 중요하게 고려하기보다 눈에 보이는 건물이 얼마나 화려한지 혹은 교인의 숫자가 얼마나 많은지 등에 더 집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성도 여러분, 우리 신앙인들은 눈에 보이는 세계를 넘어 하늘에 계신 하나님을 우리의 아버지로 모시는 사람들이요, 눈에 보이는 이 세상을 넘어 저 천국에 우리의 시민권을 두고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므로 비록 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눈에 보이는 손해를 감내하더라도,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 나라의 비전을 위해 오늘도 수고를 아끼지 않는 것이 우리 그리스도인의 마땅한 삶의 자세입니다. 


바라는 것들의 실상,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

오늘 본문은 그 사실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니 (1절) 

믿음은 무엇입니까?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입니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입니다. 이것이 히브리서가 내리는 믿음의 정의입니다. 우리에게 들려주시는 하나님의 약속이 아직 눈에 보이는 현실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기에 우리는 하나님의 약속이 이미 나의 삶에 성취된 것처럼 그 말씀 안에서 기뻐하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가 믿는 기독교의 복음도 마찬가지입니다. 복음이 무엇입니까? 우리는 아무런 자격이 없고 하나님 앞에서 형벌을 피할 수 없는 죄인이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로 말미암아 우리의 모든 죄가 용서받고 구원받은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다는 복된 소식입니다. 그리하여 요한복음은 우리 성도들의 신분에 대해 이렇게 말씀합니다.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그 다음이 무엇입니까?)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 (요 1:12) 

어디 그뿐인가요? 베드로 사도는 그의 서신서에서 성도들의 신분에 대해 이렇게 말씀합니다.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가 된 백성이니(벧전 2:9) 

저는 오늘 이 말씀을 근거로 여러분에게 분명히 선포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 구원받은 여러분은 하나님의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 구원받은 여러분은 거룩한 나라요, 하나님의 소유된 백성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 구원받은 여러분은 지금도 하나님의 자녀 된 권세를 누리며 살아가는 하나님의 아들이요 하나님의 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 성도들이 아무리 왕 같은 제사장이요 하나님의 자녀된 권세를 누리며 살아간다 하더라도 우리의 겉모습은 예수님을 믿지 않는 불신자들과 조금도 차이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내가 예수님을 믿어 구원받은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어도 우리는 때로 질병으로 아파하고, 삶의 여러 고난을 당하게 됩니다. 내가 예수님을 믿어 왕 같은 제사장이 되었다고 세상의 부귀영화가 나에게 지금 주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이처럼 눈에 보이는 차이가 없으니, 눈에 보이는 것만을 중요하게 여기는 세상 사람들은 기독교의 복음을 무시해 버리기 일쑤이지요. 


그러나 성도 여러분, 믿음은 무엇입니까?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입니다. 그래서 눈에 보이는 변화가 없을 지라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하나님의 자녀 된 권세를 주셨다고 성경이 말씀하니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믿으며 바로 지금 하나나님의 자녀 된 권세를 누리며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또한 믿음은 무엇입니까?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입니다. 그러므로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변화가 없을지라도, 하나님께서 우리 성도들을 왕 같은 제사장으로 삼아주셨다는 사실을 믿고 바로 이곳에서 왕 같은 제사장답게 우리의 사명을 위해 묵묵히 살아갈 수가 있습니다. 그 비결이 무엇입니까? 바로 믿음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바로 지금 하나님께서 기도하는 우리 모두에게 
이러한 믿음의 눈을 활짝 열어 주시는 풍성한 은혜가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믿음의 역사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보이는 현실이 절망일지라도 믿음의 눈으로 하나님을 바라보면 새로운 비전과 소망을 품게 됩니다. 그런데 여러분, 믿음의 능력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믿음은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약속을 나의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확실한 증거가 되지만, 동시에 그 믿음은 마침내 보이지 않던 것을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이 인정할 수밖에 없는 눈에 보이는 현실로 바꾸기 때문입니다. 그 내용이 본문 3절에 등장합니다. 

믿음으로 모든 세계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지어진 줄을 우리가 아나니 
보이는 것은 나타난 것으로 말미암아 된 것이 아니니라(3절) 

표현이 조금 어렵지만, 본문 3절 하반절의 의미는 너무도 명백합니다. 어떻게 말씀하시죠? “보이는 것은 나타난 것으로 말미암아 된 것이 아니니라” 지금 우리가 눈으로 분명히 보고 있는 것들이 과거에는 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요 심지어 믿음이 아니라면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것들이라는 말씀입니다. 다시 말해, 과거의 시점에서는 도저히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하나님의 약속을 믿는 사람들을 통해 인류의 역사에 분명하게 드러나게 되었다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의 편지를 읽다 보면 ‘믿음의 역사’라는 표현이 등장합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믿음에는 하나님의 역사가 나타나서 모든 사람이 인정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됩니다. 바로 이것이 사도 바울이 강조한 믿음의 역사입니다. 

우리가 묵상하는 히브리서 11장은 믿음의 역사가 일어난 구약성경의 수많은 예를 소개합니다. 그 가운데 한 두 가지만 말씀드리면, 먼저 아브라함을 꼽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부르셔서 약속을 주십니다. 너를 통해 큰 자손을 이루고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좋은 땅도 주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약속을 받았을 때, 눈에 보이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의 자손을 통해 바다의 모래와 같은 큰 민족을 이루시겠다 약속하셨지만 아브라함에게는 지금 아들 한 명이 없었지요. 하나님께서 좋은 땅을 약속하셨지만 아브라함은 한평생 가나안 땅에서 이방인으로 살았습니다. 그러나 믿음은 무엇입니까? 바라는 것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의 증거입니다. 아브라함의 눈에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지만 그의 마음에는 믿음이 있기에, 그는 과거의 이름 아브람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신 새로운 이름인 아브라함, 곧 열국의 아비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당당히 살아갑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하나님의 때가 이르니 아브라함으로 말미암아 이스라엘 열두 지파가 형성되고 그들에게 약속의 땅 가나안이 주어지잖아요. 바로 이것이 아브라함에게 일어난 믿음의 역사입니다. 

히브리서 11장이 중요하게 다루는 또 한 사람은 바로 모세입니다. 하나님께서 모세를 불러 출애굽이라는 위대한 비전을 보여주셨을 때 모세의 눈에 보이는 것은 무엇입니까? 온 세계를 다스리고 있는 애굽, 이집트의 그 막강한 군사력입니다. 반면 이스라엘은 애굽에서 종으로 살아가는 보잘것없는 민족이었지요. 한 마디로 하나님의 말씀은 귀에 들리지만, 눈에 보이는 현실은 아무것도 없었어요. 그러나 믿음이 무엇입니까?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의 확실한 증거입니다. 눈에 보이는 현실은 불가능이었지만,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믿음의 눈을 열어 주시니 그는 눈에 보이는 현실이 아니라 하나님의 약속을 바라봅니다. 그리하여 모세는 애굽의 화려한 궁궐을 다 뒤로하고 이스라엘 백성의 지도자로 자신의 삶을 바치잖아요. 마침내 세월이 흘러 모세의 마음에 있었던 믿음은 하나님의 역사가 되어 이스라엘은 애굽에서 나와 약속의 땅 가나안에 들어갑니다. 

그러므로 성도 여러분, 이 한 가지 사실을 반드시 기억하십시오. 우리의 마음이 믿음을 잃어버리면, 지금 눈에 보이는 현실은 내일도 동일하게 반복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믿음의 눈을 들어 하나님의 약속을 바라본다면, 오늘과 동일한 내일이 아니라 하나님의 역사하심으로 가득한 새로운 내일이 우리 앞에 펼쳐지게 됩니다. 왜 그렇습니까? 믿음에는 하나님의 역사가 따르기 때문이지요. 

지금 여러분의 눈에는 무엇이 보이십니까? 지금 나의 눈에 아무런 희망도 보이지 않는다고, 나의 귀에는 하나님께서 분명히 복음의 말씀을 들려주셨고 약속의 말씀을 허락해 주셨지만 눈에 보이는 현실은 절망과 고통과 아픔뿐이라고 가슴 답답해하고 계신 분들은 안 계십니까?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믿음의 눈을 들어 하나님의 약속을 바라보십시오. 그리고 하나님의 약속을 여러분의 비전으로 삼아 한 걸음씩 하나님께서 주신 비전을 위해 나아가십시오. 바로 그것이 믿음이요 믿음에는 하나님의 역사가 따르기에, 마침내 여러분의 삶에는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놀라운 일들로 가득 차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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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v. Hanjin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