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문2022. 9. 7.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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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라함 가정에는 식솔도 많았고, 아브라함이 부리는 종들도 매우 많았습니다. 그 가운데 아브라함은 자신의 마음을 가장 잘 이해할 뿐만 아니라 일솜씨도 똑 부러지는 종을 고르고 골랐습니다. 지금 아브라함이 맡기려는 일은 어그러지거나 실패하였을 때 조금 손해를 보고 마는 정도의 일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아브라함의 형제들이 여전히 살고 있었던 하란에 가서, 이삭의 아내감을 데려오는 일이었습니다. 

아브라함의 늙은 종은 이삭의 아내를 찾아 데려오는 사명을 받고, 하란으로 출발하였습니다. 아브라함의 종은 이번 여행을 위해 철저히 준비했습니다. 낙타를 열 마리나 끌고 갔는데, 낙타의 등에는 아브라함이 내어준 온갖 좋은 보물이 가득 실려 있었습니다. 아브라함의 종은 쉬지 않았고 드디어 하란에 도착하였습니다. 하란에 도착하자, 아브라함의 종은 계획을 세우며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우물 곁에서 기다리다가 소녀들이 오면 그들에게 물을 좀 달라고 청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만일, 어느 소녀가 우물을 길어 이방 나그네인 아브라함의 종에게 물을 대접한다면 그 소녀를 낙점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그런데 아브라함의 종은 여기에 하나의 조건을 덧붙입니다. 자신이 물을 좀 달라고 요청할 때, 그 요청을 받은 소녀가 자신에게 물을 줄뿐만 아니라 자신이 데려온 낙타에게도 우물물을 길어 목을 축이도록 해준다면 그 소녀야 말로 이삭의 아내로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계획을 세운 것이죠.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고, 그렇게 나그네를 대접할 수 있는 여성이라면 아브라함의 며느리로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아브라함의 종은 이 일을 위해 기도합니다. 그리고 우물 곁에 있는 자신에게 가까이 오는 한 소녀, 리브가라는 이름의 그 소녀에게 계획대로 말합니다. '나에게 물을 좀 주시오.' 그랬더니, 그 소녀가 아브라함의 종에게 물을 대접하는 것은 물론이고, 낙타에게도 물을 주겠다고 말하며 우물물을 긷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바로 그때, 아브라함의 종이 취했던 모습을 묘사해주는 것이 창세기 24장 21절의 말씀이지요. 

그 사람이 그를 묵묵히 주목하며

여호와께서 과연 평탄한 길을 주신 여부를 알고자 하더니

아브라함의 종은 주인으로부터 사명을 받고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쉬지 않고 달려왔습니다. 철저히 준비하였고, 준비를 마치자 곧 출발하여 하란에 도착하였습니다. 그는 하란에 이르러서도 쉼을 몰랐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위해 기도하였고, 계획을 세우고 노력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결정적인 순간 - 과연 자신의 눈앞에 있는 여인이 이삭의 아내로 하나님께서 점찍어 둔 사람인지를 확인하는 - 그 순간입니다. 바로 그 결정적인 순간이 도래하자, 아브라함의 종은 자신의 모든 행동을 멈춥니다. 그리고 묵묵히 그 장면을 지켜보고 있는 것입니다. 과연 하나님께서 어떻게 일하시는지, 과연 지금 내 앞에 있는 여인이 하나님께서 이삭의 아내로 점쳐두신 사람인지, 자신의 모든 노력이나 자신의 모든 계획이나 자신의 모든 생각을 내려놓고 과연 하나님께서 어떻게 행하시는지를 묵묵히 지켜보고 있는 바로 그 장면입니다. 

아브라함의 종이 이 장면을 묵묵히 바라봤던 시간은 얼마나 길었을까요? 리브가가 우물을 길어 아브라함의 종이 데려온 낙타에게 물을 먹이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아브라함의 종이 몇 마리의 낙타를 데려왔는지 기억하십니까? 설교의 초반부에 말씀을 드린 것처럼, 모두 열마리입니다. 한 소녀가 열 마리나 되는 낙타에게 우물을 길어 한 마리씩 물을 먹이는 시간. 결코 짧지 않은 그 시간 동안 아브라함의 종은 그 장면을 그저 묵묵히 바라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지금까지 준비함 모든 일이 결정되는 시점, 그래서 너무도 중요한 바로 그 시점에, 아브라함의 늙은 종은 결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자신의 모든 행위와 자신의 모든 언어를 멈추어버리고 하나님께서 어떻게 일하시는지 잠잠히 지켜보았던 것입니다. 이것이 그 노인이 아브라함에게 배운 지혜요, 그 노인이 아브라함에게 배운 신앙이었습니다. 

신앙의 절정[하이라이트]은 달려가는 것도, 힘껏 소리치는 것도 아니라 
결정적인 그 순간 잠잠히 하나님을 바라보는 믿음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하나님의 일을 위해 최선을 다해 달려가십니다. 열심히, 최선을 다해 준비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나에게 맡겨주신 일을 위해 최선을 다해 일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도 때로는 아브라함의 종과 같이 모든 것을 멈추고 묵묵히 바라보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가장 중요한 시점, 가장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그 시점, 그래서 하나님의 뜻을 구해야 하는 바로 그 시점에 이르렀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욱 열심히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달려가던 걸음을 멈추고 묵묵히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일을 지켜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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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v. Hanjin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