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성경공부2022. 10. 22.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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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5장에서는 느부갓네살에 이어 바벨론의 또 다른 통치자인 벨사살과 연관된 사건이 기록되어 있다. 벨사살이라는 이름의 뜻은 아카드어로 "벨이 왕을 지키시기를"이다. 벨이라는 우상을 섬겼던 바벨론의 통치자에게 어울리는 이름이다. 본문에는 벨사살이 느부갓네살의 아들로 등장한다. 그러나 고고학 자료에 의하면 느부갓네살의 아들 가운데 벨사살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 대신 바벨론의 마지막 왕이었던 나보니두스의 아들로 벨사살이 존재했다. 나보니두스는 어떠한 이유였는지 바벨론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테마에 주로 거주하였는데, 그의 아들이었던 벨사살이 실제적으로 바벨론을 통치하였다. 나보니두스는 느부갓네살의 딸과 결혼하여 벨사살을 낳았으므로, 본문의 벨사살이 바벨론의 마지막 왕이었던 나보니두스의 아들이라면 그는 느부갓네살의 손자가 된다. 그런 점에서 본문 2절의 "부친"이라는 단어는 조상이나 선왕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벨사살의 죄악 

벨사살은 귀족 일 천 명을 불러 큰 잔치를 벌였다. 한 나라의 왕이 귀족들과 술판을 벌이는 것도 옳은 일은 아니다. 그런데 그의 결정적인 죄악은 바로 그 자리에서 행해졌다. 

벨사살이 술을 마실 때에 명하여 
그의 부친 느부갓네살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탈취하여 온 
금, 은 그릇을 가져오라고 명하였으니 
이는 왕과 귀족들과 왕후들과 후궁들이 다 그것으로 마시려 함이었더라 (2절) 

고대사회에서 민족과 민족 사이의 전쟁은 사람들의 싸움을 넘어 그 민족이 섬기는 신들의 전쟁으로 여겨졌다. 그리고 전쟁의 패배는 나라나 민족의 패배를 넘어 그 민족이 섬기는 신의 패배가 되었다. 승리한 민족은 패배한 민족의 신상을 빼앗아 왔는데, 이는 그 신이 포로가 되어 끌려가는 장면을 상징했다. 동일한 논리로 바벨론이 예루살렘을 점령하였을 때, 그들은 여호와 하나님의 성전에서 성전 기구를 빼앗아 바벨론의 마르둑 신전에 비치해 두었다. 그러나 다니엘서는 지금까지 그 모든 역사가 바벨론의 통치자 느부갓네살의 능력이나 뜻이 아니라 역사의 주관자이신 하나님의 섭리 안에 있음을 보여주었다. 다니엘 4장에 등장하는 느부갓네살의 조서와 찬양을 통해 하나님의 영원한 통치는 만방에 선포되었다. 그런데 느부갓네살을 이어 바벨론을 다스리는 벨사살은 부친 느부갓네살의 깨달음과 교훈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말았다. 

그들이 술을 마시고는 
그 금, 은, 구리, 쇠, 나무, 돌로 만든 신들을 찬양하니라 (4절) 

벨사살은 귀족들과 함께 예루살렘의 성전 기구들로 술을 마셨다. 그리고 말하지 못하고 움직하지 못하는 우상을 경배하였다. 이것은 역사의 참된 주관자이시며 벨사살에게 왕국의 통치권을 잠시 허락하셨던 하나님에 대한 크나큰 반역이었다. 벨사살은 부친 느부갓네살에게 일어난 일들을 모두 알고 있었지만, 그 지식으로부터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을 얻지 못했다(cf. 단 5:22) 벨사살은 부친의 가르침이나 역사의 교훈을 마음으로 수용하지 못하였고, 여호와 하나님께 돌이킬 수 없는 죄악을 범하고 말았다. 


하나님의 판결 

벨사살의 죄악에 대해 하나님은 즉각적으로 반응하셨다. 

그 때에 사람의 손가락들이 나타나서 
왕궁 촛대 맞은편 석회벽에 글자를 쓰는데 
왕이 그 글자 쓰는 손가락을 본지라 (5절) 

위의 구절에 등장하는 손가락은 다니엘 4장에 등장하는 거룩한 순찰자와 동일한 기능을 한다. 곧, 하나님의 계시와 뜻을 전달하는 역할이다. 손가락이 왕궁 석회벽에 글자를 썼다는 것은 그 누구도 지우거나 수정할 수 없는 하나님의 판결문이 새겨졌다는 의미다. 벨사살의 권세가 아무리 크고 그의 왕국이 아무리 막강하더라도 그의 운명을 결정하시는 분은 여호와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이 이로써 분명해졌다. 

벨사살은 왕국 석회벽에 쓰인 글자의 내용을 깨닫는 것은 고사하고 글자를 읽을 수조차 없었다. 벨사살이 아무리 큰 상금을 내걸어도 바벨론의 지혜자 가운데 아무도 그 글자를 해독하지 못했다. 벨사살이 내건 보상 중에는 "자주색 옷"이 있었다(7절). 당시 화려한 색상의 옷은 지위가 높은 사람들만 입을 수 있었다. 고대 사회에서 옷감의 염료는 매우 귀했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서도 자주색은 왕을 나타내는 색이었다. 그러나 왕의 권세를 나타내는 자주색 옷을 보상으로 내걸어도, 다시 말해 벨사살의 모든 권력을 총동원하여도 하나님의 판결문을 해석하는 것은 고사하고 읽지도 못하니 벨사살은 더욱 큰 두려움에 빠져든다(9절). 

두려워하는 벨사살에게 다니엘을 소개한 인물은 그의 어머니였다. 벨사살의 어머니는 느부갓네살 시대의 사람으로 느부갓네살에게 일어난 일로부터 온 세상의 진정한 통치자가 하나님이심을 깨달았던 인물로 보인다. 그 이유는 그가 다니엘에 대해 묘사하는 표현이 느부갓네살의 다니엘에 대한 평가와 정확히 일치하기 때문이다(단 4:8, 9, 18). 다니엘의 등장으로 왕궁 석회벽에 쓴 글자의 뜻을 알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그러나 다니엘의 등장 역시 벨사살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 내용을 바꿀 수는 없다. 그 어떠한 인간도 하나님의 최후 판결을 변경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왕궁의 석회석에 쓰인 글자는 최후의 심판자이신 하나님의 판결이었다. 

 

다니엘 성경공부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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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v. Hanjin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