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서기관과 바리새인의 의보다 뛰어날 것을 요구하셨다(마 5:20). 이제부터 시작되는 이른바 '예수님의 반제(Antithesis)'는 (1)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이 어떻게 율법의 참된 의미를 저버렸는지, 그리고 (2) 예수님께서 어떻게 율법의 바른 의미를 되살리셨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그런 의미에서 종교개혁자 칼뱅은 예수님을 새로운 율법의 창시자가 아니라 율법의 성실한 주석가라고 평가하였다.
살인하지 말라
"살인하지 말라"는 십계명의 제 6계명이다(출 20:13). 그런데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은 이 계명을 심판과 연결하여 해석하였다.
옛 사람에게 말한 바 살인하지 말라
누구든지 살인하면 심판을 받게 되리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21절)
살인하면 심판을 받는다는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의 해석은 반대로 살인하지 않으면 하나님의 심판을 면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그들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많은 악을 행하였지만, 다른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살인은 저지르지 않았다. 그리고 "살인하면 심판을 받게 되리라" 가르치면서, 자신들은 율법을 지켜 하나님의 심판에서 벗어난 의인이라고 자부했다. 예수님은 그들의 오류를 분명히 지적하신다.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형제에게 노하는 자마다 심판을 받게 되고
형제를 대하여 라가라 하는 자는 공회에 잡혀가게 되고
미련한 놈이라 하는 자는 지옥 불에 들어가게 되리라 (22절)
예수님은 생명을 빼앗는 살인 행위만이 아니라 형제에 대해 노하고, 라가라 비방하고, 미련한 놈이라 욕하는 사람은 모두 하나님의 심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가르치신다. 이것이 "네 이웃 사랑하기를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고 명령하신 율법의 참 뜻이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예물을 제단에 드리려다가 형제 사이의 원망과 갈등이 생각나면, 예배를 멈추고 먼저 원망과 시비를 해결하라고 말씀하신다(23-24절). 살인이 아니더라도 원망과 갈등만 있어도 하나님께 나아가는 길이 막히기 때문이다. 이것이 곧 하나님의 심판과 처벌이 아니겠는가?
간음하지 말라
십계명의 제 7계명은 "간음하지 말라"고 명령한다(출 20:14). 하나님의 뜻은 너무도 명백하여 서기관과 바리새인들 조차 거부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들은 율법의 계명을 따라 마음에서 일어나는 음욕을 제어하려고 노력하는 대신, 율법에서 간음하지 말라는 계명을 피할 수 있는 예외 규정을 찾아냈다.
또 일렀으되 누구든지 아내를 버리려거든
이혼 증서를 줄 것이라 하였으나 (31절)
율법의 전문가답게 서기관과 바리새인은 신명기 24장 1절을 찾아내어 인용한다. 이로써 그들은 이혼 증서를 써주면서 자유롭게 아내를 버렸고, 마음이 원하는 대로 새로운 아내를 맞아들였다. 간음하지 말라는 하나님의 분명한 계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자신의 욕망을 따라 간음을 행하며 한때는 자신의 아내였던 여인들의 삶을 불행으로 밀어 넣었다.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누구든지 음행한 이유 없이 아내를 버리면 이는 그로 간음하게 함이요
또 누구든지 버림받은 여자에게 장가드는 자도 간음함이니라 (32절)
예수님의 말씀은 전혀 새로운 말씀이 아니다.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 제 7계명을 다시 한번 강조하시며,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이 인용하는 신명기의 구절은 예외 조항이라는 점을 확증하셨다. 거룩한 부부의 관계를 그 누구도 쉽게 깨뜨려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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