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씨 뿌리는 비유"를 말씀하신다. 이 비유의 제목으로 예수님께서 "씨 뿌리는 비유"를 언급하셨기에, 사람들은 이 비유를 그렇게 부른다(18절). 그러나 비유의 내용은 씨를 뿌리는 행위보다 씨앗이 뿌려진 땅에 초점이 있다. 크게 보아 열매를 맺는 땅이 있고 그렇지 못한 땅이 있다.
열매 맺지 못하는 땅
당시 갈릴리에서 농부가 씨앗을 뿌리는 것은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흔한 장면이었다. 지금 예수님의 말씀을 듣는 군중들 중에는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 걸어오는 길에 씨를 뿌리는 농부를 마주쳤을지도 모른다. 그 시대의 농부는 목에 메는 주머니에 씨앗을 담고 걸어가며 씨앗을 뿌렸다고 한다. 여기에서 '뿌렸다'는 표현은 심는 것과 다르다. 씨앗을 심을 때는 땅을 고르고 그 안에 씨앗을 심고 흙을 덮는다. 그러나 갈릴리의 농부들은 씨앗을 심지 않고 뿌렸다. 그러니 그 가운데 어떤 씨앗은 길가에 떨어지고 또 어떤 것은 돌밭이나 가시떨기에 떨어지기도 한다.
예수님은 이 비유를 직접 설명해 주신다. 그러나 씨를 뿌리는 농부에 대해서는 말씀이 없다. 단지, 농부가 뿌리는 씨앗을 "천국 말씀"으로 해석하는 대목에서(19a절), 이 비유의 농부는 천국 복음을 선포하는 예수님을 가리킨다고 이해할 수 있다.
'길 가'는 천국 말씀을 듣고도 깨닫지 못하는 사람을 의미한다(19절). 이들에게도 천국 말씀은 들렸다. 다만 깨닫지 못하니, 악한 자가 와서 그 말씀을 빼앗아 간다. '돌밭'은 말씀을 들을 때는 기쁨으로 받아들이지만 박해나 환난을 당하면 넘어지는 사람이다(21절). 갈릴리 지역의 돌밭은 온도와 습기가 적절하여 씨앗이 다른 땅보다 일찍 발아한다고 한다. 말씀에 그 누구보다 쉽게 반응하지만 환난이 몰려올 때 다른 누구보다 먼저 신앙을 포기하는 사람들이다. '가시떨기'는 말씀을 들었지만 세상의 염려와 재물의 유혹에 넘어져 결실하지 못하는 사람이다(22절). 공개적인 박해가 없는 현대 사회에서 그리스도인들이 가장 많이 실패하는 단계를 가시떨기가 표현하는 듯하다. 종교개혁자 칼뱅은 본문을 주석하며 이렇게 강조했다. "하나님의 말씀이 시들어버리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 각 사람은 마음속에서 가시떨기를 제거해야 한다."
열매 맺는 땅
농부가 뿌린 씨는 어디에 떨어지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길 가, 돌밭, 가시떨기에 떨어진 씨앗은 열매를 맺지 못하지만 좋은 밭에 떨어진 씨앗은 풍성한 열매를 맺는다.
좋은 땅에 뿌려졌다는 것은
말씀을 듣고 깨닫는 자니
결실하여 어떤 것은 백 배,
어떤 것은 육십 배,
어떤 것은 삼십 배가 되느니라 (23절)
씨뿌리는 비유는 당시 갈릴리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이야기로 시작했다. 당시 농부가 씨를 뿌리는 것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그런데 이 비유의 마지막은 사람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이야기로 마친다. 당시 평균 수확은 약 열 배 정도였다고 한다. 그런데 예수님은 좋은 땅에 떨어진 씨앗이 백배의 결실을 한다고 말씀하신다. 이것은 당시 사람들이 경험해보지 못한 숫자다. 그래서 사이먼 J. 키스트메이커는 <예수님의 비유>라는 책에서 씨 뿌리는 비유의 핵심이 풍성한 수확이라고 강조한다. 일반적인 농부는 좋은 땅에 씨가 떨어졌을 때 열 배 정도의 결실을 얻지만, 예수님께서 선포하시는 천국 복음은 좋은 밭에 떨어질 때 백배까지 풍성한 수확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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