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소문이 널리 퍼지자 예루살렘에서도 유대교 지도자들이 예수님을 찾아왔다. 그들은 예수님이 유대교의 전통을 준수하는지 지켜보았고, 이내 예수님께 따지듯 질문한다.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천국 복음과 유대교의 전통이 충돌하는 가운데 예수님은 신앙의 바른 정신이 무엇인지 강조하신다.
인간의 전통 VS 하나님의 계명
예루살렘에서 내려온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은 예수님의 제자들이 유대교의 전통을 어기는 현장을 목격하였다. 그들은 제자들이 아니라 예수님을 향해 공격한다.
그 때에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이
예루살렘으로부터 예수께 나아와 이르되
당신의 제자들이 어찌하여 장로들의 전통을 범하나이까
떡 먹을 때에 손을 씻지 아니하나이다 (1-2절)
장로들의 전통이란 랍비들을 비롯한 유대교 옛 지도자들의 가르침으로, 율법을 잘 지키기 위함이라는 명분으로 율법 외에도 많은 조항을 규정해 놓았다. 그 가운데 식사 전에는 손을 씻으라는 항목이 있었다. 장로들의 전통은 손을 씻을 물의 양과 질, 물을 붓는 방식, 손의 자세 등 세밀한 부분까지 정해놓았다. 그러니 당시 유대인들 중에는 장로들의 전통을 철저히 지키지 못한 사람이 많았다.
대답하여 이르시되
너희는 어찌하여 너희의 전통으로
하나님의 계명을 범하느냐 (3절)
예수님은 인간이 만들어 놓은 장로들의 전통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실제로는 하나님의 계명을 어기고 있다고 그들을 책망하신다. 그 하나의 예가 '고르반', 곧 하나님께 드림이 되었다는 것이다(5절). 예를 들어, 누군가 포도밭을 소유하고 있다면 그는 부모를 공경하기 위해 밭의 소출 일부를 부모님께 드려야 했다. 이때 포도밭을 하나님께 드린다고 선언하면(고르반), 포도밭이 하나님의 것이기에 그 소출의 일부를 부모님께 드리지 않아도 된다는 관습이었다. 포도밭을 하나님께 드리더라도 그 밭의 소출은 모두 그 밭의 주인이 소유하면서 말이다. 예수님 말씀 그대로 인간이 만들어 놓은 전통만 소중하게 따를 뿐, 하나님의 계명은 무시하는 처사다. 예수님은 그들의 행태를 이사야 말씀을 인용하며 한 번 더 비판하신다.
외식하는 자들아
이사야가 너희에 관하여 잘 예언하였도다 일렀으되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되
마음은 내게서 멀도다
사람의 계명으로 교훈을 삼아 가르치니
나를 헛되이 경배하는도다 하였느니라 하시고 (7-9절)
예수님은 이사야의 예언을 인용하며 사람들의 참된 마음이 무엇인지 폭로하신다. 입술로는 하나님을 경외한다고 하지만, 그들의 마음은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져 있다. 그러니 그들의 말과 상관없이 그들의 행동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과 거리가 멀다.
마음에서 나오는 것
예수님은 예루살렘에서 내려온 바리새인과 서기관의 질문, 곧 음식을 먹기 전에 손을 씻지 않는 제자들에 대한 그들의 지적에 대답하신다.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입에서 나오는 그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니라 (11절)
장로들의 전통은 음식을 정결하게 먹기 위해 손을 씻으라고 규정해 놓았다. 예수님은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인간을 더럽힐 수 없다고 말씀한다. 반대로 아무리 정결한 음식을 먹더라도 그것이 사람을 깨끗하게 할 수 없다. 사람을 더럽게 혹은 깨끗하게 만드는 것은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이 아니라 입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러면 입에서 나오는 것이 무엇인가?
입에서 나오는 것들은 마음에서 나오나니
이것이야말로 사람을 더럽게 하느니라
마음에서 나오는 것은
악한 생각과 살인과 간음과 음란과 도둑질과 거짓 증언과 비방이니 (18-19절)
입에서 나오는 것은 단지 입술의 말이 아니라, 더 깊은 인간의 마음에서 나오는 것들이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교훈을 분명하다. 인간을 더럽게도 그리고 깨끗하게도 만드는 것은 우리의 마음이요, 그 마음에 무엇이 담겨있느냐에 따라 우리 삶의 정결과 부정이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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