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2020. 8. 20.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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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재앙을 맞이할 때 기독교인은 이를 어떻게 해석하고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가? 톰 라이트의 <하나님과 팬데믹>은 이러한 질문에 답하는 하나의 신학적 응답이다. 


쉽게 떠오르는 반응 

코로나 바이러스를 비롯한 거대한 재앙을 해석하는 신앙인의 일반적 관점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재앙은 인간의 죄에 대한 하나님의 징계라는 생각이다. 아울러, 종말의 때가 가까이 왔다는 징조라는 관념, 인간의 교만을 꺾으시려는 하나님의 교훈이 담겨있다는 주장, 심지어 고난을 통해 축복을 주시려 한다는 해석 등이다. 톰 라이트는 이러한 생각과 해석을 비신학적, 심지어 이교적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피상적인 해석과 반응을 비판하며 톰 라이트는 '자판기 신학'이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하는데 죄 하나를 넣으면 벌 하나가 나온다는 의미다. 

톰 라이트는 거대한 재앙을 해석하는 고대 철학자들의 자세도 기독교 안에서 발견한다. 고통스러운 세상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그러한 세상에 순응하려는 스토아 학파, 불확실한 세상 속에서 오늘의 쾌락을 추구하는 에피쿠로스 학파, 그림자에 불과한 현세보다는 내세의 기쁨을 추구하는 플라톤 학파가 그것이다. 그러나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이 모든 자세도 기독교적이거나, 성경적이라고 할 수 없다. 그리하여 톰 라이트는 이 책을 시작하며 이렇게 단언한다. "내가 주장하는 바는 마음 속에 쉽게 떠오르는 자동적인 반응을 거부해야 한다는 것이다."(8쪽) 


온라인 예배의 위험성

코로나의 확산으로 교회는 시설을 폐쇄해야 했고, 그 대신 많은 교회가 온라인으로 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교회마다 온라인 콘텐츠 경쟁에 뛰어드는 양상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생각해보라. 코로나 이전과 이후 비기독교인의 교회 코텐츠에 대한 관심도는 전혀 변화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보다 시선을 끌만한 영상을 제작하여 업로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이 위기의 시대에 기독교 안에서 서로 치열하게 경쟁할 뿐, 그 모든 노력이 교회 바께 세상을 향해 나아가지 못한다. 

톰 라이트 역시 이 책에서 온라인 예배의 치명적인 위험성을 지적한다. 이는 예배당에 모이지 못하니 불완전한 예배라는 둥, 가정에서 예배하기에 마음과 정성을 다하지 못한다는 둥의 피상적인 분석이 아니다. 그가 지적하는 치명적인 위험성은 이미 서구 기독교가 안고있는 문제점이며 수많은 신학자들이 지적한 '종교의 사유화'다. "대중의 사고에서 기독교 신앙은, 많은 사람이 이야기하듯 공적인 삶에는 전혀 자리가 없다는 의미에서 '사적인' 운동으로 축소되어 버렸다."(120-121쪽) 그러니 예배당의 문을 닫아야 하기에 온라인 콘텐츠로 경쟁하려는 교회의 현실은 '마음 속에 쉽게 떠오르는 자동적인 반응'의 하나일 뿐, 재앙을 맞이한 그리스도인의 대안적 자세일 수 없다. 


탄식, 그리스도인의 시대적 사명 

마음 속에 쉽게 떠오르는 자동적인 반응을 거부해야 한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톰 라이트의 대답은 '탄식'이다. 예수님의 모습을 기억해 보라. 나사로의 무덤 앞에서 눈물을 흘리셨던 모습, 겟세마네 동산에서 탄식하셨던 모습, 그리고 십자가 위에서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울부짖으셨던 모습에서 기독교는 우리가 마땅히 취해야 할 자세를 발견한다. 로마서 8장은 하나님의 섭리를 힘 있게 선포한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롬 8:28) 그러나 이 구절 바로 앞에 사도 바울은 모든 만물이 지금도 탄식하며, 우리 그리스도인도 탄식하고, 우리의 탄식은 성령의 탄식과 연결된다고 선언한다. 그러므로 탄식하며 기도하는 것, 이것이 톰 라이트가 신약성경에서 발견한 오늘날의 그리스도인이 취해야 할 시대적 사명이다. "기도하는 것, 고통받는 세상에서 말없이 기도하는 것, 이것이 우리의 소명이다."(85쪽) 

하나님과 팬데믹
국내도서
저자 : 톰 라이트(Nicholas Thomas Wright) / 이지혜역
출판 : ㈜ 비아토르 2020.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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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v. Hanjin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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