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별 시리즈설교2021. 8. 27.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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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기도>는 주기도문의 의미를 순차적으로 해설하는 시리즈 설교입니다. 

 

주님의 기도, 그 마지막 시간입니다. 

유명한 복음주의 운동가이며 저술가인 제임스 패커라는 분의 저서 중에 <하나님의 인도>(Guard us, Guide us)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 제임스 패커는 이렇게 말합니다. “하나님은 과거나 지금이나 직접 하늘의 음성을 통해 우리를 인도하시는 방법을 잘 사용하시지 않으신다.” 만일 “그런 음성이 들려왔다 해도 단지 부분적인 것일 뿐, 하나님의 인도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요소를 포함한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행동 하나하나를 지적하시고, 그때마다 우리에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알려주시지 않으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때로 하나님의 인도를 받기를 소망하지만, 여전히 하나님께서 나를 어떻게 이끌어가시는지 알지 못하고 계획을 수정해야 하는 경우가 있지요. 

오늘 본문이 묘사하는 사도 바울의 상황이 바로 그렇습니다. 그는 고린도를 방문하려던 계획을 세우고 있었습니다(15-16절). 이러한 바울의 계획은 신중하였고 기도하면서 내린 결정이었습니다(17절). 그러나 사도 바울은 고린도를 방문하려는 자신의 계획을 바꿀 수밖에 없었습니다(23절). 바울이 이렇게 자신의 계획을 바꾸니, 고린도교회 안에 바울을 비난하기 좋아했던 사람들에게는 좋은 이야깃거리가 되었습니다. 바울이 신중하지 않은 사람이라느니, 여기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저기에서는 다르게 말하는 사람이라느니, 속과 겉이 다른 사람이라느니 여러 가지 말로 바울을 헐뜯었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과정을 담담하게 서술해나가는 사도 바울은 자신의 연약함을 있는 그대로 인정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한계 속에서도 변함이 없으신 하나님의 섭리를 선포합니다. 바울은 자신의 계획대로 고린도를 방문하지 못하였지만 하나님은 그것을 통하여 고린도교회 성도들로 하여금 스스로 믿음 위에 서게 만드셨다는 믿음의 고백입니다(24절).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통해 사도 바울은 이렇게 선언합니다. 

하나님은 미쁘시니라
우리가 너희에게 한 말은 예 하고 아니라 함이 없노라 (18절)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는
예 하고 아니라 함이 되지 아니하셨으니 
그에게는 예만 되었느니라 (19절) 

하나님의 약속은 얼마든지 그리스도 안에서 예가 되니 
그런즉 그로 말미암아 우리가 아멘 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되느니라 (20절) 

인간에게는 ‘아니오’가 분명히 있습니다. 계획한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너무도 많습니다. 우리는 연약한지라 기도하면서도, 이 길인지 저 길인지 고민할 때가 있습니다. 우리는 연약한지라 기도하면서도, 기도가 어떻게 응답될 것인지 알지 못하여 고민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믿음이 무엇입니까? 하나님은 언제나 예가 되신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아멘”이라고 소리를 높이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됩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한 포로수용소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어느 춥고 어두운 저녁, 여러 차례 얻어맞은 수백 명의 포로들이 한 시간에 걸쳐 수용소 지휘관의 일장연설을 듣고 행진한 후에, 어둠침침한 막사로 돌아와서는 남은 밤 시간 내내 침묵할 것을 명령받았습니다. 그때 어느 막사에서 누군가 주님의 기도로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옆자리에 누워 있던 동료 포로 몇몇이 그 기도에 함께 했습니다. 기도소리는 옆 막사의 포로들에게도 전해졌고, 그들도 그 기도에 합세했습니다. 막사 하나하나가 그 기도에 동참했고, 마침내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로 기도가 끝날 때, 수백 명의 포로들이 도전적이고 우렁찬 목소리로 “아멘”을 외쳤다고 합니다. 

주님의 기도로 함께 기도하는 우리의 기도를 완성하는 단 하나의 고백, 그것은 바로 “아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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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v. Hanjin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