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서 성경공부2021. 9. 24.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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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서는 잠언과 욥기와 함께 구약 성경의 지혜문학으로 분류된다. 성경을 한 번이라도 읽어본 사람이라면 잠언이 지혜에 대해 다루고 있다는 점은 쉽게 납득이 될 것이다. 그러나 전도서는 잠언과 그 내용과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 잠언이 여호와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을 지혜의 근본이라고 천명하는데 반하여, 전도서는 모든 것이 헛되다는 염세주의에 빠져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도서를 잠언과 함께 지혜문학으로 분류할 수 있을까? 그 대답은 “그렇다”이다. 이제부터 전도서의 내용을 차근차근 살펴보겠지만, 전도서는 단순한 염세주의 철학이 아니다. 오히려 전도서는 잠언이 가르치는 전통적인 지혜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측면을 신앙적으로 해석해준다. 그러므로 전도서는 잠언의 지혜에 반하는 것이 아니라 잠언의 지혜를 보충해준다고 하겠다. 


전도서의 저자와 구조

전도서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피기에 앞서 전도서의 저자와 구조에 대해 알아보자. 전도서 1장 1절은 전도서의 저자를 이렇게 알려준다. 

다윗의 아들 예루살렘 왕 전도자의 말씀이라 (전 1:1) 

위의 구절에 의하면, 전도서의 저자는 ‘전도자’이다. 전도자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단어는 ‘코헬렛’인데, 이것은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한글 성경처럼 ‘전도자’로 번역할 수도 있고 지혜자, 설교자, 선생 등의 번역도 가능하지만 동시에 그 무엇이 정확히 코헬렛의 의미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많은 학자들은 전도서를 연구하면서 히브리어 단어인 ‘코헬렛’을 하나의 고유명사처럼 사용하기도 한다. 

위에서 인용한 전도서 1장 1절에는 코헬렛(전도자)에 대한 몇 가지 정보가 담겨있다. 그는 다윗의 아들이었고, 예루살렘의 왕이었다. 전도서 1장 12절도 이 사실을 반복한다. “나 전도자는 예루살렘에서 이스라엘 왕이 되어” 그래서 전통적으로 전도서의 저자인 코헬렛을 솔로몬으로 보는 의견이 많다. 그러나 전도서나 그 외의 성경 본문에는 코헬렛을 솔로몬으로 명시한 적이 없다. 1장 1절에 “다윗의 아들”이라는 표현이 등장하지만 히브리어에서 아들이라는 단어는 자손으로 번역할 수도 있기에 다윗 왕조의 어느 왕에게나 적용이 가능하다. 더욱이 코헬렛을 솔로몬이라고 말하기에는 전도서 1장 16절의 내용을 명쾌하게 설명하기 어렵다. 

내가 내 마음 속으로 말하여 이르기를 
보라 내가 크게 되고 지혜를 더 많이 얻었으므로 
나보다 먼저 예루살렘에 있던 모든 사람들보다 낫다 하였나니 
내 마음이 지혜와 지식을 많이 만나 보았음이로다 (전 1:16)

전도서 1장 16절에 “나보다 먼저 예루살렘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등장하는데 이들은 예루살렘의 통치자들을 의미한다. 그래서 표준새번역은 이 구절을 “이전에 예루살렘에서 다스리던 어느 누구도”라고 번역한다. 만일 코헬렛이 솔로몬이라면 그보다 먼저 예루살렘에서 왕이었던 사람은 다윗뿐이다. 그렇다고 다윗이 예루살렘을 점령하기 이전 기브온 족속의 왕을 지혜를 찾았던 사람으로 묘사하지는 않았을 터이다. 

코헬렛이 솔로몬이든 그렇지 않든, 전도서의 저자인 코헬렛에 대한 중요한 정보는 전도서 12장에 등장한다. 

전도자는 지혜자이어서 여전히 백성에게 지식을 가르쳤고 
또 깊이 생각하고 연구하여 잠언을 많이 지었으며
전도자는 힘써 아름다운 말들을 구하였나니 진리의 말씀들을 정직하게 기록하였느니라 (전 12:9-10)

전도자(코헬렛)는 지혜자였다. 지혜자인 코헬렛의 특징을 설명하기 위해 12장 9절은 네 개의 동사를 사용한다. (1) 가르치다 (2) 생각하다 (3) 연구하다 (4) 잠언을 짓다. 계속해서 12장 10절은 코헬렛이 행한 작업의 과정을 묘사해주고 있다. 코헬렛은 “아름다운 말들,” 곧 지혜에 대한 경구들을 수집하였다. 모르기는 해도 컴퓨터나 핸드폰이 없던 시대에 그는 자신이 찾은 지혜의 말씀들을 열심히 메모하였을 것이다. 그렇게 찾아내어 기록해둔 자료들을 일목요연하게 기록하였다. 우리 시대의 언어로 표현하면 메모를 기초로 편집하였다. 그러므로 전도서는 전도자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단번에 써 내려간 글이 아니라 평생에 걸쳐 수집한 지혜에 대한 말씀(자료)을 한 권의 책으로 기록(편집)한 결과물이다. 그런데 전도서의 구조를 살펴보면 코헬렛의 편집과 연구는 그 자신의 연구작업에서 멈추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전도서의 구조는 화자가 누구인가에 따라 크게 세 부분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 단락(3인칭, 1:1-11): 화자는 전달자(내레이터)이다. 
두 번째 단락(1인칭, 1:12-12:7): 화자는 코헬렛(전도자)이다. 
세 번째 단락(3인칭, 12:8-14): 화자는 전달자(내레이터)이다. 

두 번째 단락은 코헬렛(전도자)이 직접 1인칭의 화법을 사용하며 자신의 생각과 이야기를 풀어낸다. 반면, 첫 번째 단락과 세 번째 단락은 전달자(내레이터)가 등장하여 코헬렛에 대해 소개하고 그의 이야기를 3인칭 화법으로 전해준다. 그러므로 전도서 안에는 두 개의 목소리가 존재한다. 그렇다면 첫 번째 단락과 세 번째 단락에 등장하는 전달자는 누구일까? 성경에는 그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그러나 첫 번째 단락과 세 번째 단락의 전달자는 코헬렛의 이야기를 사이에 두고 앞뒤로 자신의 이야기를 서술하며 전도서의 최종 형태를 편집한 사람이라는 사실은 분명히 알 수 있다. 


전도서 연구의 자세

전도서는 잠언과는 또다른 지혜의 전통을 전해주고 있다. 잠언이 지혜의 앞면을 보여준다면 전도서는 지혜의 뒷면을 보여준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잠언의 지혜든 전도서의 지혜든 그 깊이에 있어서는 어느 하나가 다른 것보다 더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잠언이 수세기에 걸쳐 수많은 지혜자들이 연구하며 탐구하였던 신앙의 지혜를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는 것처럼, 전도서 역시 오랜 세월 참된 신앙의 지혜를 찾고 연구하였던 지혜자들의 숨결이 농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잠언의 지혜를 탐구할 때와 같이, 전도서의 지혜를 탐구하기 위해서도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 그리고 성령 하나님은 성경 66권 안에 잠언과 함께 전도서를 포함시켜 놓으셨다. 잠언이 가르치는 지혜와 함께 전도서가 설파하는 지혜의 심연으로 깊이 들어가 보아야 비로소 성경이 가르치는 신앙의 지혜를 균형 있고 풍부하게 체득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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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v. Hanjin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