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성경공부2023. 4. 4.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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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기 13장과 14장은 가데스 바네아에서 있었던 사건을 묘사해 준다. 가데스 바네아는 가나안의 남쪽 경계에 위치한 지역이었다(민 34:4; 수 15:3). 출애굽 후 시내산에서 하나님과 언약을 맺은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인도를 따라 가나안 땅의 경계에 이르렀으니, 앞으로 일어날 사건은 가나안 점령이 되어야 했다. 그러나 바로 그곳에서 이스라엘 역사에 큰 분수령으로 기록될 사건이 발생한다. 


열두 명의 정탐꾼 (1-16절) 

모세는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 열두 명의 정탐꾼을 파송한다. 이들은 각 지파의 지휘관으로 각 지파마다 한 사람의 정탐꾼을 선발했다(2절). 정탐꾼의 명단은 민수기의 초반에 등장하는 지휘관 이름(민 1-2장)과 전혀 다르다. 인구조사를 주도했던 민수기 1장과 2장의 지휘관들은 각 지파의 모든 사람을 통솔할 수 있는 연륜 있는 지도자였을 것이다. 반면, 본문이 소개하는 지휘관은 정탐꾼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 신체적 능력이 필요했기에 보다 젊은 지도자로 볼 수 있다. 

가나안을 정탐했던 지휘관 가운데 여호수아의 이름에 대해 본문은 특별한 설명을 덧붙인다. 

이는 모세가 땅을 정탐하러 보낸 자들의 이름이라 
모세가 눈의 아들 호세아를 여호수아라 불렀더라 (16절) 

"여호수아"라는 이름은 "(하나님이) 구원이시다" 혹은 "(하나님이) 구원하신다"는 뜻이다. 모세는 호세아를 여호수아라고 부르며, 가나안 정복이 전적으로 하나님의 구원하시는 역사임을 천명하였다. 참고로, 히브리어 이름 '여호수아'를 헬라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신약성경의 '예수'라는 이름이 나왔다. 


정탐꾼의 사명 (17-20절) 

모세는 열두 명의 정탐꾼들에게 탐지할 땅의 범위를 알려준다. 그들은 남쪽의 네겝을 시작으로 북쪽의 산지까지 둘러보아야 했다(17절). 이후 민수기 34장에 이르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유업으로 주시는 가나안의 경계가 보다 정확히 드러난다. 고대 애굽의 외교문서인 엘-아마르나 서한(El-Amarna Letters)에는 당시 가나안의 경계가 묘사되어 있는데, 민수기의 기록과 거의 유사하다. 엘-아마르나 서한은 당시의 가나안 역시 애굽의 통치 아래 있었다고 기록한다. 

모세는 정탐꾼들이 확인해야 할 구체적인 사항들을 알려준다. 

  • 그 땅 거민이 강한지 약한지 (18절)
  • 그 땅 거민이 많은지 적은지 (18절)
  • 그들이 사는 땅이 좋은지 나쁜지 (19절)
  • 그들이 사는 성읍이 진영인지 산성인지 (19절)
  • 토지가 비옥한지 메마른지 (20절)
  • 나무가 있는지 없는지 (20절) 

 

그때는 포도가 처음 익을 즈음이었는데, 모세는 그들에게 그 땅의 실과도 가져오라고 명령한다(20절). 가나안 땅에 포도가 익어가는 계절은 7월 하순으로, 이스라엘이 시내 광야를 출발하고 약 두 달 정도 시간이 흘렀을 때다(cf. 민 10:11). 

모세는 이처럼 열두 명의 지휘관들에게 구체적인 역할을 알려주었다. 그러나 이 모든 활동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따로 있었다. 비록 본문에서 모세가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지만, 그들은 가나안 땅을 정탐하여 백성들의 믿음을 굳건하게 세워야 했다. 최소한 백성들의 믿음을 흔들어서는 안 된다. 바로 이것이 정탐꾼의 가장 중요한 사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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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기 성경공부2023. 2. 14.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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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들이 광야에서 고기를 먹지 못한다며 모세와 하나님을 원망하였다(민 11장). 이번에는 모세의 형인 아론과 누이인 미리암이 모세를 비방하기 시작한다. 좁게 보면 그저 가족 사이에 일어난 불평과 비난이다. 그러나 아론은 대제사장이고 미리암은 예언자들의 대표다(출 15:20). 이들의 비난은 이스라엘 종교의 두 기둥인 제사장과 선지자들이 연합하여 모세의 권위를 뒤흔드려는 시도였다. 


모세의 권위와 온유

사건의 발단은 모세가 구스 여자를 취한 일이었다. 여기에서 구스 여자가 누구인지 성경은 침묵한다. 모세의 아내 십보라는 미디안 사람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cf. 출 2:16-22), 구스 여자는 모세의 두 번째 아내로 보인다. 구스는 함의 자손으로(창 10:6), 에티오피아 지역을 가리키는 듯하다. 미리암과 아론은 모세가 구스 여자를 취하였다고 비방했다(1절). 모세의 결혼은 중요한 논란거리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미리암과 아론이 궁극적으로 제시하는 문제는 전혀 다른 데 있었다. 

그들이 이르되 여호와께서 모세와만 말씀하셨느냐 
우리와도 말씀하지 아니하셨느냐 하매 
여호와께서 이 말을 들으셨더라 (2절)  

아론과 미리암은 하나님과 이스라엘 사이에서 말씀을 전달하는 모세의 권위에 문제를 제기한다. 민수기 11장에서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지도자 70명에게 하나님의 영을 부어주셨다. 이 사건으로부터 용기를 얻었는지, 이들은 하나님께서 자신들에게도 직접 말씀하신다고 주장한다. 그러니 모세의 독특한 역할이나 권위를 인정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모세는 미리암과 아론의 비방에 대해 침묵한다. 

이 사람 모세는 
온유함이 지면의 모든 사람보다 더하더라 (3절) 

온유로 번역된 히브리어 단어(anaw)는 '온유' 외에도 '겸손'으로 번역할 수 있다. 구약성경에서 이 단어는 궁핍한 사람, 그 어디에서도 도움이 없어 하나님의 은혜만 구하는 사람을 묘사할 때 사용된다.  위의 구절에서 모세의 온유는 경제적 궁핍이라는 의미는 없지만 사람들의 비방에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하나님만 의지하는 모세의 자세를 표현한다. 


하나님의 판결 

아론과 미리암은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 사이에서 말씀을 전달하는 모세의 위치와 권위를 의심하였다. 모세는 온유하여 그들의 비판에 침묵하였지만, 하나님은 그 즉시 개입하여 판결을 내려주신다. 하나님은 회막에서 아론과 미리암을 부르신다. 그리고 그들에게 말씀하신다. 

너희 중에 선지자가 있으면 
나 여호와가 환상으로 나를 그에게 알리기도 하고 
꿈으로 그와 말하기도 하거니와 (6b절) 

[모세]와는 내가 대면하여 명백히 말하고 
은밀한 말로 하지 아니하며 
그는 또 여호와의 형상을 보거늘 (8a절) 

아론과 미리암은 모세를 여러 선지자 중의 하나로 여겼다. 그러나 하나님은 모세에게 특별한 역할과 권위를 부여하셨다. 하나님께서 선지자에게 환상과 꿈으로 말씀을 주시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모세는 그 차원이 달랐다. "여호와의 형상"을 직접 보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하나님의 형상을 보았다는 말씀이 모세가 하나님을 대면하여 보았다는 뜻은 아니다. 모세는 하나님의 영광을 볼 수 있기를 기도하였지만, 하나님은 당신의 뒷모습만 보여주셨기 때문이다(출 33:18-23). 모세는 비록 하나님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그분의 형상을 볼 수 있을 정도로 하나님과 친밀한 대화를 나누었다는 뜻이다. 그러니 모세에게는 다른 선지자들과 달리 하나님의 뜻을 이스라엘에게 전달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권위가 주어졌다. 

구름이 장막 위에서 떠나갔고 
미리암은 나병에 걸려 눈과 같더라 
아론이 미리암을 본즉 나병에 걸렸는지라 (10절) 

모세의 권위를 부정한 잘못으로 하나님은 미리암에게 나병을 판결하셨다. 모세는 하나님께 미리암의 치유를 위해 기도한다(13절). 하나님은 모세에게 미리암을 7일 동안 진영 밖에 가두라고 명령하신다(14절). 레위기의 규정에 의하면, 나병에서 깨끗해진 사람이 진영 안으로 들어오기 위해서는 7일 동안 정해진 절차를 밟아야 한다. 미리암이 나병에 걸린 뒤 일주일이 지난 뒤에 진영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에서, 모세가 치유를 위해 기도하자 하나님께서 바로 그날  미리암의 나병을 고쳐주셨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리암의 나병으로 모든 이스라엘 백성은 일주일 동안 행진을 멈춰야 했다(15-16절). 이 기간은 모든 사람이 모세에게 주신 하나님의 특별한 권위와 역할에 대해 충분히 되새기는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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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기 성경공부2023. 2. 14.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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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서 고기를 먹지 못한다고 불평하자, 모세는 두 가지를 하나님께 호소하였다. 그 첫째는 백성을 돌보는 책임이 너무 무겁다는 것이요, 둘째는 백성의 요구사항인 고기를 구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본문에서 하나님은 모세가 부르짖었던 두 가지 항목에 모두 응답하신다. 


두 가지 응답 

하나님의 첫 번째 대답은 모세의 무거운 짐을 나눠질 수 있도록 협력자를 세워주시겠다는 것이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이스라엘 노인 중에 네가 알기로 백성의 장로와 지도자가 될 만한 자 
칠십 명을 모아 내게 데리고 와 회막에 이르러 거기서 너와 함께 서게 하라
내가 강림하여 거기서 너와 말하고 네게 임한 영을 그들에게도 임하게 하리니 
그들이 너와 함께 백성의 짐을 담당하고 너 혼자 담당하지 아니하리라 (16-17절) 

출애굽기 18장에서 모세는 이드로의 조언을 받아 십부장, 오십부장, 백부장, 천부장을 세웠다. 이들은 재판을 하며 백성들 사이에 일어나는 시시비비를 가렸다. 회막에서 봉사하는 제사장과 레위인도 직무를 시작하였고, 각 지파별 지휘관들도 각자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었다. 그러면 본문이 이야기하는 70명의 지도자들은 누구인가? 이들은 주로 영적 지도력을 발휘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하나님은 이들에게 성령이 임하여 예언하게 하신다. 

모세의 기도에 대한 두번째 응답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고기를 먹여주시겠다는 말씀이다. 

또 백성에게 이르기를 너희의 몸을 거룩히 하여 내일 고기 먹기를 기다리라 
너희가 울며 이르기를 누가 우리에게 고기를 주어 먹게 하랴 
애굽에 있을 때가 우리에게 좋았다 하는 말이 여호와께 들렸으므로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고기를 주어 먹게 하실 것이라 (18절) 

메추라기는 자고새의 일종으로 작은 새를 말한다. 봄에는 아라비아와 아프리카에서 북쪽으로 이동하고 가을이면 다시 돌아오는  철새로, 애굽과 시내 광야 그리고 팔레스타인이 그들의 이동 경로에 포함된다. 20세기 초 시나이 북쪽에 살았던 아랍 사람들은 그물을 이용하여 낮게 비행하는 메추라기를 잡곤 하였다. 하지만, 본문은 메추라기가 하룻길 되는 지면 위에 두 규빗쯤 (약 90cm) 내렸고, 모든 백성이 열 호멜(약 2,200리터) 이상 거두었다고 기록한다(31-32절). 하루 사이에 이 정도의 메추라기가 바닥에 떨어졌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베푸신 위대한 기적이 아니면 설명하기 어렵다. 


상반된 결과 

하나님은 모세의 기도에 두 가지로 응답하셨다. 그런데 고기를 먹여주신 응답과 하나님의 영을 부어주신 응답은 전혀 다른 결과를 낳았다. 먼저 응답의 장소가 달랐다. 하나님의 영은 거룩의 상징인 성막에서 주어졌다(24-25절). 반면 메추라기는 부정과 죽음의 상징인 진영 밖에서 주셨다(31-32절). 결과적으로 하나님의 영은 사람들을 하나님으로 이끌었지만, 메추라기는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들었고 마침내 하나님의 진노로 이어졌다. 

고기가 아직 이 사이에 있어 씹히기 전에 
여호와께서 백성에게 대하여 진노하사 
심히 큰 재앙으로 치셨으므로
그 곳 이름을 기브롯 핫다아와라 불렀으니 
욕심을 낸 백성을 거기 장사함이었더라 (33-34절) 

이스라엘 백성은 충분한 고기를 씹었지만, 하나님의 진노는 피할 수 없었다. 사도 바울은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서 원망하였던 본문의 사건을 언급하며 성도들에게 이렇게 경고한다. 

그들 가운데 어떤 사람들이 원망하다가 
멸망시키는 자에게 멸망하였나니 
너희는 그들과 같이 원망하지 말라
그들에게 일어난 이런 일은 본보기가 되고
 또한 말세를 만난 우리를 
깨우치기 위하여 기록되었느니라 (고전 10: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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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기 성경공부2023. 2. 13.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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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은 시내 광야를 출발하여 가나안 땅을 향해 행진하였다. '시내 광야'에서 '광야'에 해당하는 히브리어(미드바르)의 원어적 의미는 가축 떼를 치는 장소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시내 광야는 철저히 건조하여 아무런 생물도 살 수 없던 곳이 아니라, 약간의 나무와 풀이 있는 곳이다. 강수량이 매우 적어 농사는 할 수 없지만 목축은 가능한 지역이었다. 이스라엘은 비교적 풍요로운 시내 광야를 떠나 문자 그대로 척박한 광야로 행진했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의 원망이 다시 시작된다. 


다베라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께 불평했다. 그런데 본문은 그것을 "악한 말"이라고 묘사한다. 광야 생활에 대한 불평이 악한 이유는 그들에게 베풀어주신 하나님의 선물에 대한 모욕이며, 또한 출애굽이라는 구원을 부정하는 불신앙이기 때문이다. 

여호와께서 들으시기에 백성이 악한 말로 원망하매 
여호와께서 들으시고 진노하사 
여호와의 불을 그들 중에 붙여서 진영 끝을 사르게 하시매 (1절) 

하나님은 악한 말로 원망하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벌을 내리신다. 하나님께서 진영 끝을 불 사르셨기에 그곳의 이름이 '다베라'가 되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불사르신 것은 진영의 끝으로 이스라엘에게 직접적인 해를 가하지는 않았다. 시내 광야를 출발한 이후 그들의 첫 번째 불평에 대해 하나님은 작은 벌을 내리신다. 그러나 그들의 불평은 멈출지 않았고 그들의 불평이 더할수록 하나님의 벌도 점차 거세진다. 


이스라엘의 탐욕과 모세의 탄식

이스라엘은 하나님께서 제공하신 풍성한 만나에 만족하지 못했다. 그들의 불평은 끝이 없었고, 이번에는 고기를 먹고 싶다고 아우성친다. 

이스라엘 자손도 다시 울며 이르되 누가 우리에게 고기를 주어 먹게 하랴
우리가 애굽에 있을 때에는 
값없이 생선과 오이와 참외와 부추와 파와 마늘들을 먹은 것이 생각나거늘 (4b-5절) 

모든 것이 척박한 광야를 지나며 불평이 터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여길 수 있다. 그러면 왜 모세와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불평을 심각한 죄악으로 보았는가? 위의 구절은 그 대답이 된다. 광야 생활에 대한 불평은 곧 출애굽 이전에 대한 회상으로, 종으로 살았던 애굽을 나와 약속의 땅인 가나안을 향해 행진하는 하나님의 뜻에 정면으로 역행하기 때문이다. 

본문은 이 대목에서 만나에 대해 길게 설명한다(7-9절). 오늘날에도 시나이 반도를 여행하는 사람은 성경의 만나와 유사한 물질을 발견할 수 있다. 에셀 나무나 곤충에게서 달콤한 방울이 나오기도 하고, 이끼 종류에서 달콤한 맛이 나기도 한다. 성경이 묘사하는 만나와 정확히 일치하는 것을 찾을 수는 없지만 어떤 이들은 성경의 만나가 그 가운데 어떤 것이라고 추정한다. 그들의 주장대로 만나가 시내 광야에서 일어나는 자연 현상의 일부라 할지라도 그것으로 이스라엘 백성 모두에게 풍족한 식량이 제공되었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행하신 기적이 아닐 수 없다. 

하나님께서 만나로 풍성한 양식을 날마다 베풀어주셨음에도 불구하고(cf. 시 78:23-25), 이스라엘 백성이 탐심을 부리며 내뱉는 모든 불평은 모세에게 무거운 짐이 되었다. 모세는 답답한 마음을 토로하며 하나님께 기도한다. 모세가 하나님께 토로하는 마음의 짐은 크게 두 가지였다. 첫째, 백성을 돌보는 일이 너무 무겁다(11-12절). 둘째, 백성의 요구사항인 고기는 먹여줄 방법이 없다(13-14절). 이스라엘의 탐욕과 불평은 이미 모세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훨씬 넘어섰다. 이제 하나님께서 이 문제를 직접 해결하실 차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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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기 성경공부2023. 1. 10.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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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광야에서 국가의 조직을 갖춘 이스라엘이 약속의 땅을 향한 첫 번째 행진을 시작한다. 

둘째 해 둘째 달 스무날에 
구름이 증거의 성막에서 떠오르매
이스라엘 자손이 시내 광야에서 출발하여 
자기 길을 가더니 바란 광야에 구름이 머무니라 (11-12절) 

시내 광야에서 바란 광야까지의 여정에 대해 본문은 길게 서술한다(13-28절). 그런데 그 모든 서술이 지향하는 바는 시내 광야에서 하나님께서 정해주신 규율과 원칙이 정확히 지켜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진행의 순서와 위치, 성막과 성물을 관리하는 레위인의 역할, 그리고 그들의 발걸음을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구름으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손길 등.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이끄심 안에서 질서 정연하게 행진을 시작했다. 


호밥에 대한 모세의 요청 

모세는 하나님으로부터 직접 음성을 듣고 그 말씀에 따라 행동했지만, 때로는 사람의 조언을 받기도 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장인 이드로의 조언에 따라 십부장, 오십부장, 백부장, 천부장을 세운 장면이다(출 18장). 모세의 장인 이드로는 르우엘이라는 이름도 가지고 있었는데(출 2:18), 본문에서 모세는 르우엘의 아들인 호밥에게 다시 한번 조언을 구한다. 

모세가 모세의 장인 미디안 사람 르우엘의 아들 호밥에게 이르되 
여호와께서 주마 하신 곳으로 우리가 행진하나니 우리와 동행하자 
그리하면 선대하리라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에게 복을 내리리라 하셨느니라 (29절) 

모세가 이르되 청하건대 우리를 떠나지 마소서 
당신은 우리가 광야에서 어떻게 진 칠지를 아나니 
우리의 눈이 되리이다 (31절) 

모세의 처가는 미디안 사람들이었다. 미디안 사람들은 가나안 주변의 광야에서 생활했던 종족이다. 이스라엘이 가나안까지 가는 길에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지역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모세는 호밥에게 "우리의 눈이 되리이다"라고 이야기하는데, 광야에서 길을 안내할 수도 있고 생존을 위한 현실적인 조언도 얻을 수 있으리라 기대했기 때문이다. 물론, 모세는 하나님께서 약속의 땅으로 이스라엘을 인도하실 것을 확신한다. 그는 자신의 확신을 호밥에게 분명히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세는 그의 아버지 르우엘에게 조언을 들었던 것처럼, 르우엘의 아들 호밥에게도 조언을 구했다. 

호밥은 모세의 요청에 응답했을까? 모세가 처음 동행을 요청했을 때 호밥은 거절한다(29-30절). 모세는 한번 더 요청했고(31절), 호밥이 어떻게 답했는지에 대해 본문은 침묵한다. 그러나 호밥의 대답을 유추할 수 있는 단서를 사사기에서 찾을 수 있다. 

모세의 장인은 겐 사람이라 
그의 자손이 유다 자손과 함께 종려나무 성읍에서 올라가서 
아랏 남방의 유다 황무지에 이르러 그 백성 중에 거주하니라 (삿 1:16) 

모세의 장인이 '겐'이라는 종족의 이름으로 유다 지파와 함께 거주하였다. 그러니 그의 아들 호밥이 모세의 청을 받아들여 가나안을 함께 정복하였다고 유추할 수 있다. 


모세의 부르짖음

시내 광야를 출발하여 바란 광야에 이르기까지 3일의 여정이었다(33절). 마침내 첫 번째 행진이 성공적으로 끝나자 모세는 기쁨으로 소리친다. 

궤가 떠날 때에는 모세가 말하되 
여호와여 일어나사 주의 대적들을 흩으시고 
주를 미워하는 자가 주 앞에서 도망하게 하소서 하였고
궤가 쉴 때에는 말하되 
여호와여 이스라엘 종족들에게로 돌아오소서 하였더라 (35-36절) 

법궤를 중심에 모시고 이스라엘이 행진을 시작할 때 그리고 행진을 멈추고 다시 진형을 짤 때 모세는 하나님을 향해 외쳤다. 모세의 외침은 하나님을 향한 간구와 기도였다. 그러나 호밥에게 했던 말을 기억한다면(29절), 모세의 이 외침은 믿음의 확신이요 또한 감사와 찬양이다. 가나안 땅을 향해 이제 행진을 시작한 이스라엘 백성 모두에게 모세가 간직한 믿음과 확신이 필요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스라엘 백성은 그 믿음을 잃어버린 채 하나님께 불평하고(민 11-12장), 급기야 약속의 땅을 포기하는 신앙의 배신자가 된다(민 13-14절). 이와 같은 민수기의 비극이 이제 곧 시작된다. 


 

 

"민수기 성경공부" 글 목록 (Contents)

민수기의 구조 및 저술 연대, 그리고 율법의 중요성 히브리어 성경에서 민수기의 제목은 이 책의 첫 번째 단어인 "베미드바르"(bemidbar)로, 그 뜻은 "광야에서"이다. "베미드바르"는 각 책의 첫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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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기 성경공부2023. 1. 10.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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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광야를 지나 약속의 땅까지 행진할 때 그들은 구름 기둥과 불 기둥으로 함께 하시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았다(민 9:15-23). 그러나 이스라엘 열두 지파가 잘 짜인 진형을 유지하면서 행진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보다 섬세하게 지시를 내릴 수 있는 도구가 필요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보충하기 위한 수단으로 하나님은 은 나팔을 두 개 만들라고 명령하신다. 

은 나팔 둘을 만들되 두들겨 만들어서 
그것으로 회중을 소집하며 진영을 출발하게 할 것이라 (2절) 

은 나팔 두 개를 만들어 신호 체계를 완성하면서 이스라엘은 시내 광야를 떠나 가나안으로 출발할 태세를 갖추게 된다. 


은 나팔의 신호 체계 

로마에 있는 티투스 개선문(The arch of Titus)에는 로마 군인이 예루살렘 성전의 여러 기구를 옮기는 장면이 부조되어 있다(오른쪽 그림). 여기에 나팔도 조각되어 있어 우리는 이스라엘이 제작한 은 나팔의 모양을 확인할 수 있다. 그것은 길쭉한 파이프로 그 끝이 넓게 펼쳐진 형태다. 길이는 약 50cm 이내로 추정되다. 

 

제사장이 나팔을 부는 방식에 따라 두 가지 신호를 전달한다. 먼저 나팔을 길게 불면 이스라엘 회중을 소집하는 신호다(3-4절). 하나님은 모세에게 나팔을 두 개 만들도록 명령하셨다. 만일 하나만 길게 불면 이스라엘의 지휘관들을 소집하는 신호요 두 개를 모두 길게 불면 온 회중을 소집하는 신호다. 반면, 나팔을 짧고 급하게 부는 것은 진이 출발하거나 전쟁에 나가는 신호다. 

너희가 그것을 크게 불 때에는 동쪽 진영들이 행진할 것이며
두 번째로 크게 불 때에는 남쪽 진영들이 행진할 것이라 
떠나려 할 때에는 나팔 소리를 크게 불 것이며 (5-6절) 

위의 구절에서 "크게 불 때"라고 번역한 구절은 짧고 급하게 부는 것을 말한다. 현대 음악 용어로 스타카토(staccato)에 해당한다. 첫째로 짧고 급하게 불면 동쪽 진영이 행진하고, 둘째로 짧고 급하게 불면 남쪽 진영이 행진한다. 본문은 더 이상 명시하지 않지만, 이스라엘의 진형을 설명하는 민수기 2장을 기억한다면 그 다음에 짧고 급하게 나팔을 불면 서쪽 진영과 북쪽 진영이 순서대로 진행하였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 


나팔 소리의 또 다른 의미 

나팔을 부는 방식을 두 가지로 구분하듯, 그 용도도 소집(예배)과 행진(전쟁)이라는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두 가지 용도는 고대 이집트에서도 발견되는 나팔의 쓰임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은 나팔과 이집트를 비롯한 이방민족의 나팔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전쟁] 
또 너희 땅에서 너희가 자기를 압박하는 대적을 치러 나갈 때에는 
나팔을 크게 불지니 
그리하면 너희 하나님 여호와가 너희를 기억하고 
너희를 너희의 대적에게서 구원하시리라 (9절) 

[예배] 
또 너희의 희락의 날과 너희가 정한 절기와 초하루에는 
번제물을 드리고 화목제물을 드리며 나팔을 불라 
그로 말미암아 너희의 하나님이 너희를 기억하시리라 
나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니라 (10절) 

이스라엘이 제작한 은 나팔은 일차적으로 백성들에게 신호를 전달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나팔 소리에 하나님도 귀를 기울이신다. 이스라엘이 짧고 급하게 나팔을 불며 전쟁에 임할 때, 하나님은 그들을 지켜주신다. 이스라엘이 길게 나팔을 불며 함께 모일 때, 하나님은 그들의 하나님이 되어 주신다. 나팔 소리에는 이러한 하나님의 약속이 담겨 있다. 그래서 구약성경에는 하나님을 예배하는 자리에 나팔 소리가 자주 들리곤 한다(시 98:6; 스 3:10 등) 

신약성경으로 넘어오면, 하나님께서 직접 나팔 소리를 울리시는 장면이 등장한다. 제사장의 긴 나팔 소리가 이스라엘 온 회중을 소집하듯, 하나님은 천상의 나팔 소리를 통해 모든 성도들을 불러 모으신다. 곧, 최후 심판의 현장에서 들리는 나팔소리다(마 24:3; 고전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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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기의 구조 및 저술 연대, 그리고 율법의 중요성 히브리어 성경에서 민수기의 제목은 이 책의 첫 번째 단어인 "베미드바르"(bemidbar)로, 그 뜻은 "광야에서"이다. "베미드바르"는 각 책의 첫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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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기 성경공부2023. 1. 10.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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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기는 지금까지 시내 광야에서 있었던 사건을 묘사했다. 이스라엘은 시내 광야에 도착한 지 약 10개월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여전히 그곳에 머물러 있었다(cf. 출 19:1). 본문은 이제 곧 시작할 '행진'의 원칙을 말씀한다. 그 원칙은 매우 단순하다.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하는 구름이 떠오르면 행진하고, 구름이 성막 위에 머무르면 이스라엘 백성도 행진을 멈춘다. 이는 여호와의 명령이 이스라엘의 행진과 멈춤을 결정하는 유일한 기준이요, 곧 시내산을 출발한 이스라엘을 약속의 땅 가나안까지 이끄시는 분이 오직 하나님 한 분이심을 분명히 보여준다. 


하나님의 보호와 이스라엘의 순종 

성막을 세우니 하나님께서 그 위에 구름과 불의 모양으로 임재하신다. 

성막을 세운 날에 구름이 성막 곧 증거의 성막을 덮었고 
저녁이 되면 성막 위에 불 모양 같은 것이 나타나서 아침까지 이르렀으되
항상 그러하여 낮에는 구름이 그것을 덮었고 밤이면 불 모양이 있었는데 (15-16절) 

위의 16절에서 "항상 그러하여"라는 말씀은 광야 40년 동안 변함이 없었다는 의미다. 하나님은 신실하게 구름 기둥과 불 기둥으로 이스라엘의 발걸음을 인도하여 주셨다. 구름과 불의 모양은 한편으로 이스라엘을 지키시는 하나님의 보호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동시에 이스라엘의 절대 순종을 요구한다. 구름과 불의 모양으로 하나님은 그들에게 자신의 뜻을 명확히 보여주시기 때문이다. 본문은 그와 같은 사실을 "여호와의 명령을 따라"라는 구절의 반복으로 강조한다. 

이스라엘 자손이 (1) 여호와의 명령을 따라 행진하였고 
(2) 여호와의 명령을 따라 진을 쳤으며 (18a절) 

그들이 다만 (1) 여호와의 명령을 따라 진영에 머물고 
(2) 여호와의 명령을 따라 행진하였으며 (20b절) 

곧 그들이 (1) 여호와의 명령을 따라 진을 치며 
(2) 여호와의 명령을 따라 행진하고 
또 모세를 통하여 이르신 (3) 여호와의 명령을 따라 여호와의 직임을 지켰더라 (23절)

이스라엘 백성의 입장에서 광야 40년 동안 한결같이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한 장소에 하룻밤만 매우 짧게 머무는 경우도 있는가 하면(20, 21절), 한 달 혹은 일 년 동안 오래 머무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다(19, 22절). 어젯밤에 장막을 치고 이제는 조금 쉬었다 가리라 생각했는데 그다음 날 아침 구름이 떠오르면 이스라엘 백성도 무거운 몸을 일으켜야 한다. 한 달 혹은 일 년이라는 긴 시간 구름이 떠오르지 않으면 출발 시간을 알 수 없는 이스라엘은 마냥 하나님의 신호를 기다려야 한다. 하나님께서 그들의 발걸음을 최적의 시간에 최선의 방향으로 인도하신다는 믿음이 없다면 순종하기 어려운 과정이었다. 


유월절을 지키는 모든 날 동안 

하나님은 성막을 세운 날에 구름과 불 모양으로 임재하셨다(15절). 그런데 출애굽기를 보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이끌어 내셨던 출애굽 사건 직후부터 하나님은 구름 기둥과 불 기둥으로 이스라엘을 인도하셨다(출 13:21-22). 그리고 민수기는 출애굽기가 묘사하는 이 장면을 기억해 내기라도 하듯 이스라엘이 시내 광야에서 유월절 - 출애굽의 사건을 기념하는 절기 - 을 지킨 이야기(민 9:1-14) 직후에 구름으로 이스라엘을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묘사한다. 이것은 광야에서는 물론이요, 이후 가나안 땅에 들어간 이후에도 매년 유월절을 지키며 출애굽의 하나님을 기리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의 보호와 인도하심이 영원히 지속될 것임을 암시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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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기의 구조 및 저술 연대, 그리고 율법의 중요성 히브리어 성경에서 민수기의 제목은 이 책의 첫 번째 단어인 "베미드바르"(bemidbar)로, 그 뜻은 "광야에서"이다. "베미드바르"는 각 책의 첫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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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v. Hanjin Lee
민수기 성경공부2023. 1. 8.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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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애굽에서 나온 지 일 년이 되었다. 출애굽이라는 위대한 하나님의 구원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 이스라엘은 매년 유월절을 지켜야 한다. 애굽에서 나온 지 일 년이 되었으니, 이제 광야에서 행하는 첫 번째 유월절을 지킬 때가 되었다. 


정한 기일에, 정한 규례대로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해 이스라엘 자손에게 유월절을 지키라 명령하신다. 

이스라엘 자손에게 유월절을 그 정한 기일에 지키게 하라
그 정한 기일 곧 이 달 열넷째 날 해 질 때에 너희는 그것을 지키되 
그 모든 율례와 그 모든 규례대로 지킬지니라 (2-3절) 

여기에는 두 가지가 강조되어 있다. (1) 하나님께서 정하신 날짜에 (2) 하나님께서 가르치신 율례와 규래대로 지켜야 한다. 정한 날짜는 1월 14일이다. 그리고 정한 율례와 규례에 대해 본문은 묘사하지 않지만 이미 출애굽기 12장에 구체적으로 서술되어 있다. 이스라엘은 날짜도 지켜야 하고 규례도 지켜야 한다. 

그들이 첫째 달 열넷째 날 해 질 때에 
시내 광야에서 유월절을 지켰으되 
이스라엘 자손이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명령하신 것을 
다 따라 행하였더라 (5절) 

유월절 규례에 의하면 어린 양의 피를 문인방과 좌우 설주에 뿌려야 한다(출 12:7). 그런데 이스라엘이 유월절을 지켰던 장소는 시내 광야다. 광야에 거주하던 이스라엘 백성은 문인방과 좌우 설주가 설치된 건물이 아니라 장막에 거주하고 있었다. 추축 하건대, 그들이 거주하는 장막에는 어린양의 피가 새어 들어왔을 것이다. 그래도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말씀 그대로 유월절을 지켰다. 


부정하게 된 사람들 

정한 날짜에 정한 규례대로 유월절을 지켜야 하는데, 그것이 불가능한 사람들이 있었다. "사람의 시체로 말미암아 부정하게" 된 사람들이다(6절). 유월절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린 양을 잡아 유월절 제사를 드리고 그 고기는 가족들이 함께 먹어야 한다(출 12:8). 그런데 율법에 의하면 유출이나 나병 혹은 주검에 접촉하면 부정하게 된다. 그리고 부정하게 된 사람이 제물의 고기를 먹으면 그는 백성 중에서 끊어진다(레 7:20-21). 그러므로 부정하게 된 사람은 제물을 먹을 수 없기에 유월절을 지킬 수가 없다. 모세는 이러한 경우에 대해 하나님께 여쭈어보았고, 하나님의 대답은 다음과 같았다. 

너희나 너희 후손 중에 시체로 말미암아 부정하게 되든지 
먼 여행 중에 있다 할지라도 
다 여호와 앞에 마땅히 유월절을 지키되
둘째 달 열넷째 날 해 질 때에 그것을 지켜서 (10b-11a절) 

부정하게 된 사람은 한 달 뒤에 정결한 상태로 유월절을 지켜야 한다. 하나님의 대답 가운데 중요한 단어는 "다"와 "마땅히"라는 부사다. 여러 가지 이유로 유월절을 정해진 날짜에 지키지 못하더라도 이스라엘 백성은 "다" 그리고 "마땅히" 유월절을 지켜야 한다는 말씀이다. 

본문의 사건은 1월 14일이 아닌 2월 14일에 유월절을 지키는 예외 규정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설명한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취지는 이것다. 모든 이스라엘 사람은 한 사람도 예외 없이 매년 유월절을 지켜야 한다. 심지어 이스라엘 가운데 거류하는 타국인도 원한다면 동참시켜야 한다(14절). 출애굽이라는 위대한 구원 역사를 기념하는 일에 그 누구도 예외일 수 없기 때문이다. 


예수 그리스도, 유월절 어린 양

신약성경은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양"으로 소개한다(요 1:29). 유월절 규례는 어린양의 뼈를 하나도 꺽지 말아야 한다(12절). 요한복음은 이 규정이 예수님을 통해 성취되었다고 선언한다(요 19:36). 뿐만 아니라, 하나님은 한 사람도 예외 없이 모든 이스라엘 백성이 유월절을 지켜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10절), 예수님은 "인자의 살을 먹지 아니하고 인자의 피를 마시지 아니하면 너희 속에 생명이 없느니라"고 말씀하신다(요 6:53). 한편, 부정한 사람은 한 달을 기다리더라도 그 부정을 씻고 유월절에 참여해야 했는데(10-11절), 사도 바울은 "주의 몸을 분별하지 못하고 먹고 마시는 자는 자기의 죄를 먹고 마시는 것이니라"고 말씀한다(고전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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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기의 구조 및 저술 연대, 그리고 율법의 중요성 히브리어 성경에서 민수기의 제목은 이 책의 첫 번째 단어인 "베미드바르"(bemidbar)로, 그 뜻은 "광야에서"이다. "베미드바르"는 각 책의 첫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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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기 성경공부2023. 1. 8.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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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기 8장은 등잔대가 빛을 비추는 방향, 레위인 봉헌식, 그리고 레위인의 은퇴에 대해 말씀한다. 


등불의 방향 

회막의 안쪽에 위치한 성소에는 정면에 분향단이 위치하고 그 양편에 등잔대와 진설상을 놓았다. 대제사장인 아론은 매일 아침과 저녁에 성소에 들어가 향을 피우고 등불이 꺼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출 30:7-8). 본문에서 하나님은 아론이 등불을 밝히는 방향을 지시하신다. 

아론에게 말하여 이르라 
등불을 켤 때에는 일곱 등잔을 
등잔대 앞으로 비추게 할지니라 하시매 (2절) 

등불의 방향이 앞을 향하도록 명령하신 이유는 성소의 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등잔대와 진설상은 서로 마주 보고 있다. 빛을 내는 등잔대는 생명을 주시는 하나님의 권능을 상징하고, 상 위에 진설한 열두 덩어리의 빵(진설병)은 이스라엘 열두 지파를 상징한다. 제사장은 등잔의 빛이 언제나 앞으로 향하여 진설병을 비추도록 해야 한다. 이는 이스라엘이 언제나 하나님의 은혜의 빛 안에 살아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여호와는 그의 얼굴을 네게 비추사 은혜 베푸시기를 원하며"라는 제사장 축복문(민 6:25)의 시각적 상징이다. 


레위인 봉헌식

제사장의 위임식은 제물을 드리고 기름과 피를 붓고 제사장 의복을 입는 등의 특별한 의식이 많았다(레 8장). 반면 레위인의 봉헌식은 비교적 단순하다. 레위인들을 정결하게 하는 절차만 밟았다(6절). 레위인이 아닌 열두 지파의 사람들이 부정을 씻는 과정과 유사할 정도다. 그러나 레위인의 봉헌식에는 매우 중요한 순서가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레위인을 요제로 하나님께 드리는 과정이다. 

아론이 이스라엘 자손을 위하여 
레위인을 흔들어 바치는 제물로 여호와 앞에 드릴지니 
이는 그들에게 여호와께 봉사하게 하기 위함이라 (11절) 

하나님은 출애굽 이후 이스라엘의 장자를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하시고, 모든 장자를 대신하여 레위인을 하나님의 것으로 삼으셨다(17절). 이스라엘은 레위인을 하나님의 것으로 바쳐야 했고 그 방식이 흔들어 바치는 제물, 곧 요제였다. 레위기에서 요제는 짐승이나 곡식을 하나님께 드릴 때 사용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제물은 가축을 죽여 하나님께 바치는데, 본문은 살아있는 레위인을 제물로 드리고 있다. 신약성경으로 넘어가면, 사도 바울은 모든 성도들에게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살아있는) 제물로 드리라"고 권면한다(롬 12:2). 


레위인의 은퇴

본문 24절은 레위인이 회막 봉사에 복무하는 나이를 25세에서 50세로 규정한다. 민수기 4장이 레위인의 복무 나이를 30세에서 50세로 규정한 것과 차이가 있다(민 4:3). 이러한 차이를 해결하기 위해, 구약성경의 헬라어 번역인 칠십인역은 민수기 4장의 '30'이라는 숫자를 '25'로 수정했다. 유대교 주석가들은 25세부터 처음 5년은 수습기간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리고 현대 주석가 중에는 레위인이 복무를 시작하는 나이가 처음에는 25세였는데 시간이 지나며 30세로 늦춰졌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처럼 여러 가지 설명이 제시되는 이유는 아직 25세와 30세의 차이를 설명하는 확실한 답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본문에서 강조점은 레위인이 복무를 시작하는 나이가 아니라 은퇴하는 시점이다. 

오십 세부터는 그 일을 쉬어 봉사하지 아니할 것이나
그의 형제와 함께 회막에서 돕는 직무를 지킬 것이요 
일하지 아니할 것이라 
너는 레위인의 직무에 대하여 이같이 할지니라 (25-26절) 

레위인이 50세가 되어 은퇴하면 그는 회막의 무거운 짐을 옮기는 일을 멈춘다. 그러나 "형제와 함께 회막을 돕는 직무"는 계속한다. 은퇴 이후에도 회막 주변에 거하면서 젊은 레위인들의 봉사를 돕는 역할은 계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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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기의 구조 및 저술 연대, 그리고 율법의 중요성 히브리어 성경에서 민수기의 제목은 이 책의 첫 번째 단어인 "베미드바르"(bemidbar)로, 그 뜻은 "광야에서"이다. "베미드바르"는 각 책의 첫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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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v. Hanjin Lee
민수기 성경공부2023. 1. 6.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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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명의 각 지파 지휘관들이 매일 한 사람씩 헌물을 드린다. 이들은 모두 동일한 헌물을 드리지만, 본문은 같은 내용을 열두 번 반복하여 기록한다. 이러한 반복은 수입과 지출을 정확히 기록하였던 성전의 장부에서 기인한 것처럼 보인다. 당연히 독자의 입장에서는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민수기가 축약보다는 반복을 선택한 데는 중요한 신학적 의미가 담겨 있다. 하나님의 백성이라면 누구든지, 모든 지파의 모든 사람이 하나님을 향한 예배에 차별 없이 동참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지휘관들이 드린 헌물

열두 지파의 지휘관들은 모두 동일한 헌물을 드렸다. 그 헌물은 먼저 성전의 기구다. 

  • 은반 하나 - 무게 130세겔, 약 1.4kg)
  • 은바리 하나 - 무게 70세겔, 약 840g)
  • 금그릇 하나 - 무게 10세겔, 약 120g) 

 

성전의 기구 외에도 지휘관들은 제물을 드렸다. 레위기는 다섯 가지 제사의 제도를 가르쳐준다(레 1-7장), 각 지파의 지휘관들은 이 가운데 네 가지 종류의 제물을 드렸다. 

  • 소제 - 기름 섞은 고운 가루(은반과 은바리에 채움)와 향(금그릇에 채움)
  • 번제 - 수송아지 한 마리, 숫양 한마리, 일 년 된 어린 숫양 한 마리
  • 속죄제 - 숫염소 한 마리
  • 화목제 - 소 두 마리, 숫양 다섯 마리, 숫염소 다섯 마리, 일 년 된 어린 숫양 다섯 마리 

 

속건제 제물을 제외하고 레위기에서 규정한 모든 제사를 위해 제물을 드렸다. 속건제는 특별히 심각한 죄를 씻기 위한 제사였기에 배제되었다. 지휘관이 드린 제물 가운데 가장 먼저 등장하는 소제는 제사장들의 주된 수입원이었다. 여기에는 이스라엘 열두 지파가 제사장들의 생계를 지원하고 책임진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하나님과 모세의 친밀한 대화

모세가 성막을 완성하여 세웠을 때 하나님의 영광이 회막에 충만했다. 출애굽기는 하나님의 영광이 가득하여 모세가 회막에 들어갈 수 없을 정도였다고 말씀한다(출 40:33-35). 그런데 그날부터 이스라엘 열두 지파의 지휘관들이 헌물을 드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휘관들이 헌물을 드린 이야기의 결론을 본문은 이렇게 서술한다. 

모세가 회막에 들어가서 여호와께 말하려 할 때에 
증거궤 위 속죄소 위의 두 그룹 사이에서 자기에게 말씀하시는 목소리를 들었으니 
여호와께서 그에게 말씀하심이었더라 (89절) 

성막에 임재하신 하나님께 이스라엘 열두 지파를 대표하여 지휘관들이 헌물을 드리며 예배하였다. 그러자 하나님은 모세를 통해 하나님의 백성 이스라엘과 더욱 친밀한 교제를 시작하신다. 

하나님의 임재와 이에 감사하며 드리는 예배, 그로 말미암아 더욱 깊어지는 하나님과의 교제. 바로 이것이 하나님과 그분의 백성 사이의 아름다운 관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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