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백성이 부정하게 되었을 때, 레위기는 그들이 다시 정결해지기 위한 방법을 두 가지로 제시한다. 그 첫째는 몸을 씻고 저녁까지 기다리는 것으로 비교적 가벼운 부정을 입었을 때 이 방법을 사용한다. 보다 심각한 부정을 입으면 두 번째 방법인 제사를 드려 정결하게 된다. 그러나 제사를 드려 부정을 씻는 방법은 번거롭고 큰 비용이 들기 마련이다. 본문은 주검으로 비교적 심각한 부정을 입었을 때 제사를 드리지 않고도 정결해지는 보다 편리한 방법을 제시한다.
붉은 암송아지의 재 (1-10절)
먼저 붉은 암송아지를 끌어와 진영 밖에서 잡는다(3절). 제사를 드릴 때 제물을 회막 문 앞에서 잡고 제단 위에 불사르는 것과 대조적이다. 붉은 암소는 가죽과 고기와 피와 똥을 불사르는데(5절), 백향목과 우슬초와 홍색 실을 함께 불에 태운다(6절). 이것은 제사를 드리는 행위라기보다 불에 탄 재를 만드는 과정이다.
이에 정결한 자가 암송아지의 재를 거두어
진영 밖 정한 곳에 둘지니
이것은 이스라엘 자손 회중을 위하여 간직하였다가
부정을 씻는 물을 위해 간직할지니
그것은 속죄제니라 (9절)
암송아지로 재를 만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매번 부정을 씻기 위해 속죄제를 드리지 않더라도 암송아지의 재를 섞은 물을 뿌리면 하나님께서 그것을 속죄제로 인정해 주신다는 말씀이다.
주검으로 인한 부정 (11-22절)
붉은 암송아지의 재를 사용하는 경우는 주로 주검과 연관된 부정이다. 유대인의 관념에서 죽음은 매우 강력한 부정의 원인이었다. 주검에 접촉한 사람은 모두 부정하고(11절), 주검이 놓인 장막에 들어가는 사람도 부정하며(14절), 심지어 그 장막에 뚜껑을 덮지 않은 그릇도 부정하다(15절). 주검만이 아니라 그 무덤에 접촉해도 부정해진다(16절). 부정은 전파력이 매우 강해 부정한 자가 만진 것은 무엇이든 다 부정해지고 그것을 만진 사람도 부정해진다(22절). 이처럼 파급력이 강한 부정을 씻는 방법이 붉은 암송아지의 재를 물에 섞어 뿌리는 것이다(17-19절).
누구든지 죽은 사람의 시체를 만지고
자신을 정결하게 하지 아니하는 자는
여호와의 성막을 더럽힘이라(13a절)
사람이 부정하고도 자신을 정결하게 하지 아니하면
여호와의 성소를 더럽힘이니
그러므로 회중 가운데에서 끊어질 것이니라 (20a절)
주검으로 부정을 입은 사람에게 비교적 손쉽게 정결해지는 방식을 제시한 이유는 부정이 백성들 사이에 퍼져 마침내 회막을 더럽히는 비극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이다. 이스라엘 백성은 부정을 씻고 정결해지기 위해 언제나 주의를 기울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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