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성경공부2023. 4. 27. 22:02

이스라엘 백성이 부정하게 되었을 때, 레위기는 그들이 다시 정결해지기 위한 방법을 두 가지로 제시한다. 그 첫째는 몸을 씻고 저녁까지 기다리는 것으로 비교적 가벼운 부정을 입었을 때 이 방법을 사용한다. 보다 심각한 부정을 입으면 두 번째 방법인 제사를 드려 정결하게 된다. 그러나 제사를 드려 부정을 씻는 방법은 번거롭고 큰 비용이 들기 마련이다. 본문은 주검으로 비교적 심각한 부정을 입었을 때 제사를 드리지 않고도 정결해지는 보다 편리한 방법을 제시한다. 


붉은 암송아지의 재 (1-10절) 

먼저 붉은 암송아지를 끌어와 진영 밖에서 잡는다(3절). 제사를 드릴 때 제물을 회막 문 앞에서 잡고 제단 위에 불사르는 것과 대조적이다. 붉은 암소는 가죽과 고기와 피와 똥을 불사르는데(5절), 백향목과 우슬초와 홍색 실을 함께 불에 태운다(6절). 이것은 제사를 드리는 행위라기보다 불에 탄 재를 만드는 과정이다. 

이에 정결한 자가 암송아지의 재를 거두어 
진영 밖 정한 곳에 둘지니 
이것은 이스라엘 자손 회중을 위하여 간직하였다가 
부정을 씻는 물을 위해 간직할지니 
그것은 속죄제니라 (9절) 

암송아지로 재를 만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매번 부정을 씻기 위해 속죄제를 드리지 않더라도 암송아지의 재를 섞은 물을 뿌리면 하나님께서 그것을 속죄제로 인정해 주신다는 말씀이다. 


주검으로 인한 부정 (11-22절) 

붉은 암송아지의 재를 사용하는 경우는 주로 주검과 연관된 부정이다. 유대인의 관념에서 죽음은 매우 강력한 부정의 원인이었다. 주검에 접촉한 사람은 모두 부정하고(11절), 주검이 놓인 장막에 들어가는 사람도 부정하며(14절), 심지어 그 장막에 뚜껑을 덮지 않은 그릇도 부정하다(15절). 주검만이 아니라 그 무덤에 접촉해도 부정해진다(16절). 부정은 전파력이 매우 강해 부정한 자가 만진 것은 무엇이든 다 부정해지고 그것을 만진 사람도 부정해진다(22절). 이처럼 파급력이 강한 부정을 씻는 방법이 붉은 암송아지의 재를 물에 섞어 뿌리는 것이다(17-19절). 

누구든지 죽은 사람의 시체를 만지고 
자신을 정결하게 하지 아니하는 자는 
여호와의 성막을 더럽힘이라(13a절) 

사람이 부정하고도 자신을 정결하게 하지 아니하면 
여호와의 성소를 더럽힘이니 
그러므로 회중 가운데에서 끊어질 것이니라 (20a절) 

주검으로 부정을 입은 사람에게 비교적 손쉽게 정결해지는 방식을 제시한 이유는 부정이 백성들 사이에 퍼져 마침내 회막을 더럽히는 비극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이다. 이스라엘 백성은 부정을 씻고 정결해지기 위해 언제나 주의를 기울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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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기 성경공부2023. 4. 26. 09:07

가나안 땅에 정착할 때, 경작할 땅을 분배받지 못하는 사람들은 제사장만이 아니었다. 회막 봉사에 집중해야 하는 레위인 모두가 경작할 땅을 기업으로 받지 못한다. 본문에서 하나님은 제사장에 이어 레위인에게 주어지는 기업에 대해 말씀하신다. 


레위인의 몫 (21-24절) 

레위인에게 주어지는 몫은 이스라엘 열두 지파가 드리는 십일조다. 

내가 이스라엘의 십일조를 레위 자손에게 기업으로 다 주어서 
그들이 하는 일 곧 회막에서 하는 일을 갚나니 (21절) 

추수한 곡식의 10%를 바치는 십일조는 이스라엘을 넘어 고대근동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제도였다. 창세기는 아브라함이 멜기세덱에게 바친 십일조(창 14:20)와 야곱이 하나님께 서원한 십일조(창 28:22)를 기록하고 있다. 이후 레위기는 십일조를 율법으로 규정하고 있는데(레 27:30-33), 본문은 이스라엘 열두 지파가 바친 십일조를 레위인에게 주라고 말씀하신다. 십일조는 수확의 10%를 바치는 제도다. 그러므로 십일조 규례는 가나안 땅을 이스라엘에게 주시겠다는 하나님의 약속을 전제로 한다. 

십일조는 레위인의 회막 봉사에 대한 보상이었다. 회막 봉사는 성물을 다루는 가운데 언제라도 죽음을 당할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동시에 레위인의 회막 봉사로 말미암아 이스라엘 열두 지파는 죽음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십일조는 위험한 일에 대한 보상이며, 동시에 이스라엘 열두 지파가 얻는 유익에 대해 지불하는 값이다. 


레위인의 십일조 (25-32절) 

이스라엘 열두 지파의 십일조는 레위인들이 받는다. 그렇다고 레위인이 십일조의 의무에서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너는 레위인에게 말하여 그에게 이르라 
내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받아 너희에게 기업으로 준 십일조를 
너희가 그들에게서 받을 때에 
그 십일조의 십일조를 거제로 여호와께 드릴 것이라 (26절) 

레위인은 자신들이 얻은 십일조의 십일조를 다시 하나님께 드려야 한다. 그리고 레위인이 드린 십일조는 제사장에게 주어진다(28절). 마치 이스라엘 열두 지파가 농사를 지어 얻은 소득에서 10%를 드리듯, 레위인은 회막 봉사의 대가로 얻은 수입에서 다시 십일조를 드린다는 개념이다. 

너희와 너희의 권속이 어디서든지 이것을 먹을 수 있음은 
이는 회막에서 일한 너희의 보수임이니라 (31절) 

십일조의 십일조를 드린 후에는 레위인들이 남은 제물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 십일조의 의무를 다하였으니 하나님께서 주신 재물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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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기 성경공부2023. 4. 26. 09:04

하나님은 레위인과 제사장의 사명에 대해 아론에게 직접 말씀하셨다(민 18:1-7). 그들의 사명은 거룩하신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 사이에서 중보하는 역할이다. 하나님은 그들의 사명을 말씀하신 뒤 그들에게 주어진 보상과 특권도 알려주신다. 

이스라엘은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기 위해 제물을 바쳐야 했다. 하나님은 제물의 일부를 먹을 수 있는 권한을 제사장에게 주셨다. 제물 가운데 제사장에게 주어진 몫은 크게 두 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제물 가운데 상징적으로 하나님께 드리는 부분이다. 이것은 제사장으로 봉사하는 정결한 남자들이 먹을 수 있다. 

지성물 중에 불사르지 아니한 것은 네 것이라 
그들이 내게 드리는 모든 헌물의 모든 소제와 속죄제와 속건제물은 
다 지극히 거룩한즉 너와 네 아들들에게 돌리리니
지극히 거룩하게 여김으로 먹으라 
이는 네게 성물인즉 남자들이 다 먹을지니라 (9-10절) 

제물 가운데 제사장에게 주어진 몫의 또 다른 종류는 거제와 요제다. 거제란 제사장이 양손으로 들어 올리는 제물을 말하고 요제란 제사장이 좌우로 흔들며 들어 올리는 제물을 말한다. 거제물과 요제물은 남성만이 아니라 모든 제사장 가문이 함께 먹을 수 있다. 

네게 돌릴 것은 이것이니 
곧 이스라엘 자손이 드리는 거제물과 모든 요제물이라 
내가 그것을 너와 네 자녀에게 영구한 몫의 음식으로 주었은즉 
네 집의 정결한 자마다 먹을 것이니라 (11절) 

제사장은 제물 외에도 처음 익은 열매나(13절), 성물로 바쳐진 것을 소득으로 얻는다(14절). 사람이나 짐승의 처음 태어난 것도 제사장에게 주어지는데, 사람이나 부정한 짐승은 정해진 값에 따라 대속해야 한다(15-16절). 이 모든 것을 하나님은 소금 언약으로 부르신다(19절). 변하지 않는 소금처럼, 하나님께서 신실하게 모든 필요를 공급하시겠다는 약속이다. 

여호와께서 또 아론에게 이르시되 
너는 이스라엘 자손의 땅에 기업도 없겠고 
그들 중에 아무 분깃도 없을 것이나 
내가 이스라엘 자손 중에 네 분깃이요 네 기업이니라 (20절) 

열두 지파에게는 하나님께서 땅을 기업으로 주신다. 그들은 땅을 일구며 필요한 양식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제사장에게는 그러한 기업이 없다. 하나님께서 친히 그들의 분깃이요 그들의 기업이 되시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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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기 성경공부2023. 4. 26. 09:00

아론의 지팡이에서 싹이 나고 열매가 맺히자,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의 임재를 두려워한다. 그들은 성막에 나아갈 자격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우리가 다 망하게 되었다'고 탄식했다(민 17:12-13). 본문에서 하나님은 그들의 탄식에 대해 아론에게 주어진 임무와 책임으로 답하신다. 


레위인과 제사장의 사명 

이스라엘 백성이 성소를 범하는 죄는 단지 그 개인의 죄가 아니다. 그들이 부주의하게 하나님을 가까이하여 죽음을 당하지 않도록 방지하는 역할이 레위인과 제사장에게 주어졌기 때문이다. 

여호와께서 아론에게 이르시되 
너와 네 아들들과 네 조상의 가문은 
성소에 대한 죄를 함께 담당할 것이요 
너와 네 아들들은 
너희의 제사장 직분에 대한 죄를 함께 담당할 것이니라 (1절) 

하나님은 지금까지 제사장 아론이나 이스라엘 백성에게 말씀을 전할 때 모세를 전달자로 두셨다. 그런데 본문에서는 하나님께서 직접 아론에게 말씀하신다. 그만큼 본문이 강조하는 레위인과 제사장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하나님은 먼저 레위인의 역할에 대해 말씀하신다. 

레위인은 너와 합동하여 
장막의 모든 일과 회막의 직무를 다할 것이요 
다른 사람은 너희에게 가까이 하지 못할 것이니라 (4절) 

제사장들이 회막에서 하나님을 섬길 때 제사장을 도와 회막에서 봉사할 수 있는 사람은 레위인뿐이다. 그러므로 레위인에게는 제사장을 돕는 역할과 함께 다른 지파 사람들이 함부로 회막에 접근하는 것을 막는 역할도 주어진다. 영적인 등대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레위인은 성소 안에는 들어갈 수 없다.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봉사는 온전히 제사장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너와 네 아들들은 
제단과 휘장 안의 모든 일에 대하여 제사장의 직분을 지켜 섬기라 
내가 제사장의 직분을 너희에게 선물로 주었은즉 
거기 가까이 하는 외인은 죽임을 당할지니라 (7절) 

레위인이 아닌 열두 지파 사람들은 회막에서 봉사할 수 없고, 레위인도 제사장이 아니면 성소에서 봉사할 수 없다. 현대인의 관점에서, 가문과 출신성분에 따른 차별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 감히 설 수 없는 인간의 실존을 기억한다면 레위인과 제사장의 존재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놀라운 선물이었다. 거룩하신 하나님을 모시면서 동시에 하나님께 부주의하게 접근하여 재앙을 당하는 일을 예방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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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기 성경공부2023. 4. 26. 08:57

모세와 아론을 향한 이스라엘 백성의 반역이 일어났고, 하나님은 누가 하나님께서 인정한 제사장인지 분명히 밝혀주셨다(민 16장). 이번에는 백성의 반역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직접 기획하신 사건으로, 누가 하나님께서 인정하시는 제사장인지 명백히 보여주신다. 


아론의 지팡이 (1-8절)

하나님은 모든 지파마다 지팡이 하나를 가져오라고 말씀하신다. 

너는 이스라엘 자손에게 말하여 
그들 중에서 각 조상의 가문을 따라 지팡이 하나씩을 취하되 
곧 그들의 조상의 가문대로 그 모든 지휘관에게서 지팡이 열둘을 취하고 
그 사람들의 이름을 각각 그 지팡이에 쓰되 (2절) 

지팡이라는 뜻의 히브리 단어 마테흐(matteh)는 지파라는 의미도 함께 가지고 있다. 그렇게 각 자파별로 지팡이를 가져왔고, 아론의 이름을 기록한 레위지파의 지팡이도 있었다. 모세는 그 모든 지팡이를 성소의 증거궤 앞에 두었다. 

이튿날 모세가 증거의 장막에 들어가 본즉 
레위 집을 위하여 낸 아론의 지팡이에 
움이 돋고 순이 나고 꽃이 피어서 살구 열매가 열렸더라 (8절) 

이미 생명력이 사라져 지팡이로 사용하는 그 나무가 하루 만에 움이 돋고 순이 나고 꽃이 피어 살구 열매가 맺혔다. 하나님께서 행하신 놀라운 기적이요, 하나님께서 레위지파의 아론을 제사장으로 세우셨다는 분명한 증거였다. 


하나님께서 세우신 유일한 중보자 (9-13절) 

아론의 지팡이는 꽃이 피고 살구 열매가 열렸다.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다른 지파를 상징하는 지팡이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는 점이다. 하나님은 그 의미를 이렇게 설명하신다. 

여호와께서 또 모세에게 이르시되 
아론의 지팡이는 증거궤 앞으로 도로 가져다가 거기 간직하여 
반역한 자에 대한 표징이 되게 하여 
그들로 내게 대한 원망을 그치고 죽지 않게 할지니라 (10절) 

아론의 지팡이는 하나님께서 아론과 그의 자손을 제사장으로 세우신 사실에 대해 원망이나 불평이 없도록 만드는 표징이었다. 이스라엘 백성은 아론의 지팡이에 담긴 상징을 정확히 이해했다. 그들은 하나님께 가까이 갈 수 없는 존재임을 깨달았고, 그들을 위해 하나님께 대신 나아갈 중보자가 필요하다는 점을 철저히 인정하게 되었다(12-13절). 그리스도인들은 구약성경에서 아론에게 주어진 중보자의 역할이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에 대한 예표라고 믿는다. 특별히, 신약성경의 히브리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유일한 중보자가 되신다고 힘주어 강조한다(히 4-10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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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기 성경공부2023. 4. 26. 08:39

하나님께 드린 향로

하나님께 제사장 직분을 인정받기 위해 향을 드렸던 250명은 모두 죽음을 맞이했다(민 16:35). 하나님께서 정해주신 범위를 넘어 제사장의 직분을 탐한 결과였다. 그러나 그들의 잘못과 상관없이 그들이 드린 향로는 하나님께 바친 것으로 거룩하다. 

사람들은 범죄하여 그들의 생명을 스스로 해하였거니와 
그들이 향로를 여호와 앞에 드렸으므로 그 향로가 거룩하게 되었나니 
그 향로를 쳐서 제단을 싸는 철판을 만들라 
이스라엘 자손에게 표가 되리라 하신지라 (38절) 

하나님께 바쳐 거룩하게 된 향로를 쳐서 제단을 싸는 철판으로 만들었다. 물론 조각목(아카시아 나무)으로 만든 제단은 처음 만들 때부터 놋으로 덮여있었다(출 38:2). 그러므로 본문에서 아론의 아들 엘르아살이 향로를 다시 쳐서 제단을 싸는 철판을 만들었다는 의미는 (1) 이미 있는 철판 위에 덧입혔다는 뜻이거나 혹은 (2) 기존의 것을 대체하는 덮개였다는 뜻이다. 

이스라엘 자손의 기념물이 되게 하였으니 
이는 아론 자손이 아닌 다른 사람은 
여호와 앞에 분향하러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함이며 
또 고라와 그의 무리와 같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함이라 
여호와께서 모세를 시켜 그에게 명령하신 대로 하였더라 (40절) 

이미 제단을 놋으로 싸두었음에도 불구하고, 250명이 드린 향로를 또 다시 제단을 싸는 철판으로 만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백성들이 볼 수 있는 시각적인 표식을 통해, 아론의 후손만이 제사장의 직분을 감당할 수 있다는 점을 명백히 보여주려는 의도다. 민수기에는 여러 가지 시각적인 표식이 등장하는데, 민수기 15장의 옷단에 술과 청색끈을 메라는 명령이나 민수기 17장이 묘사하는 아론의 싹 난 지팡이 등이 그 대표적인 예다. 


죽이는 향로와 살리는 향로

고라와 다단과 아비람의 반역은 그들이 하나님게서 내리신 재앙을 당하면서 일단락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것은 끝이 아니었다. 그들이 모두 죽음을 맞이하자 백성들은 또다시 모세와 아론에게 불평한다. 

이튿날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이 모세와 아론을 원망하여 이르되 
너희가 여호와의 백성을 죽였도다 하고 (41절) 

모세와 아론을 향한 이스라엘 백성의 원망 앞에서 하나님은 또 다시 그들에게 멸망을 선포하신다(45절). 그리고 이번에는 모세의 중보기도가 끼어들 여지도 없이 하나님께서 내리신 염병으로 수많은 백성이 죽기 시작한다. 

이에 모세가 아론에게 이르되 
너는 향로를 가져다가 제단의 불을 그것에 담고 
그 위에 향을 피워 가지고 급히 회중에게로 가서 그들을 위하여 속죄하라 
여호와께서 진노하셨으므로 염병이 시작되었음이니라 (46절) 

하나님께서 내리신 염병으로 죽은 이스라엘 백성이 14,700 명이나 되었다(49절). 그러나 아론이 향을 피워 백성의 죄를 속죄하니 비로소 하나님의 진노가 그쳤다(47-48절). 아론의 후손이 아니면서도 제사장 직분을 탐하였던 250명은 하나님께 향을 드리다가 재앙을 맞이했지만, 하나님께서 제사장으로 세우신 아론이 하나님께 향을 드리니 백성에게 임한 재앙이 멈추었다. 이 사건은 과연 하나님께서 인정하시는 제사장이 누구인지 분명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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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기 성경공부2023. 4. 25. 11:52

고라와 그 무리들이 모세와 아론의 권위에 반기를 들자 모세는 하나님께서 인정하시는 지도자가 누구인지 겨루어보자고 제안한다. 그 방법은 각자가 향로를 가져와 하나님께 향을 드리는 방식이다(17-18절). 과연 하나님은 누구의 향을 받으실 것인가? 혹은 하나님 앞에서 불이 나왔던 나답과 아비후처럼 재앙을 받을 사람은 누구인가? 


하나님의 판결과 모세의 중보 (20-24절) 

모세는 하나님께 향을 드리는 방식으로 하나님의 뜻을 구하였다. 그러나 하나님은 직접 말씀으로 고라과 그 무리들의 반역에 대해 판결하신다. 

여호와께서 모세와 아론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너희는 이 회중에게서 떠나라 
내가 순식간에 그들을 멸하려 하노라 (20-21절) 

금송아지 사건과 가데스 바네아 사건에 이어 하나님은 그들의 치명적인 죄악에 대해 전멸을 명령하신다. 그들의 죄악에 합당한 형벌이 전멸이기 때문이다. 고라와 다단과 아비람은 각자의 향로에 향을 담아 회막 문에 서며(18절), 하나님의 인정을 기대했다. 그러나 그들의 헛된 기대와 달리 하나님은 무서운 형벌을 명령하신다. 그리고 모세는 이번에도 백성을 위해 기도한다. 

그 두 사람이 엎드려 이르되 
하나님이여 모든 육체의 생명의 하나님이여 
한 사람이 범죄하였거늘 온 회중에게 진노하시나이까 (22절) 

여기서 한 사람이란 고라를 비롯한 그의 추종자들을 말한다. 그들의 죄악은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야 마땅하지만, 다른 백성은 용서하여 달라는 기도였다. 하나님은 이번에도 모세의 기도를 들어주셨고, 백성들은 고라와 그 무리로부터 분리되어 하나님의 형벌을 피할 수 있었다(23-24절). 


고라와 다단과 아비람의 멸망 (25-35절) 

온 회중이 고라와 다단과 아비람으로부터 분리되니 이제 하나님의 심판이 임한다. 모세는 그들에게 분명히 선포한다. 땅이 입을 열어 그들을 삼키고 그들은 스올에 들어가게 되리라는 예언이었다. 구약성경에서 스올이란 죽은 사람이 거주하는 장소로, 고대 이스라엘 사람들은 스올이 땅 아래에 위치한 것으로 생각했다. 

땅이 그 입을 열어 
그들과 그들의 집과 고라에게 속한 모든 사람과 그들의 재물을 삼키매
그들과 그의 모든 재물이 산 채로 스올에 빠지며 
땅이 그 위에 덮이니 그들이 회중 가운데서 망하니라 (32-33절) 

"고라에게 속한 모든 사람"은 아마도 그 집에서 일하던 종들을 말하는 듯하다. 구약 성경을 계속 읽어가면, 성전에서 음악을 연주하던 사람으로 고라의 후손이 등장하기 때문이다(대상 6:38).

고라와 다단과 아비람은 모든 사람이 보는 앞에서 땅이 입을 벌려 삼켰다. 그리고 그들을 따르던 150명의 지도자들은 향을 드리던 중에 여호와께로부터 불이 나와 그들을 살랐다. 아론의 아들로 제사장이 되었지만 나답과 아비후가 향을 피울 때 여호와의 불이 그들을 삼켰던 것과 같은 재앙이었다(레 10:1). 이는 제사장의 자리를 원하였던 그들이 하나님 앞에 조금도 합당하지 않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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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v. Hanjin Lee
민수기 성경공부2023. 4. 25. 11:49

모세와 아론을 향한 이스라엘의 반역이 또 일어난다. 가데스 바네아 사건으로부터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흘렀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가데스 주변에서 광야 생활을 했던 38년의 세월 가운데 일어난 사건으로 보인다. 

레위의 증손 고핫의 손자 이스할의 아들 고라와 
르우벤 자손 엘리압의 아들 다단과 아비람과 
벨렛의 아들 온이 당을 짓고 (1절) 

이번의 반역 사건은 그 범위가 매우 넓었다. 먼저 레위인 가운데 고라가 있었고, 르우벤 지파의 다단과 아비람이 주도자였다. 출신 지파가 명확하지 않은 온을 비롯하여, 백성의 지도자로 불리는 250명이 합세하였다(2절). 


레위인 고라의 반역 (3-11절) 

레위인은 모두 세 가문으로 구성된다(민 3-4장). 그들 가운데 가장 거룩한 성물을 다루는 역할은 고핫 가문에게 주어졌다(민 4:1-20). 한 마디로, 고핫 자손은 레위인 중에서도 제사장 다음으로 중요하고 거룩한 위치를 차지했다. 그런데 고핫 자손이었던 고라는 여기에 만족하지 못한다. 

그들이 모여서 모세와 아론을 거슬러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가 분수에 지나도다 
회중이 다 각각 거룩하고 여호와께서도 그들 중에 계시거늘 
너희가 어찌하여 여호와의 총회 위에 스스로 높이느냐 (3절) 

고라의 발언을 문자적으로 이해하면 모든 백성의 거룩성(만인제사장)을 강조하는 듯 보인다. 그러나 그의 숨은 의도는 모든 백성의 거룩성을 이유로 자신과 같은 고핫 자손이 제사장의 역할도 감당하겠다는 것이다. 모세는 그들의 의도를 정확히 지적한다. 

하나님이 너와 네 모든 형제 레위 자손으로 너와 함께 가까이 오게 하셨거늘 
너희가 오히려 제사장의 직분을 구하느냐 (10절) 

고라는 모세와 아론이 분수에 넘치게 제사장 직분을 행한다고 주장했는데(3절), 모세는 그들의 논리를 뒤바꿔서 고라를 비롯한 고핫 자손이 제사장 직분을 탐하는 것이 자신의 분수를 모르는 행위라고 지적한다(7절). 


르우벤 지파 다단과 아비람의 반역 (12-15절) 

르우벤 지파에 속하였던 다단과 아비람은 장막에서 모세에 대해 불평했던 것으로 보인다. 모세는 그들을 직접 대면하기 위해 사람을 보냈지만, 그들은 모세의 부름에 응하지 않았다(12절). 그들은 장막에 머물며 모세를 계속 비방한다. 

네가 우리를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서 이끌어 내어 
광야에서 죽이려 함이 어찌 작은 일이기에 
오히려 스스로 우리 위에 왕이 되려 하느냐 (13절) 

다단과 아비람은 모세가 고라를 대상에게 사용했던 표현을 인용한다. 모세는 레위인(특별히 고핫자손)에게 주어진 직무가 작은 일이겠느냐고 질문했는데(9절), 다단과 아비람은 모세에게 가나안 땅으로 백성을 인도하지 못한 잘못이 어찌 작은 일이냐고 반문한다. 이처럼 다단과 아비람의 불평은 가나안 땅으로 백성을 인도하지 않는다는 오래된 불평의 반복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불평에는 감추어진 의도가 있었으니, "스스로 우리 위에 왕이 되려 하느냐"는 발언에서 확인할 수 있듯 그들 자신이 민족의 지도자가 되려는 욕심이었다. 

고라와 같은 레위인은 제사장의 자리를 원했고, 다단과 아비람을 비롯한 르우벤 지파는 통치자의 자리를 원했다. 이들은 각각 다른 자리를 원했지만, 자신들의 욕심을 이루기 위해 하나님께서 세우신 모세와 아론을 거역하는 일에 힘을 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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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기 성경공부2023. 4. 20. 21:10

소제와 전제와 같은 제사법 외에도, 하나님은 이스라엘이 지켜야 하는 여러 율례를 말씀하신다. 


부지중에 범한 죄와 고의로 범한 죄 (22-31절)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이 죄를 범하였을 때 속죄제를 드릴 것을 명령하신다. 속죄제의 규례에 대해서는 이미 레위기 4장에 자세히 나와 있다. 그러나 본문은 레위기의 단순한 반복이 아니다. 레위기가 속죄제의 절차를 집중적으로 서술했다면, 본문은 속죄제를 드리기에 앞서 이스라엘이 범하는 죄의 종류에 관심을 두기 때문이다. 

너희가 그릇 범죄하여 
여호와가 모세에게 말씀하신 이 모든 명령을 지키지 못하되 (22절) 

위의 구절에서 "그릇 범죄하여"라는 말씀은 의도하지 않았는데 실수로 죄를 범한 경우를 말한다. 그래서 본문에는 "부지중에"라는 단어가 반복하여 등장한다. 부지중에 죄를 범하였다면 속죄제를 드려 하나님께 용서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의도적으로 죄를 범한 경우는 다르다. 

본토인이든지 타국인이든지 고의로 무엇을 범하면 
누구나 여호와를 비방하는 자니 
그의 백성 중에서 끊어질 것이라 (30절)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면서 고의로 죄를 범하면 그는 속죄제를 드려 용서를 받을 수 없다. 신약성경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인간의 모든 죄가 용서받는다고 가르친다. 그러나 신약성경도 용서받을 수 없는 죄가 있음을 경고한다. 복음의 진리를 깨달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후에 주님을 거역하는 배교의 죄가 그렇다. 이 경우는 명백하게 고의로 범하는 죄가 되기 때문이다(히 10:26-29). 


안식일에 나무를 모은 사람 (32-36절) 

이스라엘이 광야에서 생활할 때 어떤 사람이 안식일에 나무를 모으다 걸렸다. 이 사건은 바로 앞 단락의 주제인 죄의 의도성이 드러나는 하나의 예다. 이스라엘 사람이라면 누구나 안식일 규정을 잘 알고 있다. 율법은 안식일을 어긴 사람을 사형에 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출 31:14). 보다 구체적으로 안식일에 불을 피우면 사형에 처한다(출 35:2-3).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람은 안식일에 불을 피우기 위해 의도적으로 나무를 모았다. 

이스라엘 백성은 안식일에 나무를 한 사람을 가두어 두었다(34절). 그들은 왜 안식일을 범한 사람을 사형에 처하는데 주저하여을까? 여기에는 세 가지 대답이 가능하다. 첫째는 전통적인 해석으로 사형의 방법이 규정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하나님은 온 회중이 진 밖에서 그를 돌로 치라고 말씀하시고, 온 회중은 하나님의 말씀을 따른다(35-36절). 둘째로, 출애굽기의 율법이 안식일에 불을 피우는 사람을 죽이라 명령하지만 그 사람이 실제로 행한 일은 불을 피우기 위한 준비 과정이었다. 마지막 셋째는 두 번째 설명에 의미를 더한 것으로, 준비 과정을 고의적 범죄로 여길 수 있는지에 대한 하나님의 판결을 기다렸다는 해석이다. 그리고 온 회중이 그 사람을 돌로 치라는 하나님의 말씀은 준비 과정만으로도 고의적 범죄가 된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율법을 범할 준비 과정은 처음부터 모든 것을 의도적으로 행했다는 분명한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옷자락의 술과 청색 끈 (37-41절) 

이스라엘 백성은 옷자락에 술을 달고, 그 술에는 파란색 끈을 달아야 했다. 고대 애굽이나 메사포타미아의 그림과 조각도 옷자락 끝에 술이 달려있는 경우를 발견할 수 있다. 그들이 어떠한 이유로 옷자락에 술을 달았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이스라엘 사람들이 옷자락에 술을 다는 이유는 명백하다. 

이 술은 너희가 보고 
여호와의 모든 계명을 기억하여 준행하고 
너희를 방종하게 하는 자신의 마음과 눈의 욕심을 따라 
음행하지 않게 하기 위함이라 (39절) 

옷자락의 술에 함께 달아두는 청색 끈은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을 늘 생각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구약성경에서 청색은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한다. 예를 들어, 언약궤는 순청색 보자기로 덮었다(민 4:6). 성막의 휘장(출 26:1), 성소의 휘장(출 26:31), 그리고 지성소의 휘장(출 26:36)을 장식할 때도 청색 실을 사용하였다. 파란색은 제사장의 의복에도 사용되었는데(출 28:31), 이스라엘 백성의 옷자락에 파란색 실을 매달아 놓는 것은 그들 모두 거룩한 제사장 나라가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cf. 출 19:6). 

그리하여 너희가 내 모든 계명을 기억하고 행하면 
너희의 하나님 앞에 거룩하리라 (40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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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기 성경공부2023. 4. 19. 22:21

가데스 바네아에서 발생한 반역 사건(13-14장) 직후 민수기는 제사법에 대한 상세한 규정을 다룬다(15장). 이는 사건(narrative)과 율례(ritual)의 병행이라는 민수기의 중요한 특징이 잘 드러나는 한 가지 예다. 그리고 민수기 13-14장의 가데스 바네아 사건과 민수기 15장의 제사규례는 그 메시지에 있어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 


소제와 전제 (1-16절) 

가데스 바네아 사건 직후, 하나님은 모세에게 말씀하신다. 

이스라엘 자손에게 말하여 그들에게 이르라 
너희는 내가 주어 살게 할 땅에 들어가서 (2절) 

위의 구절은 이제 하나님이 명령하시는 모든 제사 규례에 대한 대전제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가나안 땅을 주실 것인데, 그 땅에 들어가면 이러한 규례를 성실히 지키라는 말씀이다. 그러므로 민수기 15장의 제사 규례는 명령이면서 동시에 약속의 땅에 반드시 들어가리라는 약속이 된다. 

여호와께 화제나 번제나 서원을 갚는 제사나 낙헌제나 
정한 절기제에 소나 양을 여호와께 향기롭게 드릴 때에
 그러한 헌물을 드리는 자는 
고운 가루 십분의 일에 기름 사분의 일 힌을 섞어 여호와께 소제로 드릴 것이며
번제나 다른 제사로 드리는 제물이 어린 양이면 
전제로 포도주 사분의 일 힌을 준비할 것이요 (3-5절) 

이스라엘이 하나님께 드릴 제사의 규례에 대해 레위기 1-7장이 이미 상세히 기록했다. 본문은 레위기가 규정한 제사 규례를 보충한다. 레위기의 제사 규례가 주로 가축을 제물로 드리는 방법을 서술했다면, 본문은 가축 제물과 함께 드릴 소제와 전제의 규례를 가르치기 때문이다. 여기서 전제는 포도주를 제단 아래에 부어서 드리는 것을 말하는데, 가축의 피를 보충하는 것으로 보인다(cf. 집회서 50:14-21). 본문에 의하면, 소제와 전제의 양을 어떤 가축을 드리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가축
소제 (고운가루)
소제 (기름)
전제
어린양
1/10 에바 (약 1.5 리터)
1/4 힌 (약 0.5 리터)
1/4 힌 (약 0.5 리터)
숫양
2/10 에바 (약 3.0 리터)
1/3 힌 (약 0.8 리터)
1/3 힌 (약 0.8 리터)
수송아지
3/10 에바 (약 4.5 리터)
1/2 힌 (약 1.0 리터)
1/2 힌 (약 1.0 리터)

Gordon J. Wenham, Numbers TOTC (Downers Grove: IVP, 2008), 143. 

위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더 크고 귀한 가축을 드릴수록 더 많은 양의 소제와 전제를 드려야 한다. 당연히 많은 가축을 드릴수록 더 많은 곡식과 포도주가 필요했다. 여기에 목축과 농업이라는 주제가 등장한다. 광야에서 생활하는 이스라엘 백성은 주로 목축업에 종사하였다.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며 가축을 길렀고, 광야에서 하나님께 드리기에 합당한 제물이 가축이었다. 그러나 소제와 전제는 다르다. 곡식과 포도주를 규정대로 드리기 위해서는 목축이 아닌 농업이 필요하다. 소제와 전제의 규례를 말씀하실 때 하나님은 "내가 주어 살게 할 땅에 들어가서"라고 시작하셨는데(2절), 이는 소제와 전제가 가나안 땅에 정착하여 농업을 시작해야 가능한 제물이기 때문이다.  

신약성경으로 넘어가면, 사도 바울은 본문이 서술하는 전제에 많은 신학적 의미를 부여하였다. 십자가에서 온 인류의 죄를 대신 지신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의 어린양으로 이해한다면, 예수님께서 자신의 몸으로 드린 희생제사와 함께 전제도 드려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귀한 가축일수록  더 좋은 전제를 드려야 한다는 원리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제사에 따른 전제는 인간이 드릴 수 있는 최고의 제물이 되어야 한다. 결국 사도 바울은 자신의 삶을 전제로 드린다. 

만일 너희 믿음의 제물과 섬김 위에 
내가 나를 전제로 드릴지라도 
나는 기뻐하고 너희 무리와 함께 기뻐하리니 (빌 2:17) 

전제와 같이 내가 벌써 부어지고 나의 떠날 시각이 가까웠도다 (딤후 4:6) 


처음 익은 곡식의 거제 (17-21절) 

하나님은 소제와 전제의 규례를 말씀하신 뒤 처음 익은 곡식의 거제에 대해 말씀하신다. 새로운 주제로 넘어가며 하나님은 다시 반복하신다. "너희는 내가 인도하는 땅에 들어가거든"(18b절) 처음 익은 곡식을 하나님께 거제로 드리는 본문의 규정 역시 가나안에 정착하여 농업을 시작했다는 전제에서 가능하기 때문이다. 

너희의 처음 익은 곡식 가루 떡을 
대대에 여호와께 거제로 드릴지니라 (21절) 

본문의 거제는 우리 시대의 성미와 유사하다. 주부가 식구들을 위해 빵을 만들 때, 처음 익은 곡식은 하나님께 드리는 예물로 떼어두었다가 성전으로 가져와 봉헌한다. 이러한 관습은 바벨론 군대에 의해 예루살렘이 멸망한 이후에도 지속되었다. 다만, 성전으로 거제를 가져올 수 없으니 경건한 유대인들은 음식을 만들 때 곡식 가루 한 움큼을 불에 살랐다. 이는 가정에서는 드리는 제사요, 주방과 가정을 거룩한 하나님의 집으로 봉헌하는 행위였다. 

가데스 바네아의 반역으로 이스라엘 백성에게 약속의 땅 가나안은 한없이 멀어지는 듯했다. 바로 그때 하나님은 제사의 규례를 상세히 말씀하신다. 가나안 입성의 참된 목적도, 가나안 입성을 위한 유일한 자격도 제사[예배]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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